가수 양희은이 대학로 학전의 시작인 가수 김민기와 인연에 대해 밝혔다.
2월 21일 방송된 SBS '전설의 무대-아카이브K'에서는 대학로 학전 소극장에 대해 재조명했다.
학전은 대학로 소극장 붐의 시작이었다. 많은 가수들은 학전이 특별했던 이유로 '김민기'를 꼽았다. 윤도현은 "다른 극장들은 캐주얼한 느낌이었다면 학전은 김민기 선생님이 계시니까"라고 말했다. 김민기는 '아침이슬'의 원작자다. 박학기는 "저희는 변화의 시대를 겪지 않았나. 그런 상황에서도 누군가 '아침이슬'을 부르면 다 따라 불렀다. 그 노래를 만들고, 불렀다는 사람이라는 자체가"라고 말했고, 윤도현은 "갓이었다"고 표현했다.
윤도현은 "학전이 배울 학, 밭 전이라는 한자를 써서 배움의 터전이라는 뜻이다"고 설명했다. 김민기 뜻대로 학전은 많은 가수들에게 못자리가 됐다. 그중 하나가 여행 스케치. 여행스케치는 학전 첫 공연인 개관 공연을 장식한 주인공이었다. 남준봉은 "공연 때 저희가 무대도 다 만들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뿐만 아니라 권진원, 유리상자는 학전에서 첫 데뷔 콘서트를 했다.
윤도현에게도 학전은 의미 있는 곳이었다. 그는 "학전은 가수로서 공연을 많이 했던 무대라 의미가 깊다. 권진원 씨 게스트로 갔다가 김민기 선생님이 보시고 뮤지컬 '개똥이' 주인공으로 캐스팅하셨다"고 밝혔다.
수많은 가수들에게 음악을 꽃피울 못자리를 만들어준 김민기의 시작은 어디일까. 1960년대 말 음악감상실 쎄시봉을 중심으로 포크 음악 전성시대가 시작됐다. 동물원 박기영은 "당시 선배님들 노래를 들으면 그냥 노래하고 기타 치는 걸 좋아한다. 그렇다 보니 그분들이 했던 음악도 팝, 혹은 조금 더 나아가면 번역한 정도였다"고 말했다. 단순 번안곡에서 벗어나 창작 포크를 시작한 사람이 김민기였다. 박기영은 "한국에서 진정한 싱어송라이터 문화의 시발점은 김민기 선배님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양희은은 김민기에 대해 "우리도 우리 이야기를 한번 해보자는 움이 텄다. 저는 김민기 씨를 우상으로 생각했고, 광팬이었다"며 깊은 인연을 밝혔다. 그는 자신의 뿌리를 청개구리라고 꼽았다. 양희은은 "서울 YMCA에 좌식 다방이 있었다. 대학생들이 많이 찾을 수 있는 99원짜리 다방이었고, 시간제한도 없었다. 프로그램도 없이 누가 올라가서 노래를 부르면 그냥 들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어 "김민기 선생님도 거기서 만났다. 도비두로 활동했을 때 노래를 부르면 다들 '와'하고 들었다. 제 노래 반주를 부탁하려고 처음 말을 걸었다. 서로 아마추어였을 때였다. 노래가 돈이 된다는 걸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노래는 듣는 사람들 거다"고 말했다.
청개구리가 사라진 후 김민기는 양희은에게 '그 사이'라는 곡을 선물했다고. 양희은은 "히트곡이 반드시 좋은 노래가 아니고, 묻혀 있는 노래가 반드시 안 좋은 노래가 아니다"며 방송에서 처음으로 '그 사이' 라이브 무대를 선보여 뭉클함을 안겼다.
(사진=SBS '전설의 무대-아카이브K' 캡처)
뉴스엔 박정민 odul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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