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9분이 어떻게 갔는지 모르겠다."
SBS 드라마 '아무도 모른다' 첫 방송 후 시청자들은 댓글 창에 놀랍다는 반응을 나타냈다. 자극적인 소재와 속도감 있는 전개 그리고 주연 배우 김서형의 집중력있는 연기까지 3박자가 맞아 떨어졌으니 한 시간이 어떻게 갔는 지도 모르게 드라마에 몰입된 것이 당연할 수도 있다. '아무도 모른다'라면 어쩌면 대중적인 관심보다는 마니아층에만 각광을 받는다는 범죄 스릴러 장르의 흥행공식을 깰 수 있지 않을까.
- ▲ 김서형
여기까지가 1회에 등장한 내용이다. 첫 방송부터 '아무도 모른다'는 차영진이 용의자와 마주치기까지 속도감 있는 전개로 시선을 사로잡았다. 드라마는 사족으로 비춰질 수 있는 부가적인 상황설명은 시원하게 넘어가며 마치 영화 같은 빠른 전개를 그려나갔다.
예를 들면 김서형이 천사 인형을 보고 한 교회를 떠올리게 된 이유가 드라마에서 자세하게 설명되지 않은 것이다. 자세히 설명되지 않았더라도 범인을 잡고자 하는 차영진의 간절함이 전해졌고 시청자들은 내용을 이해하는데 전혀 문제가 없었다.
또 '아무도 모른다'가 몰입감을 유발했던 이유 중 하나는 드라마에서 쉽게 볼 수 없었던 자극적인 소재를 가져왔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마치 십자가에 못 박힌 신을 연상시키듯 손과 옆구리에 끔찍한 상처를 내는 연쇄살인범의 이야기는 충분히 자극적이고 신선한 소재다. 특히 드라마 속에 등장한 '성흔 연쇄살인사건'은 2011년 국내에서 벌어졌던 '문경 십자가 살인사건'을 떠올리게 하며 그럴듯한 스토리를 설정했다.
반면 '아무도 모른다'가 초반부터 빠른 전개로 시선은 사로잡았지만 평균 러닝타임이 2시간인 영화와 달리 드라마는 마라톤이라는 점이 걱정을 유발했다. 마라톤은 단거리 달리기와 달리 시작부터 속도를 내면 후반에 지칠 가능성이 존재한다. '아무도 모른다'가 지치지 않고 갈수록 더 빠르고 자극적인 것을 원하는 시청자들의 심리를 충족시킬 수 있을까 하는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게 등장하고 있다.
'아무도 모른다' 1회 방송 후 실시간 댓글 창에 "이 배우 진으로 시청률이 나오겠냐"는 비평을 발견할 수 있었다. '아무도 모른다'에는 캐스팅부터 화제를 몰고 다니는 흥행 배우들보다 명품이라 불렸던 조연 배우들이 대거 캐스팅됐다. 2019년 방송된 JTBC '스카이 캐슬'에 출연하며 화제가 됐지만 김서형 외에 흥행을 보증할 수 있는 배우가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속상하지만 이 지적이 어떤 의미인지 알 것 같다는 점이 씁쓸하다. 그럼에도 "신에게는 아직 12척의 배가 남았다"던 이순신 장군의 말처럼 흥미로운 소재가 뒷받침돼 김서형 외에 아직 1회에서 집중 조명되지 않았던 배우 박훈이나 민진웅 백수장 조한철 등이 보여줄 몰입력있는 연기 역시 주목된다.
'아무도 모른다'가 범죄 스릴러는 마니아 층에만 인기를 얻는다는 공식을 깨고 흥행에 성공할 수 있을 지 주목된다.(사진=SBS 월화 드라마 '아무도 모른다' 캡처)
뉴스엔 최유진 am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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