퀴어 독립영화 ‘걱정 말아요’의 청춘배우들이 주목받고 있다. 내년 1월5일 개봉할 옴니버스 드라마는 우리 주변에서 만날 수 있는 누군가와의 특별한 만남을 통해 따뜻한 위로를 전한다. 무엇보다 3개의 에피소드에는 신선한 이미지를 팡팡 터뜨리는 기대주들이 대거 포진해 감상의 재미를 높인다.

■ ‘애타는 마음’ 이시후
첫 번째 에피소드 ‘애타는 마음’은 외로운 마음을 달래기 위해 종로로 향한 순정파 택시기사 춘길(정지순)과 바람난 애인을 좇는 현준의 심야 소동극이다. 현준 역을 맡은 이시후는 통통 튀는 젊은 게이 캐릭터를 능청스레 연기한다. 여성스럽지만 자신에게 관심을 갖는 춘길을 대놓고 무시하고, 애인과 머리채를 잡은 채 이태원 노상 한복판에서 격투를 벌일 정도로 거침없고 당돌한 인물이다. 최근 드라마 ‘하이스쿨: 러브온’에서 약골 고천식으로 등장해 사춘기 청소년의 섬세한 연기를 펼친 바 있다.

■ ‘새끼손가락’ 권기하 박정근 이준상
‘새끼손가락’은 동성애자 인권단체 활동가인 혁과 그를 만나가 위해 사무실을 찾아온 옛 연인 석이 공유한 과거의 사건을 다뤘다. 배우 겸 시나리오 작가 권기하는 옛 사랑과 우연히 재회하게 되는 혁으로 분해 현재 남친과 과거의 연인이 한 자리에 있는 불편한 순간의 감정을 섬세하게 그려냈다. 영화 ‘그대 잠든 사이’ ‘그대와 춤을’ ‘아! 개운해’ 등 다양한 독립영화에 출연했다. 여리고 날카로운 이미지가 공존하는 특별한 마스크가 눈에 들어온다.

밝고 건강한 석 역할을 맡은 박정근은 적은 대사임에도 듬직한 모습과 백만불짜리 미소로 감정을 표현했다. 과거를 표현할 때는 연인에 대한 순수한 애정으로, 현재 시점에서는 아련한 향수와 미련을 꾹꾹 눌러 담아냈다. 드라마 ‘괜찮아 아빠 딸’, 영화 ‘어떤 살인’ 등에 출연했다.

이준상은 혁과 함께 인권센터에서 근무하는 현재의 연인 준으로 분했다.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애정행각을 벌일 정도로 철부지 같지만 혁의 부탁은 뭐든지 들어주는 다정다감한 캐릭터다. 수려한 마스크가 매력인 그는 영화 ‘엽기 속으로’ ‘해적: 바다로 간 산적’ ‘소수의견’ ‘아픈만큼 성숙해지고’에 얼굴을 내밀었다.

■ ‘소월길’ 고원희
‘소월길’은 낮에는 식당 일을 하고, 밤이면 남산 소월길에서 몸을 파는 점순(박명신)이 길 건너편에서 일하는 은지를 만나며 일어나는 이야기다. 은지 역 고원희는 드라마 '별이 되어 빛나리' , 영화 '경성학교' ‘메리크리스마스 미스터 모’ 등을 통해 주목받아온 신예다. 독립영화 '흔들리는 물결'의 시한부 인생 간호사에 이어 이번엔 완벽한 여자가 되기 위해 성확정 수술비용을 벌고 있는 트랜스젠더로 변신했다. 난이도 높은 캐릭터임에도 특유의 단아하고 차분한 연기로 단단하게 소화한다. (사진=‘걱정말아요’스틸)

뉴스엔 객원 에디터 용원중 goolis@sli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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