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일러가 포함돼 있습니다.
"남궁민수 연애담만 미드 한 회차 분량이 나와요. 그는 연애도 골때리게 했겠죠? 하하"
관객이 '설국열차'에 매료 된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파도 파도 끝없이 궁금한 영화라는 것. 장면의 진짜 의미는 물론 봉준호 감독이 곳곳에 숨겨놓은 힌트 그리고 디테일은 흡사 '숨은그림찾기'를 하는 듯 하다.
봉준호 감독은 요나(고아성)에 대한 설명부터 시작했다. 봉준호 감독은 "요나라는 이름은 성경에서 따왔다. 배를 타고 가다가 풍파를 맞고 고래에 먹히는 인물이다. 이후 3일 만에 기적적으로 토해내져 살아난다. 때문에 고래에서 태어났다는 말을 쓰기도 한다. 기차에서 태어난 아이, 바로 요나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일부러 연결지은 것은 아니지만 '괴물'에서 현서(고아성)가 결국 죽음을 맞이하지 않나. '설국열차'를 통해 살아났다고 봐도 재밌지 않을까 싶다"며 "고아성 양이 평소 친하게 지내는 인디밴드 네스티요나의 보컬 이름도 요나다. 여러 의미에서 그 이름이 자연스럽게 사용됐다"고 밝혔다.
흐뭇한 미소를 짓던 봉준호 감독은 "이쯤에서 남궁민수의 아내와 요나의 엄마가 궁금하지 않냐"며 슬슬 운을 떼더니 "아마도 모두가 어림짐작 하시겠지만.."이라고 운을 떼 그의 입에서 흘러나올 말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영화 개봉 후 수 많은 추측과 해석본, 기사를 통해 암암리에 알려졌지만 인터뷰 당시에는 꽤나 놀라웠던 답변이었다.
"앞으로 앞으로 쭉쭉 가다보면 '얼어죽은 7인'이 등장하죠. 트레인 베이비들에게 얼어죽은 7인은 시험 문제일 뿐이거나, 혹은 해서는 안되는 일을 한 사람들의 최후 정도로 비춰져요. 하지만 남궁민스는 보는 관점 자체가 달라요. 요나에게도 '제일 앞 사람이 여자야. 에스키모 이누이트족이지'라고 설명하죠. 기차 밖에 대한 얘기를 하다가 눈이 맞지 않았나..하하."
봉준호 감독은 시나리오를 쓸 때부터 송강호와 이누이트족 인물의 관계를 암시적으로 그려 넣고 싶었다고 전했다. 혹시 관객이 눈치를 챈다면 굉장히 흥미롭게 받아들일 것 같았다는 설명이다. 보고도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는 말에 봉준호 감독은 "내가 또 친절하지 못했던 것 같다"며 한숨을 내쉬어 웃음을 자아냈다.
"남궁민수와 그 여자가 어떻게 가까워졌는지부터 요나까지 낳은 후 왜 굳이 기차 밖으로 나갔는지, 어떻게 나갔는지, 남궁민수와 요나는 왜 기차 안에 남아있었는지, 또 아내가 사라진 후 남궁민수는 어떻게 살았는지만 따로 모아 둔 이야기가 있다. 그 것만으로도 미드 한 회 차 분량 정도는 나올 것 같다."
봉준호 감독은 '설국열차' 웹툰도 말하며 영화에 채 담기지 못한 프리퀄을 엿볼 수 있다고 전했다. 영화를 보면서 궁금했던 점은 웹툰을 통해, 웹툰을 보고 다시 궁금해진 점은 영화를 통해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다음부터는 친절하게 영화를 만들어 보겠다는 봉준호 감독. 뭐라도 좋다. '믿고 보는' 감독의 작품이라면.
'설국열차'는 새로운 빙하기, 인류 마지막 생존지역인 열차 안에서 억압에 시달리던 꼬리칸 사람들의 멈출 수 없는 반란을 강렬한 드라마와 숨가쁜 액션에 담은 작품이다. 7월 31일 전야개봉 후 10일만에 관객 500만 명을 돌파, 여름 극장가를 들썩이고 있다.
조연경 j_rose1123@ / 정유진 noir19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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