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스타오디션-위대한탄생2' 에릭남을 만났다.
솔직한 성격에 가타부타 말을 덧붙이지 않았다. 한국말이 아직 서투를 법 했지만 오히려 유려하게 말을 이어나갔다. 어려운 질문에도 유쾌하게 '직구'를 날리는데, 그 모습이 절대 밉지 않았다. 그런 에릭남과 '위탄2' 뒷 이야기를 나눴다.
이역만리 먼 타국에서 '위탄2'를 지원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넌지시 물어보니 Mnet '슈퍼스타K' 시리즈는 물론 MBC '위대한탄생1'의 존재도 몰랐단다. 그럼 대체 어떻게 지원했냐 물으니 유튜브를 통해 위탄2에서 먼저 제안이 왔다고 말한다. 이 모든 것은 에릭남이 봉사활동 하던 1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대학 졸업 후 취직을 했지만 봉사활동과 음악을 하고 싶은 마음이 커 1년 휴직계를 냈다. 이후 인도로 떠나 봉사활동을 했다. 그 곳에서 간간이 노래 영상을 올렸다. 그러던 어느날 유튜브 메시지가 왔다. 그때가 '위탄2'와의 첫만남이었다. 그런데 '@imbc.com'이 아니라 다른 메일 계정이라 처음에는 가짜인 줄 알았다.(웃음) 그래도 한 번 도전해보고 싶었다."
그리고 에릭남의 인생은 완벽하게 뒤바뀌었다. 길가에 나가면 사람들이 알아보는 것은 물론 '위탄2'에서도 얼굴도 잘생기고 노래도 잘한다는 이른바 '훈남' 참가자로 자리매김했다. 사람들이 알아본다는 기분이 어떻냐고 묻자 아직은 신기하고 어색하다고 답하는 에릭남이다.
"내가 방송에 나갔다는 것 자체가 신기하다. 사람들이 조금씩 알아보는데 '내가 어떻게 행동해야하지?' 어색한 기분이었다. 사람들과 사진도 같이 찍곤 하는데, 가끔 나를 알아보고 멀리서 손가락으로 가리키는 사람들 앞에서는 아직 어떻게 대처해야 할 지 잘 모르겠다."
"함께 생방송 겪었던 K팝스타, 견제 있었던 것 사실"
MBC에서 '위탄2'가 방송되는 동안 SBS에서도 생방송 오디션이 진행됐다. '일요일이좋다-K팝스타'가 그것. 챙겨봤냐 물으니 'K팝스타' 첫 생방송은 당시 남아있던 '위탄2' TOP8 멘티들이 모두 모여 지켜봤다고 말한다. 묘한 긴장감과 라이벌의식이 느껴졌다. 재차 물어봤다. 아무래도 같이 진행되는 오디션인데 견제하지는 않았냐.
"물론 견제는 있었다. 하지만 절대 기분 나쁜 의미는 아니었다. 함께 오디션을 하는 입장에서 동질감이 느껴지는데 나쁘게 견제할 필요 없다. 'K팝스타' 이승훈이 좋았다. 나는 일단 춤을 잘 못춘다. 배우면 어느 정도 추겠지만 이승훈처럼 타고난 건 아닌 것 같다. 이승훈 무대를 볼 때마다 신기했다. 그렇다고 라이벌 의식이 있었던건 아니다. 어딘가에서 듣기로는 'K팝스타' 참가자 중 한 명이 날 라이벌로 생각했다던데..(웃음)"
라이벌의식, 견제라는 단어를 쓰면서도 에릭남은 대수롭지 않은듯 시종일관 즐거웠다. '위탄2'에 이어 '위탄3'가 제작된다는 소식을 접하고는 후배들이 생긴다는 기분에 두근거리기도 하면서 미국에서 가수의 꿈을 키우고 있을 참가자들을 만나보고 싶다고 말하며 연신 함박웃음이다.
"'위탄2' 사실 음향은 아쉬웠다. 에코가 빵빵한 타 오디션이 부러울 정도였다. 하지만 '위탄3'가 생긴다고 하니 이 오디션에 참가할 모두가 잘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미국에 직접 가서 참가자들을 만나보고 싶다. '위탄2'를 통해 TOP12라는 잊지 못할 친구들을 사귀었다. '위탄3' 참가자들도 그런 친구들을 만나게 될 것이다."
'위탄2'의 여러 참가자들을 만나며 느낀 점은 그들끼리 우정은 놀랄만큼 공고하다는 것이었다. '위탄2'를 하며 보낸 8개월간 함께 숙식을 한 사이니 일면 당연할 법 하지만 이토록 신뢰가 기저에 쌓여있기도 힘들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음악을 하는데 있어 든든한 조력자이자 힘이 돼줄 친구들을 가수 생활 시작도 전에 만나게 됐다. 어찌보면 마음이 잘 맞는 동료들을 만난 이들이 정말 행운아라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정지원 jeewonjeong@ / 이재하 ru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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