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보물섬'은 살아남기 위해 2조 원의 정치 비자금 계좌를 해킹한 남자와 해킹당한 사실을 모르고 남자를 죽여 2조 원을 날려버린 비선실세의 이야기. 박형식, 허준호, 이해영, 홍화연 등 배우들의 열연과 흥미로운 스토리로 큰 사랑을 받았다.
- ▲ SBS ‘보물섬’ 캡처
- ▲ 박형식 홍화연/뉴스엔DB
연출을 맡은 진창규 감독은 이런 흥행에 대해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꽤 복잡한 이야기이기도 하고, 워낙 어두운 톤이라 요즘 사람들이 좋아하기 힘들 수 있다고 생각했다"면서도 "이명희 작가님의 글이 가진 힘과 박형식 배우를 중심으로 다양한 매력을 가진 배우들의 연기가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킨 거 같다. 사랑해 주셔서 감사하다"고 전했다.
이어 "어려운 부분을 최대한 직관적이면서 쉽게, 대본 안에 숨어 있는 감정들을 끌어내도록. 그리고 그렇게 끌어낸 배우들의 감정을 최대한 따라가도록 카메라워킹과 편집을 다듬었다"고 연출을 하며 주안점을 둔 부분을 공개했다.
'보물섬'은 박형식, 허준호, 이해영, 홍화연 등 배우들의 탄탄한 연기력으로도 큰 호평을 받았다.
진창규 감독은 "대본과 캐릭터를 깊이 있게 이해하는 배우들과의 작업은 연출자를 긴장하게 만드는 동시에 희열을 준다. 우리 현장이 그랬던 거 같다. 서로 씬에 대한 견해를 이야기하고 그중에 제일 맞는 길을 찾아가는 것. 나도 지지 않으려고 더 많이 고민해 갔던 것 같다"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또 "네 분 외에도 김정난, 우현 선배님 등 '보물섬'의 세계를 만들어낸 다른 배우님들께도 감사하다는 말씀 전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보물섬'은 초반 서동주(박형식 분), 여은남(홍화연 분)의 베드신, 욕조신, 비상계단 키스신 등 파격적인 애정신으로도 화제를 모았다.
진창규 감독은 "둘의 멜로는 처음부터 완성형이었고, 향후 16부까지 이야기에서 주인공 서동주의 가장 큰 동인으로 작동해야 하기에 한 씬도 허투루 찍을 수가 없었다"고 두 남녀 주인공의 애정신이 중요했음을 밝혔다. 그는 "우선 짙은 멜로를 보여주고 싶었다. 둘이 서로를 얼마나 원하고 있는지 표현하고 싶었고, 특히 동주가 은남을 얼마나 좋아하고 진심이었는지 보여주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이어 "박형식 배우, 홍화연 배우 둘 다 어색한 순간도 있었는데, 그걸 과감하게 깨뜨려갔다. 키스신이나 베드신은 리허설때부터 행동의 디테일 하나하나 매만져가면서 감정을 잡아 나갔다. 둘 모두 좋은 배우라는 확신이 들었다"고 극찬했다.
서동주(박형식 분)과 염장선(허준호 분), 허일도(이해영 분)의 얽히고설킨 관계와 먹이사슬은 내내 긴장감을 유발한 중요한 포인트였다.
진창규 감독은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으로 허일도가 서동주를 죽인 후 모습을 꼽았다. 그는 "허일도가 동주를 바다에서 총으로 죽인 다음, 대산의 비자금 금고를 열려고 비밀번호 적힌 쪽지를 가지고 간다. 쪽지 속 비밀번호가 맞지 않는다는 걸 안 후 금고 앞에 쓰러지듯 앉아서 웃음인지 울음인지 모를 표정을 지으면서 '부활하라고!!' 를 외치는3부 엔딩"이라고.
그는 "'부활하라'라는 우리가 현실에서 한 번도 입 밖에 내보지 않았던 문장을 어떤 느낌으로 외쳐야 하는지 이해영 선배님과 얘기 나눴던 기억이 난다. 리허설때는 상상도 못한 표정을 보게 되어서 너무 즐거웠다"고 이해영의 연기로 완성된 신이었음을 밝혔다.
진창규 감독은 또 서동주와 여은남(홍화연 분)의 첫만남 후 동호대교신도 꼽았다. 그는 "두 사람이 서로에게 얼마나 진심이고, 애틋한 사랑이었는지 보여주는 신이라고 생각한다"며 "주인공 서동주의 첫 동력은 ‘은남에 대한 사랑’이었다. 촬영할 때는 대사도 없는 신이라 배우들에게 편하게 얘기해달라는 주문을 했다. 카메라는 ‘큐’사인도 없이 그냥 돌렸다. 홍화연 배우가 박형식 배우에게 자기 고등학교때 이야기를 들려주며 함께 웃었고 그 부분들이 좀 더 애틋한 느낌의 표정을 만들었던 거 같다"고 회상했다.
(인터뷰②에 계속)
뉴스엔 이민지 o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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