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엔 장예솔 기자]

배우 출신 무속인 이건주가 친모와 44년 만에 재회했다.

4월 15일 방송된 TV조선 '아빠하고 나하고'에서는 44년 만에 친모와 만나기로 결심한 이건주의 모습이 공개됐다.

앞서 이건주는 2살 때 부모님과 헤어진 뒤 할머니와 고모들 손에 자랐으며, 아버지와는 10년째 절연한 상태라고 밝힌 바 있다. 또 어머니에 대해서는 얼굴도, 이름도 전혀 모른다고 고백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이건주는 "부모님이 이혼하셨고 고모들 손에 자랐다고 말씀드렸지만 왜 제가 아버지에게 원망이 있고, 화가 많이 나 있는지에 대해선 한 번도 말씀드린 적이 없었다. 저를 키운 건 고모들과 할머니였다. 어머니에 대한 기억은 아예 없다. 아버지는 10년 전 할머니 돌아가셨을 때 마지막으로 뵀다"며 "제게 부모란 너무 한스러운 단어"라고 밝혔다.

이건주는 "어머니가 떠난 것을 원망하는 건 나중 문제였다. 어머니가 연락하지 않은 이유는 사정이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그냥 흘러가는 대로 살다 보니 이렇게 된 것 같다"고 전했다. 물론 어머니를 만날 기회는 있었다. 15년 전 한 프로그램에서 어머니와의 만남을 제안했던 것. 그러나 이건주는 "마음의 준비가 부족하다"며 만남을 거부했다.

당시 자료화면에는 인터뷰 중인 이건주를 멀지 않은 거리에서 기다리는 친모의 모습이 담겨 먹먹함을 안겼다. 이건주는 친모를 피한 이유를 묻자 "제가 들었던 얘기에 의하면 '쟤 돈 잘 벌어요?'라고 물어봤다더라. 그런 말을 한 엄마를 만나기 싫었다. 그게 저만의 오해였는지 말이 와전됐던 건지 모르겠다"면서 "지금이라면 의도를 물었겠지만 그때는 너무 어린 나이여서 큰 반감이 들었다"고 털어놨다.

시간이 흘러 친모를 찾기로 결심한 이유는 무엇일까. 이건주는 "신아버지나 제 주위에 있는 분들에게 조언을 구했다. 그 조언을 토대로 마음이 움직이는 대로 하고 싶었다"며 "저뿐만 아니라 '아빠하고 나하고' 다른 출연진들의 영상을 보면서 저를 자꾸 대입하게 되더라. 촬영하면 할수록 마음이 편안해졌다. 다른 가족을 보면서 '우리 엄마는 어떤 사람일까?' 궁금증이 생겼다"고 전했다.

친모의 성함과 생김새조차 모르는 이건주는 주민센터를 방문했다. 떨리는 마음으로 가족관계증명서와 주민등록초본을 받아 든 이건주는 처음 보는 친모 성함에 "오히려 무덤덤했다. '존함이 이거였구나'까지였다"고 말했다. 그 순간 이건주의 표정이 굳어졌다. 이건주는 "제가 무당이라서 그런지 모르겠는데 제가 생각한 곳에 어머니가 살고 계셨다. 그냥 '강원도에 계실 것 같은데?'라는 생각이 막연하게 들었다"고 밝혀 놀라움을 안겼다.

이어 "어머니가 재혼하셔서 저 말고 다른 아이들을 낳으셨다는 것도 알게 됐다. 주민등록초본에 제 이름까지 올라갈 거라고 생각 못했다. 성도 다르고 처음 보는 이름들이 같은 가족으로 엮여 있으니까 혼란스럽더라"며 "어머니의 재혼을 예상하긴 했다. 근데 막상 그걸 눈으로 보니까 고민도 되고 혼란스럽다. 우선은 어떻게 해야 할지 잘 모르겠다"고 복잡한 심정을 내비쳤다.

큰고모는 조카를 위해 44년 만에 처음으로 이건주 부모님 이야기를 꺼냈다. 큰고모는 "엄마랑 아빠가 이혼한 건 맞다. 결혼식은 안 올렸는데 네가 생겼으니 호적에 올려야 하지 않나. 혼인신고 후에 아빠가 군대를 가고 엄마는 시댁에서 너를 낳았다. 너희 아빠가 육사 지망생에 공부도 잘하고 전교회장도 했다. 할머니가 '딸 하나 더 생겼다' 생각하고 같이 살았는데 우리와 인연이 끝까지 안 간 것"이라고 털어놨다.

당시 이건주 부친은 22살, 모친은 20살이었다. 큰고모는 "둘 다 나이가 어렸으니까 서로 안 맞았던 거다. 둘이 사이가 계속 좋았다면 내가 너를 키울 이유가 없고 정상적인 가정에서 컸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큰고모는 이건주가 44년 만에 부모님 이야기를 꺼내자 "마음이 무겁다. 건주가 괜찮은 줄 알았는데 착각이었던 것 같다. 건주한테 미안하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큰고모는 15년 전 이건주가 친모와의 만남을 거부했을 당시 그 자리에 있었다. 발길을 돌린 이건주 대신 친모와 만난 큰고모는 부등켜안고 오열했다. 이건주가 "엄마가 나에 대해서 물어본 건 없었냐"고 묻자 큰고모는 "전혀"라고 칼답했다. 큰고모는 "널 만날 줄 알고 나왔는데 네가 싫다고 하니까 무안해서 아무 말 못했겠지. 엄마도 조심스러웠을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이건주는 "내가 엄마 만나도 상관 없냐"고 물었다. 큰고모는 "내가 너를 키웠다고 해서 너는 내 것이 아니다. '잠깐 보러 갔다 와'라고 허락해 주는 게 아니라 그건 당연한 거다. 엄마가 보고 싶으면 만나 보고 연락하면서 지내도 된다. 네가 알아서 할 일이다. 너의 한을 꼭 풀었으면 좋겠다"고 조언했다.

고모의 응원을 받은 이건주는 "상황이 허락된다면 만나야 하지 않을까"라며 어렵게 친모와의 만남을 결정했다. 친모가 있는 강원도로 떠난 이건주는 한 건물 앞에서 눈을 떼지 못했는데 현재 친모가 거주하는 집이었다. 이건주는 한참을 서성거리다 근처 카페로 자리를 옮겼고, 곧이어 "건주야 엄마야"라며 한 중년 여성이 등장했다. 이건주를 끌어안은 친모는 "진짜 보고 싶었어"라고 오열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뉴스엔 장예솔 imyeso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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