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①에 이어)
배우 박지환이 노희경 작가, 김규태 감독을 향한 팬심을 드러냈다.
박지환은 최근 서울 강남구 한 카페에서 진행된 tvN 토일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극본 노희경/연출 김규태) 종영 인터뷰에서 극본, 연출을 맡은 노희경 작가, 김규태 감독을 두고 "읽히지 않는 미스터리한 분들"이라 극찬했다.
옴니버스 중 가장 재미있게 본 에피소드로는 마지막회를 꼽으며 "현춘희(고두심)와 손은기(기소유) 에피소드에서 오열해서 대본을 못 넘기겠더라. '나 좀 그만 울려' 했다. 너무 슬픈 동화가 시작되니 주체가 안 되더라. 설명이 안 된다. 손이 바들바들 떨렸다. 제 회차 엔딩장면을 봤을 때도 오열했는데 이거는 손이 막 떨리고 눈물이 났다. 대문호만이 쓸 수 있는 아름다움을 녹인 거다. 도자기 하나를 구웠는데 너무 아름다운 달 항아리를 본 것"이라며 "작가님 대본이 정말 미쳤다. 그 글은 어떻게 설명할 수 없다. 난해한 수학도 아닌데 어줍짢은 제 지식과 감성으로는 그 방정식을 풀 수 없다. 오랜 내공일 거다. 보통 대사만 들으면 '이 분은 이미지리스타구나. 문장가구나. 어느 쪽으로 집중하셨구나' 느끼는데 노작가님 같은 경우는 알다가도 모르겠다. 알았다 싶으면 딴 데 가시고 또 배반의 미학을 잘 알고 계시는 건지 먼저 선점해서 데려오신다. 절대 읽히지 않는다. 다 잡았다 싶을 때 다가서지 못하는 감정을 느낀다"고 존경심을 표했다.
노희경 작가는 '우리들의 블루스'를 통해 미성년자의 임신과 출산, 장애 등을 다뤘다. 박지환은 "작품이 민감한 문제를 다루는 것에 있어 부담스럽지는 않았는지"라는 질문에 "작가님을 믿었다. 설마 그렇게 무책임한 분일까. 그런 소재를 다룸으로 인해 분란을 만드려고 할까, 화제가 되려고 할까? 절대 아니라 생각한다. (그러한 문제에 대해) 같이 한 번 얘기해보자는 거다. '우리들의 블루스'도 인생은 쓰지만 그러한 인생도 응원한다는 작품이다. 힘든 삶이지만 응원한다는 태도가 있기 때문에 민감함 속에서도 따뜻함과 맑음이 있다. 시청자들이 드라마를 보면서 울지만 고개가 끄덕여지는 건 그 힘이라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어 "(방영 후 시청자의) 반응까지 예상하기 시작하면 혼탁하게 흘러나간다. 배우는 캐릭터로서 그 사건에 합류만 하면 되는 거다. 저는 스토리에 집중해야 한다. 만약 말도 안 되는 흐름이 있으면 의견을 나누고 조정했을 테지만 (작품 속 캐릭터들이) 결국 응원 받고 행복해지지 않나. 너무 많은 생각을 하고 연기를 하면 어색했을 것 같다. 욕 먹지 않으려고 하는 연기가 있고 논란을 비켜가는 회차가 있겠지만 확실히 부딪히는 게 멋진 배우의 태도인 것 같다. 저는 (대본의) 뒤 흐름을 알지 않나. 캐릭터를 반성시켜서 연기할 필요는 없는 것 같다. 어떻게 하면 더 효과적으로 전달할까 하는 생각이 더 중요하다"고 대본을 대할 때의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김규태 감독에 대해서는 "유아무야 하는 스타일인데 편집된 제 장면을 보니 인권이 가야 할 길을 정확하게 알고 쓰셨더라. 과잉된 지점을 다 뺀다. 인권에게 도달해야 되는 지점을 예쁘게 만들어주실 걸 보고 이분 또한 작가님과 오래한 이유를 알겠더라"며 "읽히지 않는다. 신뢰하게 되면 더 얘기해달라고 흔들고 싶다. 의뭉스럽다고 해야 하나, 미스터리하다고 해야 하나, 연출자로서의 감각이 정말 매력있다. 또 정말 투명하다. 모르면 모르겠다 하신다. 어떤 장면에 대해 물어보면 '나도 작가님께 물어볼 참이야' 하신다. 아는 척 하는 순간 큰일난다고. 스스로도 경계를 하시는 거다. 얼마나 멋진가. 작가님 만나면 다 물어보라고 하신다"고 여러 매력들을 짚었다.
이어 "대본의 힘과 연출 방향에 대해 끊임없이 탐구하고 이해하려는 분인 것 같다. 노작가님의 대본을 탐구하고 이해하려 하면서 감독님만의 감각이 생기신 것 같다"며 " 극권 같다. 간결하고 심플하고 복잡한 행동을 하지 않는다. 단순하고 누구나 다 아는 건데 '감히 거기까지 가기가 어땠을까' 생각하기도 한다. 기회가 주어진다면 감독님을 이해해 볼 참이다. 작품에 진심이고 무엇을 위해 저렇게까지 하실까 생각도 해봤는데 감히 답을 내리지 못했다. (디렉팅) 라인이 분명히 있어도 강압하지 않으시고 배우들을 끌어주시는 걸 보면 훌륭한 연출자라는 게 느껴진다. 인권의 어색한 부분은 다 걷어내면서 미세한 조정을 다 하셨다. 인권의 매력을 끝내 빚으셨다고 생각한다"고 고 정인권이 잘 표현된 공을 김규태 감독에게 돌렸다.
배우 박지환에게 인권이 어떤 의미로 남을 것 같은지에 대해서는 "어느 날 문득 찾아올 거라는 걸 알아서 그런 생각을 하지 않는다. 혹여 오지 않아도 서운하지 않다. 불현듯 떠오르지 않을까 한다. 기대하면 오버할 것 같아서 편하게 두려한다. 언제일지는 모르겠지만 올 거라는 믿음은 있다"고 했다. (사진=저스트엔터테인먼트 제공)
뉴스엔 박수인 abc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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