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닉이 은퇴했다. 상당한 기대를 받은 기대주였지만 끝내 '롱런'하지 못하고 그라운드를 떠났다.
뉴욕 포스트의 존 헤이먼은 5월 20일(한국시간) 내야수 조 패닉이 현역 은퇴를 선언했다고 전했다. 지난해 아이가 태어난 패닉은 FA 신분이었지만 새 계약을 따내는 대신 은퇴를 선택했다. 그라운드 위에서의 삶을 정리하고 가족과 함께하는 생활을 누리기로 결정했다.
뉴욕 용커스 출신 패닉은 2011년 신인드래프트에 대학 신인으로 참가했고 샌프란시스코에 1라운드 전체 29순위 지명을 받았다. 유격수였던 패닉은 장타자는 아니었지만 정교한 타격 능력을 가졌고 뛰어난 작전 수행 능력과 견고한 수비력을 가진 선수로 기대를 모았다. 패닉은 싱글A 선수 시절부터 '미래 스타의 요람'인 애리조나 가을리그에 참가한 유망주였다.
기대와 달리 다소 평범하게 마이너리그 커리어를 시작했지만 트리플A 무대를 처음 밟은 2014년 트리플A 74경기에서 .321/.382/.447 5홈런 45타점 3도루를 기록하며 눈도장을 찍었고 그 해 여름 빅리그의 부름을 받았다. 브랜든 힉스, 에이레 아드리안자 등에게 2루를 맡기던 샌프란시스코는 2루수들의 성적이 만족스럽지 않자 기대주였던 패닉을 콜업했다.
패닉은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데뷔시즌 빅리그 73경기에 출전해 .305/.343/.368 1홈런 18타점을 기록했고 단숨에 팀의 주전 2루수로 올라섰다. 원래 장타자도 발이 빠른 타자도 아닌 만큼 홈런과 도루는 거의 없었지만 강점인 정교함을 바탕으로 데뷔시즌 타율 3할을 기록했다.
2014시즌은 메이저리그에 투고타저 분위기가 형성됐던 시기. 패닉은 팀 최고 스타인 버스터 포지(2014년 .311/.364/.490 22HR 89RBI)에 이어 팀 내 타율 2위에 오르며 확실한 인상을 남겼다. 그리고 그 해 포스트시즌에서도 주전 2루수로 내야를 지켰고 월드시리즈 우승 반지까지 꼈다.
데뷔시즌 내셔널리그 신인왕 투표 6위에 오른 패닉은 2015년 허리 부상을 겪으며 100경기 출전에 그쳤지만 .312/.378/.455 8홈런 37타점 3도루를 기록하며 올스타에 선정됐다. 데뷔 2년만에 우승 반지를 끼고 올스타 선정까지 이뤄낸 패닉의 커리어는 '탄탄대로'가 열리는 듯했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2016년 뇌진탕 부상을 당하며 주춤했고 127경기에서 .239/.315/.379 10홈런 62타점 5도루를 기록하는데 그쳤다. 골드글러브를 수상했지만 타격 성적이 크게 하락했고 2017시즌 138경기에서 .288/.347/.421 10홈런 53타점 4도루를 기록하며 반등하는 듯했지만 2018년 다시 부상을 겪으며 성적이 하락했고 2019년에는 성적이 더 떨어지며 시즌 도중 방출되기까지 했다.
패닉은 이후 뉴욕 메츠, 토론토 블루제이스, 마이애미 말린스를 거쳤지만 반등은 없었다. 데뷔 첫 2시즌 동안 .309/.364/.419 9홈런 55타점 3도루를 기록한 패닉은 이후 6시즌 동안 .250/.318/.357 33홈런 203타점 19도루를 기록하는데 그쳤고 결국 빅리그 커리어를 8년만에 마치게 됐다.
패닉은 코리안리거, 특히 류현진(TOR)과도 인연이 있는 선수였다. 샌프란시스코 시절 LA 다저스 소속이던 류현진과 지구 라이벌로 만나 여러차례 맞대결을 펼쳤고 류현진을 괴롭히기도 했다. 통산 류현진을 상대로 타율 0.333을 기록한 패닉은 2020시즌 토론토에서 팀 동료로 류현진을 다시 만나 그 뒤를 지키기도 했다.
화려하게 데뷔했고 데뷔와 함께 최고의 영광까지 누렸지만 전성기가 짧았고 결국 부상 등의 악재를 이겨내지 못했다. 샌프란시스코의 롱런하는 프랜차이즈 스타가 많은 샌프란시스코인 만큼 팀의 장기적인 주축이 될 것으로 기대했지만 결과는 만족스럽지 못했다. 짧지는 않았지만 결코 길지도 않은 커리어를 일찌감치 마친 패닉은 이제 인생 2막을 향한다.(자료사진=조 패닉)
뉴스엔 안형준 marka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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