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네소타 트윈스는 2017년 신인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 지명권을 행사했다. KBO리그 최고의 타자였던 박병호를 야심차게 영입했던 2016년, 메이저리그 전체 승률 최하위(59승 103패, 승률 0.364)를 기록했고 다음해 신인드래프트 전체 1순위 지명권을 손에 쥐었다.
하지만 미네소타는 의외의 선택을 했다. 4명의 투수에 이어 전체 5순위 평가를 받은 고교 유격수 로이스 루이스를 전체 1번으로 지명했다. 투수지만 유격수기도 한 그린 대신 루이스의 이름을 부른 선택은 모두를 놀라게 만들었다. 루이스는 계약금 672만5,000 달러를 받고 입단했고 이는 2순위 그린(CIN, 7.23M), 4순위 맥케이(TB, 7.005M), 5순위 라이트(ATL, 7M)보다 낮은 금액이었다.
의외의 전체 1순위 지명자가 된 루이스는 다소 평범한 모습으로 프로 커리어를 시작했다. 입단 첫 해 루키리그와 싱글A에서 54경기 .279/.381/.407 4홈런 27타점 18도루를 기록했고 2018시즌에는 싱글A에서 121경기에 출전해 .292/.352/.451 14홈런 74타점 28도루를 기록했다. 나쁘지 않은 성적이었고 발전하는 모습도 있었지만 전체 1순위 지명자 기대치에 비하면 부족했다.
성장세를 계속 이어가지도 못했다. 2019시즌에는 더블A 무대에도 올랐지만 싱글A와 더블A 127경기에서 .236/.290/.371 12홈런 49타점 22도루를 기록하며 성적이 크게 떨어졌다. 그리고 2020시즌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마이너리그 시즌이 취소돼 1년을 쉬었고 2021시즌을 앞두고는 얼음에서 미끄러져 우측 무릎 전방십자인대가 완전 파열되는 큰 부상을 당해 또 1년을 쉬었다.
루이스는 2022시즌 부상에서 복귀해 트리플A 무대를 처음 밟았다. 24경기에서 .310/.430/.563 3홈런 11타점 8도루를 기록하며 맹활약했고 미네소타에 시즌 초반부터 부상자가 속출하며 5월 초 빅리그에 데뷔했다. 현재는 카를로스 코레아가 부상으로 이탈한 유격수 자리를 맡고 있다.
의외의 지명으로 이름을 불린지 5년. 드디어 빅리그 무대에 오른 루이스는 데뷔전에서 데뷔 첫 안타를 신고했고 빅리그 6경기에서 .286/.286/.333을 기록했다. 21타수 6안타. 홈런과 타점, 도루는 아직 기록하지 못했고 볼넷 없이 삼진만 4번을 당했다. 장타는 데뷔 2번째 경기에서 기록한 2루타 1개가 있다.
아직 타석에서 그리 대단한 모습을 보이지는 못했지만 수비 측면에서는 인상적인 장면을 조금씩 만들어내고 있다. 수비력이 아주 대단한 유망주라는 평가를 받은 적은 없지만 빠른 발과 준수한 어깨를 바탕으로 코레아가 빠진 중앙 내야를 커버하고 있다. 코레아는 현역 최고의 유격수 중 한 명인 만큼 그가 복귀할 경우 자리를 내줘야하지만 루이스는 마이너리그에서 2루와 3루, 중견수도 소화할 수 있는 유틸리티 능력도 쌓았다. 타격에서 충분한 생산성을 보일 경우 코레아 복귀 후에도 빅리그 로스터를 충분히 지킬 수 있다.
미네소타 입장에서 루이스는 상징성이 있는 존재다. 무려 16년만에 행사한 전체 1순위 지명권으로 품은 선수기 때문. 루이스 이전 미네소타가 마지막으로 행사한 전체 1순위 지명권의 주인공은 바로 미네소타 구단 역사상 최고의 선수 중 한 명이었던 조 마우어(2001년 지명)였다. 마우어는 비록 팀을 월드시리즈 우승으로 이끌지는 못했지만 15년 동안 미네소타를 지탱한 '원 팀 맨'으로 활약한 뒤 은퇴했고 메이저리그 역대 최고의 포수 중 한 명이기도 했다.
5년의 기다림 끝에 빅리그 무대를 밟은 루이스는 프로 지명 당시와 마찬가지로 그리 돋보이지 않는 무난한 모습으로 메이저리그 커리어를 시작하고 있다. '다행히' 미네소타가 루이스 지명을 위해 포기했던 4명의 투수들 역시 아직 이렇다할 빅리그 커리어를 쌓지는 못했다.
과연 긴 기다림 끝에 빅리거가 된 루이스가 마우어의 뒤를 잇는 미네소타의 스타로 성장할지 주목된다.(자료사진=로이스 루이스)
뉴스엔 안형준 marka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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