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방탄소년단(BTS) 싱글 'Butter'(버터) 저작권을 두고 설왕설래가 이어지고 있다. 작곡에 참여한 외국 작곡가가 방탄소년단 측에 앞서 다른 가수에게 유사한 멜로디를 팔아 이중계약을 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졌기 때문.
네덜란드 출신 DJ 겸 작곡가로 알려진 루카 드보네어(Luca Debonaire)는 7월 15일부터 개인 SNS를 통해 자신의 노래가 'Butter' 중 일부('Side step right left to my beat heartbeat'라는 가사로 시작되는 후렴)와 유사하다는 논지를 이어가고 있다.
루카 드보네어는 "1대 1 카피"라며 유사성 의혹을 제기했지만 이번 사안이 표절 문제로 이어질 가능성은 0%에 수렴한다. 루카 드보네어가 유사하다고 주장 중인 두 탑라인(멜로디)을 쓴 사람이 동일인이기 때문. 'You Got Me Down' 탑라인 원곡자인 세바스티앙 가르시아(Sebastian Garcia)는 'Butter' 크레딧에 작곡가로 등재돼 있다. 루카 드보네어 역시 "2019년 세바스티앙 가르시아에게 탑라인을 구입했다"고 인정했다.
5월 21일 발매된 'Butter'는 세바스티앙 가르시아뿐 아니라 롭 그리말디(Rob Grimaldi), 스티븐 커크(Stephen Kirk), 론 페리(Ron Perry), 제나 앤드류스(Jenna Andrews), 알렉스 빌로위츠(Alex Bilowitz) 등 여러 명의 외국 작곡가들이 합심해 완성한 곡이다. 방탄소년단 리더 RM(알엠)의 경우 작곡에는 관여하지 않고 작사에만 참여했다. 논란의 여지가 있는 후렴이 아닌 랩 파트 등 일부 부분 작사에만 참여한 상황이라 유사성이 사실로 인정되더라도 이번 건과 무관하다.
핵심은 작곡가 세바스티앙 가르시아의 이중계약 의혹, 간단하게 말해 탑라인 재활용 문제다. 2019년 루카 드보네어와 탑라인 판매 계약을 체결했을 당시 배타적 권리(최초 구매자만 독점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하는 권리)를 보장했는지가 관건이다.
만약 배타적 권리를 약속해놓고 루카 드보네어 동의 없이 방탄소년단 소속사 측에 판매한 것이 사실로 드러날 시에만 논쟁의 여지가 있다고 볼 수 있다. 이 경우 루카 드보네어뿐 아니라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고 적법한 절차에 따라 탑라인을 구매한 방탄소년단과 소속사 빅히트 뮤직 역시 피해자가 된다.
이중계약 의혹 중심에 서 있는 세바스티앙 가르시아는 어떠한 공식입장도 발표하지 않은 채 침묵을 지키고 있다. 작곡가의 문제인 만큼 빅히트 뮤직 측이 섣불리 먼저 공식입장을 내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이중계약 의혹 건 관련 대응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를 묻고자 빅히트 뮤직 측에 연락을 취했지만 취재진의 연락은 받지 않고 있다.
한편 한 네티즌이 19일 인터넷 게시판을 통해 제기한 'Butter' 표절 의혹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해당 네티즌은 1992년 만들어진 일본 게임 회사 코나미(Konami)의 '몬스터 인 마이 포켓' 배경 음악이 'Butter' 비트와 유사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몬스터 인 마이 포켓' 작곡가는 개인 블로그에 '원작자가 샘플링 수준이 아니라 거의 같은 비트라고 주장했다'라는 내용의 현지 매체 기사 내용을 인용하며 "난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 저작권은 게임 회사에 있다. 기사를 보고 들어 봤는데 비슷하다고 느껴지긴 하지만 우연히 비슷한 멜로디가 나온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사진=빅히트 뮤직 제공)
뉴스엔 황혜진 bloss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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