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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우스→괴물’ 다루는 현실, 게으른 한국 법에 대한 고발[TV와치]
2021-04-09 14:10:35
 


[뉴스엔 서유나 기자]

tvN 드라마 '빈센조'의 변호사 주인공 빈센조는 말한다. 대한민국의 법은 게으르고 어이가 없다고.

이는 최근 방영 중인 다수의 드라마가 공통적으로 품는 의문점이기도 했다. 아동 성범죄자 수와 실종 성인의 수가 나날이 증가하는 요즘 날, 왜 법은 이런 사회를 따라가지 못하는가.

4월 8일 방송된 tvN 수목드라마 '마우스' 11회에서는 대한민국 아동 성범죄의 낮은 형량과 부실한 관리 탓에 피해자가 평생 안고 가야 할 두려움이 낱낱이 드러났다.

퍼즐이 잘못 맞춰진 건 애초의 판결부터. 법정은 어린 오봉이(박주현 분)에게 끔찍한 기억을 심어준 성범죄자 강덕수(정은표 분)이 '술을 마셔 기억이 안 난다'며 심신미약을 주장하자 이를 인정, 수법이 잔인하고 동종 전과가 있음에도 고작 10년 형을 선고했다. 아동 성범죄 피해 아동이 10대 전후의 나이 피해를 당하는 걸 생각하면, 성범죄자는 아동이 막 20대 정도가 되었을 때 출소하는 격이었다.

출소 후 관리도 허점 투성이였다. 강덕수가 출소 뒤 오봉이에게 접근해 협박을 해도 이를 막아 줄 법적 근거가 없던 것. 전자발찌 업무 담당자는 강덕수가 현재 관할 안에 있기 때문에 "(피해자한테 협박을 해도) 법적으로 아무 문제가 없다"며 "피해자 접근 금지는 강덕수에게 해당되지 않으니까"라고 답해 시청자들에 답답함을 안겼다. 드라마는 이와 함께 성범죄자 동선 관리가 99% 확률로 음성통화에만 의존되고 있는 사실도 고발했다.

JTBC 금토드라마 '괴물'이 지적하고 있는 실종 범죄 역시 법이 국민의 걱정을 따라주지 못했다. '괴물' 1회에서는 아들의 실종 신고를 하기 위해 파출소를 찾은 한 아버지의 모습이 그려졌다.

하지만 경찰은 아버지의 실종 신고를 받아주지 않았다. 대신 아들에게 적용할 수 있는 건 '가출 신고'. 극중 경찰인 이동식(신하균 분)은 "나는 실종 신고하러 왔다. 여자가 아니라서 안 되는 거냐"며 길길이 날뛰는 아버지에게 실종아동 등의 보호 및 지원에 관련 법률 제2조를 들었다. 법적으로 만 18세 미만 아동이거나 지적 장애인, 자폐성 장애인, 정신 장애인, 그리고 치매 환자가 아닌 경우 실종 신고는 불가능했다. 이동식은 "아드님이 실종되었다고 해도 무조건 대한민국에선 가출인인 것"이라고 못박았다.

'마우스'든 '괴물'이든 모두 막막하고 잔인한 진짜 현실이었다. 피해자 오봉이가 10년 후 동네로 다시 돌아온 아동 성범죄자에 고통받는 것은 마치 지난 해 9월 출소한 조두순을 떠올리게 했고, 좀처럼 받아들여지지 않는 성인 실종 신고 특히 남성 실종의 문제는 성별과 나이 때문에 초동 수사 과정이 안일했던 '고유정 전남편 살해 사건'을 떠올리게 했다. 모두 대한민국을 뒤집다시피 한 강력 범죄들이었다.

'마우스'와 '괴물', 두 드라마는 게으르고 어이없는 대한민국의 법에 묻고 있다. 과연 법은 이 범죄들 속에서 한 발 뒤로 물러서 관망할 자격이 되냐고. 대체 몇 번의 희생을 거듭한 뒤에야 보다 덜 나태하고 덜 안일해질 거냐고. 현실 그대로를 녹여낸 극 속 법의 답답함은 더 이상 법에 의지하지 않고 직접 가해자 처단에 나선 주인공들을 시청자가 납득하고 몰입하게 만들었지만, 어딘가 씁쓸한 뒷맛을 남겼다. (사진=tvN '마우스


', JTBC '괴물')

뉴스엔 서유나 stranger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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