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뮤지컬해서는 안 될 사람"이라 자평한 배우 송일국이 다시 한 번 무대에 오른 이유는 무엇일까.
송일국은 7월 8일 서울 강남구 한 카페에서 진행된 뮤지컬 '브로드웨이 42번가' 개막 후 인터뷰를 통해 신인 배우와 같은 마음가짐을 드러냈다.
'브로드웨이 42번가'로 두 번째 뮤지컬 무대에 오르게 된 송일국은 "나는 뮤지컬을 해서는 안 될 사람"이라고 자평했다. "뮤지컬 배우는 제가 다가설 수 없는 동경의 대상이었다"고 운을 뗀 그는 "그래서 다른 (뮤지컬) 배우들과 같은 무대에 있는 것만으로도 영광이라 생각한다"고 벅찬 소감을 전했다.
송일국은 배우 출신 어머니 김을동, 여동생 송송이를 언급하며 "어머니가 끼가 굉장히 많다. 그 끼를 다 동생이 물려받았다. 저는 끼가 없는데 시작하게 된 거다. 제 부족함과 한계를 너무 잘 안다. 특히 외우는 걸 잘 못하는데 남들의 세 네배 노력해야 발끝에 미칠 정도다. 뮤지컬을 할 때도 매회 영상을 찍어 확인한다. 내가 내 모습을 보는 것 만큼이나 정확한 게 없다. 그렇게 해야 겨우 쫒아갈 수 있다"고 겸손한 답변을 내놨다.
셀 수 없는 드라마, 영화 필모그래피를 쌓아온 송일국이었으나 뮤지컬에 있어서만큼은 신인의 자세로 임했다. 어떤 작품이든 가리지 않고 오디션에 뛰어들 준비가 돼있다는 것. 뮤지컬 배우로서의 부족함을 크게 느낀다는 그가 스트레스를 받으면서까지 남들보다 세 네 배 노력하는 이유는 공연이 주는 매력 때문이었다.
송일국은 "공연이 주는 매력이 정말 크다. 진정한 배우 예술이라 생각한다. 무대가 주는 희열은 말로 형용할 수 없다"며 "10년 전 연극을 처음 하는데 그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누구 하나 시키지 않았는데 제일 먼저 극장가서 청소하고 그랬다. 그 공간 안에 있는 것 자체가 너무 행복했다"고 첫 연극 공연 당시를 떠올렸다.
관객과 직접적으로 소통할 수 있다는 점도 송일국이 느낀 무대의 맛이었다. 송일국은 "관객의 웃음이 중독성이 있다. 연극 '대학살의 신' 때 웃기려고 한 게 아닌데 관객들이 빵빵 터지니까 거기에 빠져서 별의 별 걸 다 한 적이 있다. 그렇게 욕심내다 보면 작품이 산으로 간다. '브로드웨이 42번가'도 양준모(줄리안 마쉬 역), 이종혁(줄리안 마쉬 역) 연기를 보면서 '내가 내려놔야겠구나' 했다. 그때부터 '웃기려 하면 안 된다' 생각하고 진정성 있게 한다. 다른 캐릭터들이 웃음을 만들어주는 신이 많으니까 '난 웃기지 말아야지' 하면서 들어간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 엄청 진지하게 해도 관객들이 웃더라"며 "(스스로 욕심내지만 않으면) 관객들이 웃어줄 때 기분이 너무 좋다. 그 맛에 무대에 서는 것 같다"고 전했다.
한편 송일국이 출연하는 '브로드웨이 42번가'는 오는 8월 23일까지 샤롯데씨어터에서 공연된다. (사진=CJ ENM 제공)
뉴스엔 박수인 abc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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