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도 막지 못했다. JTBC '비긴어게인 코리아'가 거리두기 버스킹 도입으로 한층 강력해진 힐링을 선사하고 있다.
6월 6일 첫 방송 이래 매주 토요일 방송되고 있는 '비긴어게인 코리아'는 국내 최정상 뮤지션들이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는 해외를 여행하며 버스킹에 도전하는 프로그램이다. 2017년 방송된 시즌1을 시작으로 2018년 시즌2, 지난해 시즌3까지 영국과 포르투갈, 이탈리아 등 세계 각국 도시들을 돌며 인기를 모았다.
제작 환경 변화가 불가피해진 상황 속 찾아낸 자구책은 해외의 낯선 도시 대신 국내 도시를 찾아다니는 거리두기 버스킹이었다. 지난해 11월 시즌3 종영 이후 7개월 만에 방송을 재개한 '비긴어게인'은 멈춰버린 평범한 일상, 이로 인해 어려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국민들을 따뜻하게 위로하고 있다.
프로그램 특성상 다수의 관객들이 모인 곳에서 공연을 진행하는 콘셉트는 아예 놓을 수 없는 상황. 이에 제작진은 고심 끝에 섭외한 장소를 사전 답사해 철저하게 방역을 실시하는 모습, 소수의 모든 관객들이 입장 전 발열 검사를 하는가 하면 마스크를 착용한 채 멀찍이 떨어져 앉아 공연을 관람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바이러스 확산 우려도 말끔하게 잠재웠다.
연출을 맡은 송광종 PD는 "이번 시즌에서는 응원이 필요한 전국의 다양한 장소를 찾아가 음악을 선물하고 위로를 전할 것"이라며 "다만 안전이 가장 중요한 시기인 만큼 보건복지부, 각 지자체와 협조해 시민들과 뮤지션, 제작진이 모두 안전한 환경에서 음악을 즐길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하고 있다. 방송을 통해 많은 분들이 잠시나마 힐링의 시간을 보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달라진 버스킹 방식과 관객도 빼놓을 수 없는 감동 요소다. '비긴어게인' 팀은 가장 먼저 코로나19로 인해 적막함이 감도는 인천국제공항을 찾아 묵묵히 현장을 지키고 있는 인천공항 직원들을 위한 버스킹을 펼쳤다. 안전한 공연 문화를 만들어나가기 위해 자동차 극장처럼 차 안에서 공연을 즐기는 드라이브 인 버스킹도 선보였다.
두 번째 버스킹 도시 대구에서는 첫 유닛 체제를 도입, 이소라 하림 크러쉬 팀, 적재 헨리 정승환 이수현 팀으로 나뉘어 각각 다른 장소에서 공연을 펼쳤다. 이들은 코로나19 최전선에서 싸우고 있는 대구 코로나 지역 거점 병원 의료진, 코로나19 여파로 삶의 기반을 잃어버린 대구 청년 예술가들을 차례로 위로했다. 특히 예술계 종사자들이 모여 있는 복합문화예술공간에서는 건물 각 층 베란다를 활용한 이색적인 베란다 버스킹을 선사하기도 했다.
이처럼 '위기가 곧 기회'라는 말처럼 직격탄이 될 것만 같았던 코로나19는 아이러니하게도 '비긴어게인'만의 서사, 힐링 파워를 더욱 강력하게 키운 모양새다.
무엇보다도 '코로나 때문에' 프로그램 고유의 특색으로 손꼽히던 이국적인 풍경은 더 이상 찾아볼 수 없게 됐지만 '코로나 덕분에' 오롯이 뮤지션들의 아름다운 목소리와 악기 연주, 사연 신청자들의 이야기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는 점이 반갑다. 비록 거리는 멀어졌지만 음악이 가져다주는 감동은 결코 줄어들지 않았다. 코로나19, 이를 시기적절하게 활용한 '비긴어게인' 덕분에 물리적인 제약을 뛰어넘는 음악의 힘이 다시 한번 증명된 셈이다.
(사진=JTBC 제공)
뉴스엔 황혜진 bloss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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