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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이 알고 싶다’ 흔적없이 사라진 윤남희 실종사건, 범인은?(종합)
2020-05-03 00:10:21
 


[뉴스엔 이민지 기자]

윤남희 씨 실종사건이 안타까운 미스터리로 남았다.

5월 2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자동차 영업사원 윤남희 씨 실종사건에 대해 추적했다.

2002년 3월, 안산의 한 초등학교 앞에서 승용차 한 대가 발견되었다. 세워둔 지 오래된 듯 뒷바퀴에는 바람마저 빠져있었고, 차 안에는 누군가의 소지품과 명절 선물세트가 놓여있었다. 잠시 정차해두고 자리를 비운 듯 가지런하게 놓인 물건들의 주인은 한 달 전 흔적도 없이 실종된 자동차 영업사원 윤남희 씨였다.

설 연휴를 앞두고 있던 2002년 2월 8일 금요일. 윤남희 씨는 오전부터 둘째 언니를 만나 함께 시장을 보고, 어린이집에 맡겨놓았던 아들을 잠시 데리고 나와 단골 미용실에서 이발도 시켰다. 이후 윤씨는 사라졌다.

하루 아침에 증발해버린 아내. 윤씨의 가출을 의심하던 주위의 시선 역시 남편을 힘들게 했다. 하지만 윤씨에게는 5년만에 힘들게 얻은 아이가 있었다. 아이가 돌을 넘었을 때부터 자동차 영업사원으로 일을 시작한 윤남희씨는 열정 넘치는 사원이었다. 그녀와 함께 사라진 것은 영업을 하던 윤씨가 운전하던 남편의 흰색 소나타 차량. 그런데 실종 후 한달여만에 안산 한 초등학교 앞에서 차량이 발견됐다. 그곳에 윤남희 씨는 없었다. 그렇게 윤씨의 행방이 묘연해진지 벌써 18년이 지났다.

둘째 언니는 "텔레뱅킹 해서 동생 통장 비밀번호를 안다. 확인했더니 돈이 빠져나가더라. 바로 신고를 했다"고 말했다. 실종 다음날 돈이 빠져나간 흔적을 발견한 것. 윤씨 가족은 어렵게 돈이 빠져나간 시간 은행 CCTV를 확인했다. 윤씨의 계좌에서 돈을 빼간 사람은 윤씨가 아닌 낯선 남자였다. 남성 최씨는 이 남성의 존재를 알게 된 순간부터 윤씨에게 큰일이 생겼음을 확신했다. 가족들 누구도 알지 못한다는 이 낯선 남성은 누구일까.

윤남희 씨가 사라진 그 날은 설 연휴를 앞둔 금요일이었다. 윤씨가 마지막으로 통화한 사람은 회사 선배였다. 선배는 "회식인데 고객이 보자고 했다고, 시간이 겹쳐서 조금 늦을 것 같다 했다"고 말했다. 그 통화를 마지막으로 윤씨의 휴대전화 전원이 꺼졌다. 윤씨와 선배의 마지막 통화 시간은 2월 8일 오후 4시50분, 남성이 윤씨 통장에서 현금을 인출한 것은 9일 오전 11시 15분이었다. 윤남희씨가 사무실에서 나간 후 처음 카드가 사용된 것은 8일 오후 10시30분무렵 편의점 현금지급기에서였다. 윤씨가 남편 카드와 자신의 카드에서 인출한 금액은 230만원이었다. CCTV가 없던 탓에 누가 인출했는지 알 수 없다. 이후 오후 10시35분께 남편 카드로 2만원어치를 주유했다. 주유소 역시 CCTV가 없었고 기억하는 직원도 없었다. 다음날 의문의 남성이 은행 2곳에 들러 현금 280만원을 빼갔다. CCTV 속 남성을 찾기란 쉽지 않았다. 경찰 역시 현상금을 걸고 제보를 기다렸지만 사건은 미궁 속으로 빠졌다.

사건 두달여무렵 CCTV 속 남성의 모습이 전국의 TV를 통해 공개됐다. 놀랍게도 뉴스 방송 후 CCTV 속 남성 이모씨가 직접 경찰서를 찾아왔다. 그런데 왜 아직까지 실종 사건이 마무리 되지 않았을까.

'그것이 알고 싶다'와 만난 이씨는 "난 아무것도 모른다. 내가 자수를 했다. 작은 아버지가 너 누구 납치했냐고 하더라. 돈 찾는것 내가 봐도 범인 같다"고 말했다. 당시 이씨는 콜때기라 불리는 불법 자가용 택시 영업을 했다고 했다. 이씨는 "돈 찾는 심부름을 했다. 모텔에 갔더니 문을 다 열지 않고 메모지랑 카드를 주고 돈을 뽑아오라 했다. 목소리도 못 들었다. 난 의심을 전혀 안했다. 근데 빨리 돈 받고 집에 가서 쉬어야겠다는 생각만 했다"고 주장했다. 박지선 교수는 이씨에 대해 "모텔에서 심부름 하고 받는 사람의 태도나 옷차림새에 대해 여과 없이 본인이 기억하고 있는 인상 그대로 이야기 하고 있다. 특별히 본인이 뭘 숨긴다거나 그렇게 보이진 않는다"고 분석했다.

이씨는 "묵는 사람 같진 않다 모자 쓰고 옷을 다 갖춰입은 상태였다. . 막일꾼 작업복 같았다. 키가 작고 왜소하고 나이가 있어 보이는 노숙자 같은 스타일이었다"고 말했다. 당시 이씨의 증언으로 몽타주도 만들어졌다.

경찰 조사 결과, 윤씨가 사라진 당일 오전 11시30분과 오후 3시, 같은 공중전화로 윤씨에게 전화를 걸었다. 이후 윤씨는 고객을 만나겠다며 나갔다. 윤씨 사무실에서 3km 정도 떨어진 곳에 있던 공중전화였다. 그런데 차량 속에서 발견된 윤씨의 업무수첩 속에서 의미심장한 메모가 발견됐다. 수첩 속 마지막에 '홍기찬 서수원전화국'이라고 적혀있었다. 그날 두 번 걸려온 공중전화는 서수원전화국 앞에 있던 공중전화였다.

그날 서수원전화국 앞 공중전화에서 윤씨에게 전화한 홍기찬은 누구일까. 수많은 홍기찬을 조사했지만 범죄 혐의가 의심되는 인물은 찾지 못했다. 전문가들은 "가명이었을 개연성이 높다. 범죄를 저지를 때 자기 이름을 대고 할 사람이 누가 있겠냐", "상상해서 갑자기 댈 수 있는 일반적인 이름은 아니다. 이 이름을 아는 사람이면서 홍씨라는 이름이 노출 돼도 크게 나한테 타격이 없을 정도의 관계를 가진 사람이다. 가까운 사람은 아니고 한동안 일한 경험이 있거나 더이상 일하지 않거나 하는 사람"이라고 분석했다.

실종 당일 저녁 윤남희씨 핸드폰을 타인이 사용한 흔적이 포착됐다. 누군가 윤씨의 휴대전화로 두명의 사채업자에 전화를 걸어 카드깡을 문의했다는 것이다. 공중전화로 윤남희씨를 불러내고 윤씨의 전화로 카드깡 문의를 하고 윤씨의 카드로 돈을 찾아오라고 시킨 사람은 누구일까.

윤남희 씨의 생활반응은 지금까지 전혀 나타나지 않고 있고 그녀는 장기 실종자로 남아있다. 남편 최씨가 실종된 윤씨를 찾는데 집중하는 동안 당시 22개월이었던 아들 준영씨는 윤씨의 둘째 언니가 돌봤다. 언제쯤 아들의 추억들을 동생에게 전해줄 수 있을까.

용의자의 첫번째 행적은 서수원전화국 앞 공중전화에서 시작된다. 윤씨가 남긴 메모를 볼 때 용의자는 먼저 이곳으로 윤씨를 유인했다. 두차례나 전화하며 윤씨를 불러낸 가해자만 피해자를 알고 있는 일방적 면식범일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당시에는 영업사원들이 생활정보지에 정보를 공개하며 홍보하는 일이 흔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을 터다.

전문가들은 윤씨 카드 비밀번호가 맞는지 확인하기 전까지 살아있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이를 위해 최소 2명 이상이 범행에 가입했을것이라고. 용의자들이 처음 돈을 인출한 곳은 주유소에 딸린 편의점 현금인출기였다. 정작 주유를 한 곳은 그곳에서 3km 정도 유턴해야 가야 하는 곳이었다. 첫 돈 인출 당시 비밀번호를 확인한 후 피해자 시신처리를 위해 이동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이후 수원 모텔에서 용의자들이 포착됐다. 돈이 인출한 장소에서 차로 15분 떨어진 곳이었다. 모텔 맞은 편에는 파출소가 있었다. 피해자가 함께 모텔에 들어갔을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다.

인출 심부름을 했던 이씨는 "우리 사무실 아는건 보통 술집 아가씨들이다. 콜을 알 정도면 아무래도 이쪽 바닥을 어느 정도 알아야 하지 않을까. 노름방 같은 데에서 돈 심부름이 있었다. 처음 생각한게 노름방 스타일이었다"고 말했다. 용의자는 6일 뒤 또다시 사채업자에게 전화를 걸어 카드깡을 시도했다. 이날도 발신지는 수원이었다. 그런데 실종 9일째 경기도 안산에서 윤씨 휴대전화 발신 신호가 잡혔다. 윤씨 흔적을 찾기 위해 경찰 병력도 투입됐으나 윤씨를 찾진 못했다. 이후 윤씨 휴대전화 신호는 끊겼다.

차량 내부에서는 윤씨의 소지품이 그대로 발견됐다. 차량 감식에서도 지문, 혈흔, 족적 등 의미있는 감식 결과는 없었다고 한다. 사건이 벌어진 장소가 윤씨의 차량이 아니라는 의미이다. 또다른 차량이 있었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전문가는 "전과가 있는 것으로 보이고 특히 영업사원 일을 하는 여성에게 접근해 이런 식의 납치 시도라든지 범행들이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사진


=SBS '그것이 알고 싶다' 캡처)

뉴스엔 이민지 o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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