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관의 제왕' 앨런 시어러도 프리미어리그 우승은 해봤다.
토트넘 홋스퍼 공격수 해리 케인의 말이 잉글랜드 축구계를 흔들었다. 케인은 지난 3월 29일(이하 현지시간) 축구 전문가 제이미 레드냅과 진행한 인스타그램 라이브 이벤트에서 자신이 토트넘을 떠날 수 있다고 말했다.
항상 세계 최고의 선수단을 원하는 레알 마드리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를 만족시킬 파트너를 찾는 유벤투스, 최전방 보강이 필요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케인에게 관심이 있다는 소식이 이어진 가운데 나온 멘트다.
현지 전문가들은 케인이 토트넘을 떠나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영국 '데일리 스타'의 제레미 크로스 수석 기자는 칼럼에서 "케인이 앞으로도 기억되고 싶다면 더 이기적이고 우승 경력을 생각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프리미어리그 득점왕 출신 축구 전문가 크리스 서튼 역시 "그가 우승을 원한다면 떠나는 것을 원망할 수 없다"며 "맨체스터 시티나 리버풀이 원할 때 그가 가지 않는 건 바보짓이다"고 말했다.
케인은 이적시장에만 나온다면 모든 빅클럽이 달려들 '현역 최고의 골잡이'다. 만 26세에 불과하지만 이미 리그 136골(통산 13위)을 넣었다. 현역 프리미어리거 중 케인 보다 EPL 통산 득점이 많은 선수는 세르히오 아구에로(맨체스터 시티, 180골) 단 한 명이다.
개인 수상 경력도 풍부하다. 케인은 이미 득점왕을 두 차례나 차지했다. EPL에서 득점왕을 2회 이상 거머쥔 선수는 8명뿐이다. 또 케인은 PFA 영플레이어와 2차례 잉글랜드 올해의 선수를 수상했다. PFA 올해의 팀에 4회, FIFA-FIFPro 월드 일레븐 후보에 3회 이름을 올렸다.
'옥에 티'는 팀 수상 경력이다. 토트넘 유스 출신인 케인은 프로 데뷔 후 메이저 대회 트로피를 단 한 번도 들지 못했다. 2014-2015시즌 리그컵(현 카라바오컵) 준우승, 2018-2019시즌 챔피언스리그 준우승이 최고 성적이다.
케인이 프리미어리거 정점인 PFA 올해의 선수, EPL 올해의 선수를 받지 못한 결정적인 이유이다. 올해의 선수 표심은 리그 성적에 영향을 크게 받는다. 케인은 득점왕을 차지한 두 시즌 모두 우승팀 멤버(2016 PFA 리야드 마레즈-EPL 제이미 바디, 2017 은골로 캉테 동시 수상)에게 올해의 선수 타이틀을 내줬다.
케인의 '무관' 경력은 개인 기록을 비슷하게 남긴 선수와 비교할 때 더욱더 초라해진다. EPL 득점왕 2회 이상 수상자 중 메이저 대회 우승 경력이 없는 선수는 케인, 지미 플로이드 하셀바잉크 단 두 명이다. 단 하셀바잉크는 1998-1999시즌 고작 18골로 3인 공동 득점왕을 수상한 기록이 포함돼 있어 저평가 소지가 있다.
EPL 100골 득점자 총 28명 중에서도 '무관'으로 선수 경력을 마친 선수는 케인, 하셀바잉크, 맷 르 티시에 고작 3명이다. 이 중 르 티시에는 중하위 팀인 사우샘프턴에서만 프로 선수 경력을 보낸 '원클럽맨'(아마추어 리그 경력 제외)이다. 구단 레전드로서 명예를 얻는 대신 트로피 수납장을 비운 경우다.
케인은 이대로만 뛰면 '프리미어리그 역대 최고 공격수' 수식어를 달고 은퇴할 것이 자명하다. 현재로써는 시어러의 프리미어리그 역대 최다 득점 기록(260골)을 조준 가능한 유일한 현역 선수다. 역사상 두 명이 전부인 통산 3회 득점왕 역시 어렵지 않다고 전망된다.
그런 케인이 직접 '르 티시에처럼 되지 않겠다'고 밝혔다. 우승 경력으로 방점을 찍겠다는 심산이다. 12년째 무관인 토트넘이 케인을 잡을 수 있는 시간은 얼마 남지 않았다. 2020-2021시즌이 마지막 기회일 수 있다.(자료사진=해리 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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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 김재민 j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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