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엔 글 박수인 기자/사진 이재하 기자]

배우 김도현이 '스포브리그'와 '99억의 여자'를 동시에 촬영한 소감을 밝혔다.

김도현은 2월 13일 서울 강남구 뉴스엔 사옥에서 진행된 SBS 금토드라마 '스토브리그'(극본 이신화/연출 정동윤) 종영 인터뷰에서 KBS 2TV 드라마 '99억의 여자'와 촬영 기간이 겹쳤던 당시를 떠올렸다.

"한 달 반에서 두 달 정도 촬영이 겹쳤다. 1월 초가 클라이막스였다. '스토브리그' 측에서 배우들에게 '단단히 준비해달라'고 했던 전지훈련 촬영과 '99억의 여자' 엔딩 촬영이 겹친 거다. 어느 팀에 가도 '밤을 새웠다'고 말하지 못했다. 그런 생활이 지속되니까 2주 차에는 생명체로서 공포심이 들었다. 촬영을 하다가 쓰러질 수도 있겠다 싶었다. 체력의 한계가 느껴져서 에너지 드링크를 아침, 점심, 저녁으로 3캔까지 마신 날도 있다. 이건 자랑도 뭣도 아니고 제가 책임져야 할 부분이기 때문이다. 촬영에 늦거나 피곤하다고 해서 어느 한 군데라도 민폐를 끼치면 그건 200% 제 잘못인 거니까. 촬영 시기가 앞당겨지고 늦춰지고 하면서 어쩔 수 없었다."

수목드라마 '99억의 여자'에서는 주도면밀한 야심가 서민규를, 금토드라마 '스토브리그'에서는 '츤데레' 유경택을 연기했다. 서민규와 유경택의 차이를 확실히 두기 위해 하나부터 열까지 신경썼다는 김도현은 한 배우임을 알지 못할 정도로 각기 다른 캐릭터를 만들어냈다.

"서민규와 유경택이 너무 다른 인물이어서 오히려 나았던 것 같다. 직업도, 상황도, 비주얼, 대사, 말투, 모든 호흡이 다른 인물이라 가능했던 것 같다. '지킬'과 '지길' 정도였다면 더 힘들었을텐데 '지킬 앤 하이드'급이었다. 사실 시청자들에 폐가 될까봐 걱정을 엄청 많이 했다. 양쪽 다 믿음이 안 생일까봐, 혹시라도 집중이 안 될까봐. 그부분을 가장 많이 신경쓰면서 연기했다. 원래 '99억의 여자'에서는 안경을 쓰는 설정이었고 '스토브리그'에서는 안경을 안 쓰는 설정이었는데 두 작품 모두 반대로 돼서 비주얼 적으로 좀 더 차이를 둘 수 있었다."

두 작품을 동시에 소화하느라 생명의 공포까지 느꼈던 김도현이었으나 그 덕에 가장 큰 효도를 하기도 했다. "제 지인들은 신났다"고 운을 뗀 그는 "어머니가 특히나 행복해하셨다. 가장 큰 즐거움을 드린 두 달이 아니었나 한다"고 전했다.

김도현은 5년 전 인터뷰에서 자신을 '품질 좋은 사은품'에 비유한 바 있다. 5년이 지난 2020년, 여전히 같은 생각일까.

"모든 상품이 메인이고 최고여서 경쟁이 되지 않는 지경까지 이르게 되면 최고의 주변을 보기 시작한다고 생각한다. 제가 최고가 될 만한 사람은 아니니까 '품질 좋은 사은품'이라도 되고 싶다는 마음에서 그렇게 말한 거였다. 아직 꿈 같은 얘기지만 굵직한 사은품 역할을 꾸준히 하다가 더 가치 있는 상품이 됐으면 한다. 처음엔 커피 옆 텀블러였지만 점점 희소성이 있고 그 가치를 알아주는 사람들이 많아진다면 더 비싼 값에 중고거래로 팔릴 수 있지 않을까."


뉴스엔 박수인 abc159@ / 이재하 ru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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