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엔 황혜진 기자]

EBS가 '생방송 톡!톡! 보니하니'(이하 보니하니) 출연자인 코미디언 박동근의 욕설 논란, 최영수의 폭행 의혹이 불거진 지 하루 만에 방송 중단을 결정했다.

12월 12일 EBS에 따르면 '보니하니' 방송은 이날 부로 중단된다. EBS 측은 이날 오후 뉴스엔에 "'보니하니' 방송 중단, 제작진 교체가 확정됐다"고 밝혔다. 프로그램 책임자인 유아·어린이국장과 유아·어린이부장의 보직 해임도 결정된 것으로 전해졌다.

11일 온라인 상에서는 최근 유튜브 채널을 통해 방송된 '보니하니' 캡처 사진과 영상이 화제가 됐다.

해당 영상에는 '당당맨' 최영수가 MC인 버스터즈 채연에게 위협적인 자세를 취하는 모습이 담겨 있다. 채연에게 다가가는 최영수의 모습이 다른 남성에게 가려져 제대로 보이지 않았던 가운데, 일부 네티즌들은 최영수의 자세와 각도 등을 두고 최영수가 채연을 폭행한 것이 아니냐는 추측을 제기했다. 논란이 되자 최영수는 채연을 때리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최영수 폭행 의혹과 함께 '먹니'로 출연 중인 코미디언 박동근도 구설수에 휩싸였다. 다른 '보니하니' 영상 속 박동근은 채연에게 "독한 X. 리스테린 소독한 X'이라는 욕설을 했다.

이후 일각에서는 '리스테린 소독한 X'이라는 표현이 유흥업소에서 쓰이는 성적 은어라는 주장이 나왔지만 박동근이 어떤 의도로 이 같은 표현을 사용했는지는 정확히 확인되지 않았다. 그러나 만 15세인 채연에게 '독한 X'이라는 욕설을 했다는 것, 어린이들이 주 시청층인 '보니하니'의 출연자가 방송에서 이 같은 말을 했다는 것만으로도 다수 시청자들과 네티즌들의 비판이 쏟아졌다.

논란이 거세지자 '보니하니' 제작진은 11일 오후 "출연자들끼리 허물없이 지내다 보니 심한 장난으로 이어진 것"이라고 해명했다. 채연 측도 "채연 본인에게 확인한 결과, 폭행이 아닌 장난이었다. 폭행 사실은 전혀 없다"고 밝혔다.

결국 EBS 측은 문제를 일으킨 박동근, 최영수 하차를 결정했다. EBS 김명중 사장은 11일 오후 '보니하니' 공식 홈페이지 등을 통해 공식 사과문을 발표했다.

EBS 사장은 "EBS를 항상 아끼고 사랑해 주시는 시청자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보니하니'의 최근 유튜브 인터넷 방송에서 폭력적인 장면과 언어 성희롱 장면이 가감 없이 방송돼 주요 시청자인 어린 학생들을 비롯한 시청자 여러분들에게 심한 불쾌감과 상처를 드렸다. EBS는 사태의 심각성을 엄중하게 받아들이고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 EBS는 사고를 인지한 즉시, 비상 대책회의를 열고 전사적 차원의 대책 및 이행 계획을 수립했다. 우선 문제의 출연자 2명을 즉각 출연 정지시키고, 관련 콘텐츠에 대한 유튜브 영상을 삭제 조치했다"고 알렸다.

재발 방지를 위해 향후 프로그램 제작과 방송에 대한 자체 모니터링을 강화하겠다는 입장도 덧붙였다. EBS 사장은 "이번 사고는 출연자 개인의 문제이기에 앞서 EBS 프로그램 관리 책임이 크다. EBS도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났다는데 충격과 함께 큰 책임을 느끼고 있다. EBS는 이번 사고를 계기로 모든 프로그램의 출연자 선정 과정을 전면 재검토하겠다. 프로그램 관련자에 대한 책임을 철저히 묻고, 징계 등 후속 조치를 엄격히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무엇보다 앞으로 이와 유사한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사고의 원인을 철저히 파악해 제작 시스템을 정비하는 등 제작 전 과정에 걸쳐 엄중히 점검하고 개선할 방침이다. EBS는 향후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더욱 엄격하고 주의 깊게 프로그램을 제작하겠다. EBS를 믿어주신 시청자 여러분께 다시 한번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고 덧붙였다.

이로써 '보니하니'는 4,000회를 갓 넘긴 시점에 위기에 놓였다. 2003년 첫 방송된 '보니하니'는 애니메이션과 다양한 코너를 선보이며 어린이들의 창의력 향상에 기여한 프로그램이다. 그간 다수의 스타들이 MC 보니, 하니 역할로 출연해 인기를 모았다. 시청자들의 사랑에 힘 입어 11월 29일에는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구 EBS 본사에서 이수민, 안형섭, 황바울, 김태진, 한별 등 역대(1대~17대) 보니, 하니들과 함께 지난 16년 방송을 결산하는 4,000회 특집 보니하니 어워즈 행사도 개최했다.

뉴스엔 황혜진 blossom@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newsen@newsen.com
copyrightⓒ 뉴스엔.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