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은 130km/h에서 140km/h로 빠르게 달려가는 것 같다. 내 속도는 가늠하지 못하겠다. 너무 빨리 가지 않으려 한다."
유재석이 tvN 예능 프로그램 '유 퀴즈 온 더 블럭'(유퀴즈)에서 한 말이다. 유쾌한 말발로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국민MC 유재석이 변했다. 유재석은 최근 방송에서 진정성 있는 본인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한때 유재석이 손대면 모든 프로그램이 성공한다는 말이 있었다. 약 10여 년간 지상파 방송 3사 연말 연예대상 시상식에서 유재석이 대상을 휩쓰는 건 당연했고 그에게 1위는 가장 잘 어울리는 액세서리였다. 유재석에게 1위란 자연스럽고 당연한 순리처럼 보이지만 tvN 예능 프로그램 '유 퀴즈 온 더 블럭'으로 받는 1위는 유난히 새롭다.
최근 들어 다시 유재석이 출연하는 프로그램들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을 비롯해 MBC '놀면 뭐하니' , JTBC '슈가맨3'까지 다시금 대중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다.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다고 볼 수도 있지만 유재석이 맡는 예능 프로그램은 분위기도 느낌도 변했다.
적수 없는 국민 MC로 활약하던 시기, 유재석은 '재미있는' 예능을 추구했다. MBC '무한도전', SBS '런닝맨' 등 체력 소모가 상당한 만큼 대중에 웃음과 열정을 보여주는 버라이어티한 예능 프로그램이었다. 그에 맞춰 유재석은 어떤 출연자보다도 최선을 다해 밝고 외향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그에 반해 최근 유재석은 '공감'과 '힐링'에 주력한 프로그램에 출연하고 있다.
유재석이 출연하는 프로그램 성격만 변한 것이 아니라 방송에 임하는 태도 역시 변했다. 유재석은 MBC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에 출연할 때만 하더라도 타인의 얘기를 듣는 편이었지만 최근 방송에서는 시민들에 공감하며 본인 얘기도 함께 들려주고 있다. 시민들과 대화를 나누고 또 트로트라는 장르에 도전하는 유재석은 확실히 1위를 향해 달려가기보다는 천천히 순간을 즐기는 것처럼 평온해 보인다.
몸과 마음이 성장하면서 '변화'하는 게 점차 어려워진다고 한다. 최고의 자리에 서있던 유재석이 익숙한 옛 것을 버리고 새 포맷을 찾았다. 그에겐 또 다른 도전이었을지 모른다. 대상을 받고 박수를 받던 국민 MC는 다른 도전을 시작했고 다시 전성기를 맞고 있다. 이번엔 단번에 1위 자리에 올라서는 유재석이 아닌 천천히 1위까지 올라가는 과정을 볼 수 있을 듯하다.
매년 그렇듯 겨울이 찾아온다. 추운 날씨에 야외 촬영이 어려운 tvN 예능 프로그램 '유 퀴즈 온 더 블럭'은 오는 12월3일 방송 이후 휴방에 돌입한다. 끝이 아니다. 봄이 되고 날이 풀리기 시작하면 다시 방송을 재개한다.
유재석의 전성기도 겨울을 지나 보내는 것처럼 잠시 주춤했을 뿐 다시 눈이 녹고 봄이 찾아오려 한다. 2020년 봄 tvN 예능 프로그램 '유 퀴즈 온 더 블럭'이 다시 방송을 시작할 때쯤 유재석은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을지 기대된다. (사진=tvN 예능 프로그램 '유 퀴즈 온 더 블럭' 캡처)
뉴스엔 최유진 am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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