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전화 안 터진다는 말이 '세상 새빨간 거짓말'이 된 이 시대에, 엇갈려 못 만나 속 태우는 그런 '공중 전화 같은 사랑’을 고전적 연애란 이랬다고 추억하지 않는 이상 드라마도 아닌 요즘 영화로 감히 ‘용감’(?)하게 찍을 수 있단 말인가.
천리안 혹은 유니텔 시대의 사랑을 그린 97년 영화 '접속'과 더러 비교되며, 그때보다 훨씬 복잡미묘해졌음에도 '이게 가장 보통’이라니 "관두자”하게 되는 이 ‘비혼의 시대’에, 이유진 대표는 "영화를 통해 사실 이런 얘기를 하고 싶었고 그 진심이 전해지길 바란다”고 했다.
"사랑에 대해 믿고 싶지 않아 하는 시대지요. 하지만 연애는 계속 할 만한 일이 아닐까요. 사람에게 받은 상처는 사람에게 치유 받는다는 말이 있듯이.”
영화를 보면 '다시’ 연애가 하고 싶어 지는가. 이유진 대표는 "그렇다면 소임을 다한 것”이라며 “사랑에 대해 이젠 좀 알겠다 싶은 남녀들의 이야기다. 그런 점에서 ‘가장 보통의 연애’는 코칭이 아닌 ‘컨설팅’의 성격을 띠고 있는 영화”라고 했다.
이걸 볼까, 말까 고민하는데 적어도 로맨스물에선 남녀 주인공이 상당한 ‘선택지’가 되는 것도 무시할 수 없는 부분. "지분으로 따지면 8~90%는 되는 것 같다”며 이유진 대표는 영화를 향한 관객들의 호응이 공효진과 김래원의 케미 덕분이었음에 고마움을 표시하기도 했다. 덧붙여 이 대표는 김래원에 대해 "그리웠던 ‘옥탑방 고양이’의 그 눈망울을 다시 볼 수 있어”, 공효진을 두곤 “그야말로 명불허전의 매력을 담아낼 수 있어” 영광이었다고 했다.
괜찮은 성적이 담보된 괜찮은 결과물을 ‘꾸준히’ 낸다는 건 비단 영화계 뿐만 아니라 모든 업계에서 응당 환영 받는 부분. 이유진 대표가 그런 경우다. '가장 보통의 연애’에 앞서 ‘전우치’ ‘내 아내의 모든 것’, ‘검은 사제들’, ‘마스터’, ‘국가 부도의 날’ 등 이 대표가 제작한 작품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흥행에도 성공한 ‘웰메이드 영화’란 공통점이 있다.
사실 비결이 있을까, 매 순간 영혼을 갈아 넣는 수밖에. 다만 이유진 대표는 "함께 일하고 있는 '영화사 집' 구성원들의 남다른 프로 의식이랄까. 영화 자체에 대한 애정과 자신의 일에 대한 열정이 남다른 이들 덕분"이라며 그 공을 돌렸다.
한숨 돌릴 틈도 없이, 이유진 대표는 차기작을 한창 제작 중이다. "현재까진 ‘어론’(Alone)이란 가제로 불리는 이 영화는 정체모를 병에 걸린 감염자들과의 사투를 그린다"는 게 이 대표의 설명. 유아인과 박신혜가 공동주연을 맡은 만큼 멜로 연기도 기대해볼 수 있지 않겠냐는 질문에 이 대표는 “전혀”라며 딱 잘라 말했다.(사진=NEW 제공)
뉴스엔 허민녕 mign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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