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가 막히게 만들어놨다."
배우 허동원은 최근 뉴스엔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이 출연한 영화 '범죄도시'의 뒷이야기를 공개했다. '범죄도시'는 청소년 관람불가 영화임에도 불구, 600만 관객을 돌파하며 박스오피스를 장악했다.
드라마 '미생', '앵그리맘', '실종느와르M', '냄새를 보는 소년', '크리미널 마인드', 영화 '열애', '감금의 시간', '여배우 공작단' 등에 출연했던 허동원은 지난 10월3일 개봉한 '범죄도시'에서 ‘마석도’(마동석) 형사 곁을 지키는 ‘오동균’ 형사로 분해 실제 형사와 흡사한 자연스러움과 몸을 아끼지 않는 연기로 관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짬뽕'에서 김원해 선배님과 7년간 호흡했다. 그때 딱 프로필 돌리기 시작했다. 오디션도 도전해봤다. 극단을 만들었는데 운이 좋았다. 이번에 영화 개봉할 때 5천 몇백개씩 댓글을 달았다. 내가 할 수 있는 건 그런 것 밖에 없어 댓글을 달기 시작했다. 그런게 내가 공연하면서 했던 것들이다. 늘상 했던 거라 그렇게 힘들진 않았다."
마동석, 최귀화, 홍기준, 하준 등과 함께 형사 역으로 인상깊은 활약을 펼친 허동원은 자신을 '범죄도시'호에 합류시켜준 오디션 당시 기억을 떠올렸다. 원랜 형사가 아닌 조선족 조폭 역할을 하고 싶었다는 허동원은 "오디션 대본이 위성락 역할이었다. 그러고 시나리오를 읽었는데 그게 너무 매력있었다. 지금 영화보다 훨씬 더 매력적이었다. 야수 같은 느낌이었다. 아마 모든 배우들이 욕심을 냈을 것이다. 근데 안되는 건 안되는 거더라. 다행히 형사 역할을 주셔서 감사했다. 당시 내 모습이 형사 같았다고 하더라. 머리도 떡지게 하고 가고 피부도 하얀 편인데 태닝을 하고 갔다. 어두운 느낌이 나게 했다"고 털어놨다.
그렇게 합류하게 된 '범죄도시'. 팀워크가 남달랐다는 '범죄도시'의 현장 분위기는 배우들이 연기를 하는데 있어 최상의 컨디션이었다. 조선족 조폭팀은 함께 스터디를 했고, 윤계상은 자신의 대사를 후배들에게 나눠주기도 했다. 그리고 전체적으로 대본에 없었던 대사들이 리허설에서 만들어지고 영화에도 고스란히 반영되는 경우가 많았다는 후문. 화제의 대사 '진실의 방'도 그 대표적인 예다.
그런가하면 허동원은 영화 속 강력계 형사들과 조선족 조폭들의 느낌이 정반대였다고 전했다. 조선족 조폭들이 거칠고 어두운 느낌이 강했다면, 강력계 형사들의 경우 유쾌하고 재밌는 부분이 많았다고. 때문에 현장 분위기도 이를 따라갈 수 밖에 없었다.
"형사팀과 조폭팀이 다른 영화였다고 하더라. 거긴 어둡고 말도 걸기 힘들고 날카로운 상태였다고 하더라. 양태 역할 김성규도 그렇고 사람들이 말도 못 걸고 어둠의 그림자처럼 느껴졌다 하더라. 근데 형사팀 같은 경우 워낙 재밌게 하니까 장난도 많이 치고 그래서 아예 다른 영화를 찍었다더라."
허동원은 "감독님도 그렇게 찍으셨다. 나도 처음 봤는데 조폭팀을 그렇게 살벌하고 잔인하게 만들어놓으신지 몰랐다. 영화를 총 3번 봤는데 처음엔 나 나오는 것만 보고, 그 다음에는 전체적인 걸 봤다. 기가 막히게 만들어놨더라. 첫 입봉작이라고 하셨는데 대단하다. 많이 놀랐다. 나도 형사 영화라서 다른 형사 영화들을 봤는데 다른 느낌이었던 것 같다. 전사도 없이 스피디하게 전개되지 않나. 내가 알기로 편집된 분량이 20분도 안 된다고 하더라"며 감탄을 금치 못했다.
허동원은 '범죄도시'뿐 아니라 제22회 부산국제영화제에 초청된 영화 ‘죄많은 소녀’에도 출연하며 충무로 연기파 배우로 주목받고 있다. 재밌는 건 '죄많은 소녀'에서도 형사로 분했다는 점이다.
"형사 역할이 대부분이었던 것 같다. 좀 업그레이드되면 연쇄살인마다. 내 눈에 그런 게 있다고 하더라. 사이코패스 같은 역할을 하고 싶다 했다. 얼마 전 연극에서도 그런 캐릭터를 했다. 내가 갖고 있는 부분에서 썼다. 만든게 아니었다. 그런 연기가 편하더라. 그런 것들도 하고 싶다. '크리미널 마인드'도 잠깐 나오는 역할이었는데 잠깐이라도 보여줄 수 있어 재밌었다. 감독님도 좋아해주셨다."
이와 함께 허동원은 "'죄많은 소녀' 평이 좋아 고무적이다. 작은 역할이기도 하고 많이 나오진 않지만 내가 참여했던 영화가 잘되고 있으니까 좋다. 한솥밥 식구인 유재명 선배님, 고원희랑도 처음으로 같이 한 거라 애착가고 애틋하기도 하고 그렇다. 또 우리 극단이랑 함께할 수 있어 기억에 남는 작품이었고, 여배우들이 많이 나오는 작품이라 조금은 숨통이 트일 수 있는 영화다. 어떻게보면 상업영화에서 반대되는 형상인데 이런 영화가 활성화 됐으면 좋겠다. 진짜 잘하는 여배우들이 많다. 남자들이 표현하지 못하는 걸 표현해낸다"고 '죄많은 소녀'에 대한 응원도 잊지 않았다.
한편 현재 '사건발생 1980' '정동진' 등 연극 신작을 준비중이라는 허동원은 연극에 대한 무한한 애정을 드러냈다.
"아직까지 난 경험을 많이 해야하는 단계다. 더 다양한 것들을 시켜준다면 할 수 있다. 내가 연극 무대를 버리지 못하는 이유는 더 쌓을 수 있는 시간과 공간이 주어지기 때문이다." (사진=키위미디어 제공)
뉴스엔 박아름 jamie@ / 이재하 juda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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