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원희가 한층 발랄해진 모습으로 돌아왔다.
고원희는 색깔이 다양한 배우다. tvN 'SNL코리아 시즌6'에서 크루로 활약하며 콩트 연기를 뻔뻔하게 해내더니 지난해 방송된 KBS 2TV 'TV소설 별이 되어 빛나리'(극본 유은하 조소영/연출 권계홍)에서는 차분하고 단아한 모습으로 변신하기도 했다. 또 이번에는 철딱서니 없는 부잣집 딸로 분해 발랄한 매력을 뽐냈다. 맡는 역할마다 제 몫을 제대로 해내니 다음 모습을 기대할 수밖에 없는 배우다.
극중에서 이지윤은 프랜차이즈 정가 정혜란(김혜리 분) 회장의 외동딸로 부모님 뜻대로 사는 게 아니라 자신의 인생을 스스로 개척하겠다고 다짜고짜 가출부터 하는 철없는 인물이다. 부잣집 딸이지만 카페에서 아르바이트 생으로 일하며 삼각김밥으로 점심을 때우는 일을 자처하는 등 자칫 비현실적으로 보일 수 있는 설정이었음에도 고원희는 이지윤을 현실감이 느껴지되 사랑스럽게 표현해내며 호평을 받았다.
"단순하고 솔직하게 접근하려 했다. 부모님의 그늘 아래서 부모님이 계획한대로 살아온 아이다. 그늘에서 탈출하고 싶다는 생각만 했을 것 같다. 생각은 철들었지만 행동은 철없기도 하고 세상 물정도 잘 모른다. 그런 아이러니한 부분을 어떻게 표현할지 많이 고민했다."
발랄하고 적극적인 이지윤은 사랑을 할때도 맺고 끊는게 명쾌한 인물이었다. 최강수(고경표 분)를 향한 짝사랑을 접자마자 오진규에게로 방향을 급선회해 직진했다. 계약연애로 시작된 오진규와 이지윤의 티격태격 알콩달콩 로맨스는 많은 시청자들의 응원을 얻었다. 고원희는 "계약연애하면서 쌓인 미운정이 컸던 것 같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어 "(이)지윤이 외로운 친구라는 생각이 들었다. 카페에서도 밥을 혼자 먹지 않나. 부모님에게도 기댈 수 없고. 그런 여러가지가 복합적으로 작용해 (오진규에게) 빠져들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고원희는 김선호의 배려 덕분에 촬영장에서 로맨스 호흡이 좋았다고 연신 칭찬했다. 8세 나이 차에도 불구하고 친구처럼 대하며 친해졌다고. 고원희는 "김선호 오빠는 사람을 편하게 해주는 매력이 있다. 촬영을 시작하기 전 리딩할 때부터 대화도 많이 나누고 친해졌다. 신 마다 엄청 다양하게 준비해와서 같이 재밌게 만들어 가고 그런 호흡이 좋았다. 방송을 볼 때도 항상 '잘했다'고 칭찬해주고 그런 것들이 많은 힘이 됐다"고 털어놨다.
이어 "(오)진규랑 합방하는 신은 정말 즐기면서 촬영한 게 모니터링 할 때도 보일 정도였다. 그 장면은 촬영할 때도 너무 재밌고 좋았다"고 덧붙였다.
'최강배달꾼'은 마지막회 시청률 7.7%(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를 기록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드라마 만큼이나 기운 넘치는 촬영현장 분위기가 시청률 상승에 한 몫한 게 아닐까. 고원희는 "드라마처럼 착한 배우들, 스태프들로 가득했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특히 고경표는 촬영이 끝난 후 배우들끼리 MT를 주도하며 친목도모에 앞장서 모두를 챙겼다고 했다.
"고경표 오빠는 정말 최강수처럼 리더십 있고 의리 있고 그런 성격이었다. 배우끼리 엠티에 가서도 '앞으로 드라마 끝나도 계속 연락하고 지내자'고 하더라. 그런게 재밌고 좋았다. 채수빈은 정말 웃음이 많다. 촬영장에 올 때부터 갈 때까지 지치지 않고 웃는다. 그런 모습이 현장 분위기를 더 좋게 만들었던 것 같다. 마지막에 고경표 오빠, 채수빈은 거의 2주일 가까이 잠을 못 자고 촬영했을 텐데 그래도 스태프들 배우들 모두 챙기는 모습을 보고 대단하다고 느꼈다."
고원희는 촬영이 없을 때는 집에서 반려묘, 반려견들과 시간을 보내는 걸 좋아한다. 20살 때부터 부모님에게서 독립한 고원희는 반려묘 2마리, 반려견 3마리와 함께 대가족을 이뤄 살고 있다. 처음에는 부모님 집 바로 옆에 거처를 꾸렸지만 자취 4년 차에 접어든 지금은 완전히 독립된 공간으로 탈바꿈했다고.
고원희는 "어릴 때부터 내가 생각한 대로 꼭 해야 직성이 풀리는 성격이었다. 그런 점 때문에 어머니와도 자주 부딪쳤다. 후회하더라도 일단 하고 후회하자고 생각하는 편이다"며 "하루는 강아지 한 마리를 분양받아서 키우다가 외로워 보여서 한 마리를 더 데려왔는데 어머니가 도로 돌려보내라고 하더라. 그게 싫어서 내가 책임지겠다고 데리고 나왔다. 사실상 쫓겨난거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발랄하고 천방지축 같은 이지윤 캐릭터와 달리 고원희는 인터뷰 내 차분한 태도로 말을 이었다. 연기에 대한 질문에 한참 생각한 후에 "잘 모르겠다"고 어렵게 답을 내놓는 모습에서 그의 진지한 연기열정을 엿볼 수 있었다.
"처음에는 연기가 막연히 꿈이었는데 지금은 모르겠다. 내게서 연기의 의미가 점점 커지는 것 같다. 힘들 때도 있고 즐거울 때도 있고 미웠다가 좋았다가 한다. '최강배달꾼' 하면서 많은 응원을 받은게 힘이 많이 됐다. 더 열심히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믿고 보는 배우가 되고 싶다는게 내 바람이다. 또 '국민' 같은 수식어도 달아보고 싶고. 많은 사람들에게 예쁨 받고 인정 받고 즐거움을 줄 수 있는 배우였으면 좋겠다."
뉴스엔 오수미 sum@ 이재하 ru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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