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①에서 이어집니다)
먼저, 빠질 수 없는 주량 질문. 취중 인터뷰의 '백미'가 아니겠나. 호탕한 전석호는 역시나 주종을 가리지 않고 잘 마시는 주당, 반면 형님 태인호는 부실 주량을 자랑(?)했다. 전석호는 시원하게 소주를 털어넣었고 태인호는 '맥주 반 안주 반' 식성을 자랑하며 얘기가 시작됐다.
전석호(이하 전) "전 취하는 거 되게 좋아해요. 특히 재밌게 술 먹는 게 제일 좋아요. 얼마 전에 애니메이션 '도리를 찾아서' 있잖아요. 그거 빨대까지 달린 텀블러를 샀거든요. 거기에 술을 담아 빨아 먹고 있어요. 얼마나 맛있는지 모르죠? 하하하."
태인호가 섬세하고 진중한 성격이라면 전석호는 일명 '상남자' 스타일이었다. 이성과 감성 사이라고 표현하면 딱. 서로에 대한 장점을 말해달라고 하자, 그 답변에서조차 전혀 다른 성격이 진하게 우러난다.
태 "저는 석호를 되게 닮고 싶어요. 석호는 고민 없이 연기를 해요. 물론 고민을 하겠지만 저보다 덜한 느낌? 저는 '이게 맞을까? 내 상상대로 표현이 될까?'라는 생각을 많이 해요. 머릿속이 약간 복잡하달까. 그런데 석호는 자신에 대한 완벽한 믿음이 있는 거죠."
전 "자존심일 수도 있는데 사실 부러우면 지는 거잖아요. 하지만 형의 어른스러움은 배울 점이라고 생각해요. 저는 피곤하게 사는 걸 못 참겠는데 형은 거기에 잘 맞춰 사는 것 같아요. 그게 어른이죠. 연기마저도 어른스럽게 하다 보니까 깊이가 생기기도 하고..."
서로에 대한 장점을 얘기해달라고 했더니 서로의 연기에 대한 장점을 늘어놨다. 과연 천생 배우답군. 그렇다면 각자 자신의 연기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물었다. 둘은 이번에도 서로의 연기에 대해 언급했고 칭찬 아닌 칭찬을 곁들였다.
태 "저는 다른 모습을 찾는 습관이 있는 거 같아요. 석호는 자기 비슷한 점을 끌어와서 있는 그대로 연기를 한다면 저는 만들어가는 느낌이랄까."
전 "전 대중성은 없어요. 대중을 위해 연기하지 않고 불특정소수를 위해 연기하죠. 반면에 형은 불특정다수가 좋아할 만한 코드를 아는 사람인 것 같아요. 되게 섬세하게 한다는 생각이 들어요. 나쁘게 얘기하면 '에이 까탈스럽네?' 하하하."
'굿 와이프'는 얼마나 즐거운 작업일까. 두 사람이 또 다시 한 작품에서 호흡하는 것도, 나란히 신스틸러로 존재감을 발산하는 것도 아름다운 광경이다. 전도연 유지태... 이름 날리는 연기파 선배들과도 함께 한다. 배울 것도 느낄 것도 많은 시간이라고 입 모은 두 사람.
태 "처음 전도연 선배를 만나는 날 너무 긴장이 됐어요. '전도연이라는 배우랑 내가?'라는 생각이 들었죠. 그래서 전도연 선배한테 '너무 긴장 돼요'라고 말했더니 선배가 '저도 그래요. 지금'이라고 답하시더라고요. 그렇게 말씀해주시니까 마음이 확 열리는 것 같았어요. 그래서 저런 연기를 할 수 있는 거구나 느끼기도 했죠."
전 "전도연 선배는 대한민국 여성들이 가장 원하는 여성상이 아닐까요. 연기할 때 보면 감정에 있어서 굉장히 명확하세요. 선배가 연기하는 캐릭터가 어떻게 보면 파격적이기도 하잖아요. 그걸 거리낌 없이 잘 표현하시더라고요. 그런 면에서 사랑받고 예쁨 받는 워너비를 너무 잘 그려주고 있다고 생각해요. 전도연이 아니면 할 수 없는 연기겠죠?"
태 "지태 형이랑은 네 살 차이밖에 안 나요. 그래서 대선배라는 느낌보다는 형 같은 느낌이 들어요. 두 선배와 함께 편하게 잘하고 있어요. 두 분을 보면서 되게 좋은 공부를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전도연 선배 연기하시는 건 제가 촬영이 없는데도 카메라 뒤에서 숨죽이고 지켜보고 그랬어요. 그냥 보는 자체가 공부죠 뭐."
전 "지태 형이랑은 에피소드가 있어요. 형이 제 멱살을 잡는 신이 있었는데 제가 리허설 때 애드리브로 형 손을 막 때렸어요. 제가 1차원적인 액션을 하니까 지태 형이 깜짝 놀란 거예요. 순간적으로 표정이 굳으셨죠. 하하하. 하지만 프로시잖아요. 본 촬영 때 그걸 다 살려서 갔어요."
(인터뷰 ③으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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