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은 장난꾸러기 형제처럼, 어쩌면 톰과 제리같기도 했다. 유난히 뜨거운 여름을 보내고 있는 두 남자, 태인호(36)와 전석호(32)를 어렵게 만났다. tvN '굿 와이프'에서 많지 않은 분량에도, 볼 때마다 느낌 있는 두 남자가 아주 궁금했기 때문에.
'굿 와이프'에 두 사람이 없었다면? 앙금 빠진 빙수가 아니었을까. 멀끔한 슈트 차림으로 주로 법정을 오가며 말과 눈빛으로 사람을 '조지는' 타입인데, 그 존재감이 엄청나다. 이젠 얼굴이 많이 알려져 신스틸러 소리도 듣는 몸이지만 2년 전만해도 광고 출연은 꿈꿀 수 없던 사람들. 바로 '미생'이라는 운명을 바꿔놓은 드라마를 만나 분에 넘치는 관심을 받았고 살림살이도 나아졌고 무엇보다 눈에 넣어도 안 아픈(?) 동료를 얻었다. 급기야 같은 소속사 한솥밥까지 먹게 된 형 동생, 서로가 재산이다.
전석호(이하 전) "인터뷰요? 거의 안했죠. 이것도 얼마만에 인터뷰인지. 회사에서 인터뷰 하자고 몇번 얘기했는데 고사해왔죠. 글쎄요. '미생' 끝나고 제의를 많이 받았는데 웬지 인터뷰 하면 안 될 것 같더라고요. 지금 이 분위기는 거품이다 싶었죠. 이 거품이 빨리 빠져야 또 다음 연기를 할 수 있단 생각이 들었거든요. 그때 예능이나 그런 데서 출연 제안도 많이 받았는데 일부러 안했어요."
'굿와이프'를 보다가 전도연(김혜경 역) 속을 긁어대는 전석호 연기가 너무 밉길래, 섹시한 유지태보다도 옆에 있는 태인호가 더 섹시해보이길래 소속사에 인터뷰 요청을 했다. 매니저는 며칠을 망설이더니 "인터뷰요... 아... 전석호 태인호 동시에 같이 하시면 안될까요. 술 한잔 놓고요. 워낙들 인터뷰를 어려워 합니다. 그리고 두 사람이 같이 있으면 얘길 더 잘합니다"라고 했다.
그렇게 태인호 전석호와의 공동 인터뷰가 성사됐다. 애초 계획은 한 사람씩 만나는 거였지만, '이상하게도' 둘은 꼭 손잡고 하고 싶다고 했다. 연예인이라면 신인이거나 무명이거나 홀로 주목받는 걸 좋아하는 편인데, 태인호와 전석호는 달랐다. 함께 있을 때 더 빛이 났고, 같이 있으니 서로를 띄우느라 여념이 없었다.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던 7월 하순 어느 날, 서울 옥수동 포장마차에서 브로맨스 영화 한 편이 시작됐다.
전 "캬.. 이것 봐요. 생선 살 발라주는 거봐. 인호 형이 이렇게 배려가 깊은 사람입니다. 이 배려 제가 다 받고 있지요. 하하하!"
생선 살을 발라 건네주는 태인호. 이 광경을 보던 전석호가 놀렸다. 실제로 만난 태인호는 수줍음 많은 소년 같았다. 드라마 속 '까도남'은 어딜 간건지, 조곤조곤 말투로 술자리 모두를 신경 쓰고 배려하는 자상함이란! "식사들 하셔야죠", "이거 드셔보세요. 맛있어요", "제가 해드릴까요?" 해가며 여자 기자 두명을 녹이는데, 침이 꼴깍 넘어갔다.
태인호(이하 태) "인터뷰는 거의 처음인 거 같아요. 어떻게 해야 되는지 모르겠네요? 석호는 말주변이 좋아요. 주도하는 성격이죠. 뭔가 실행에 옮기는 건 석호가 다 해요. 예를 들면 함께 있다가 밥을 먹고 나니까 다같이 술 한잔 하고 싶어지는 거예요. 그래서 제가 속으로 '한잔 할까. 그냥 집에 갈까' 이러고 고민을 하고 있으면 석호가 '에이~ 한잔 해' 이래요. 그럼 같이 마시는 거죠."
드라마에서 만날 와이셔츠에 넥타이 차림이니까 이날만큼은 캐주얼하게, 자연스럽게 입고 나오길 부탁했더니 이 두 남자, '정말' 편안한 복장으로 눈앞에 나타났다. 시원시원 거침없는 성격의 전석호, 의외로 내성적이고 부드러운 태인호와 함께 네시간동안 육전과 고등어조림을 안주로 술잔을 돌렸다. 두 사람은 배두나의 소속사 샛별당 엔터테인먼트(대표 이한림) 한 식구다.
(인터뷰 ②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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