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야말로 박보검이라는 배우의 발견이었다.
8월 11일 방송을 끝으로 종영한 KBS 2TV 월화드라마 ‘너를 기억해’(극본 권기영/연출 노상훈)는 저조한 시청률을 기록하며 아쉬움을 남겼으나 흡인력있는 스토리와 뛰어난 작품성 덕에 호평 속 종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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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너를 기억해’에서 눈에 띄었던 배우는 바로 박보검이다. 서인국, 장나라, 최원영은 이미 여러 작품에서 탄탄한 연기력을 인정받아 소위 ‘믿고 보는 배우’들이었다면 박보검은 몇몇 작품을 통해 가능성을 인정받았을 뿐인 신인이었다. 하지만 박보검은 ‘너를 기억해’가 전개될수록 극에서 빛을 발했다.
박보검이 연기한 이민(정선호)은 어렸을 때 이준영(이준호/최원영 분)에게 납치돼 살인마로 길러진 인물. 이민은 형 이현이 자신을 버렸다고 생각해 누군가를 버린 사람을 살해하는 괴물로 자라났다. 하지만 이민은 냉철한 살인마로 살인을 저지르면서도 형 이현에게 애정을 갈구하는 애잔한 속내를 내비쳤다. 이민은 자신을 버렸다고 오해한 형을 원망하면서도 형에 대한 애정이 한 켠에 자리하고 있었던 것.
박보검은 복잡한 심리상태를 지닌 이민에 완벽하게 빙의했다. 의뭉스러운 속내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겉으로는 차가운 이민의 캐릭터를 소화한 것은 물론 이현에게 다가가며 시시각각 변화하는 이민의 감정 역시 세밀하게 표현했다. 박보검이 아니라면 이민이라는 인물을 상상할 수 없을 정도였다. 박보검은 연기경력 13년인 최원영과도 안정적인 연기 호흡을 보여주며 배우로서 한 단계 도약했다. 인생 캐릭터를 만난 박보검에게 ‘너를 기억해’는 그의 필모그래피 중 잊지 못할 작품이 됐다.
KBS 2TV ‘내일도 칸타빌레’를 통해 스타성과 가능성을 보였던 박보검은 ‘너를 기억해’를 통해 자신이 가진 연기 내공을 오롯이 드러내며 또 한 명의 ‘스타배우’ 탄생을 알렸다. 주목받는 배우로 성장한 박보검의 발견이 반갑다. (사진=KBS 2TV 월화드라마 ‘너를 기억해’ 캡처)
김민지 breeze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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