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수목드라마 '앵그리맘'(극본 김반디/연출 최병길)에서 여고생으로 변신한 배우 김희선만큼 눈길 가는 배우가 있다. 고복동 역으로 출연 중인 배우 지수가 그 주인공이다.
지수는 '앵그리맘'에서 학생들을 힘으로 완벽히 제압하는 명성고등학교 일진 고복동으로 등장하며 묵직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반항아다운 거친 카리스마를 선보이다가도 섬세한 감정 연기로 고복동의 복잡한 내면을 표현해 여심을 자극하고 있는 것. 대중에 잘 알려지지 않은 신예이지만 분명 주목할 만한 활약을 펼치고 있다.
고복동 캐릭터를 한 마디로 설명하자면 반항아적인 면모를 지닌 일진이다. 그러나 지수는 그에게서 오히려 연민을 느낀다고 했다.
"고복동이란 인물을 처음 접했을 때부터 단순히 일진이라고 생각하기보다 연민이 느껴졌어요. 감춰진 순수함도 느껴졌고 정말 안됐다 싶기도 했죠. 단편적인 모습이 보인다기보다 그런 부분이 제 마음에 정말 와닿았어요. 안타깝고 공감도 됐죠. 그런 매력에 빠진 것 같아요."
지수는 고복동이라는 입체적인 인물을 완벽히 이해하기 위해 바쁜 현장 스케줄 속에서도 대본을 읽고, 또 읽으며 캐릭터 분석 작업을 게을리 하지 않고 있다. 지수는 "실제 성격 중 고복동과 비슷한 면도 있겠지만 평소 편한 사람들과 있을 때는 굉장히 유쾌한 편이다. 장난도 많이 치고 재밌는 이야기를 나누는 걸 좋아한다. 웃음도 많다"고 말했다.
언뜻 보면 힘으로 같은 반 학생들을 제압하는 모양새이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고복동 또한 안동칠(김희원 분), 도정우(김태훈 분)에게 이용당하는 꼭두각시일 뿐이다. 자신을 억누르고 협박하는 두 사람에게 어쩔 수 없이 당하는 고복동의 모습에 많은 시청자들이 안타까움을 표하고 있는 상황.
"연기할 때 현장에서 몰입해 많이 느끼려고 하는 편이에요. 고복동을 연기하며 어떤 장면에서는 자신이 정말 불쌍하다고 느껴졌죠. 이렇게 살아왔고, 이렇게 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 비참한데도 별다른 조치를 취할 수 없는 현실이 마음이 아팠어요. 촬영이 끝난 뒤에도 계속 찜찜한 기분이 남은 적도 있고요. 이런 감정을 느낄 만큼 한 캐릭터에 몰입했다는 게 재밌고 즐겁기도 해요. 특히 안동칠을 연기하는 김희원 선배님과 호흡을 맞췄던 신 중 정말 울컥한 장면이 있었어요. 룸 안에서 극중 제 친형을 빌미로 약점을 잡고 협박하는 신이었는데 '너가 대신 갔다 와라', '내 희생양이 돼라'고 말하는 선배님의 모습을 보며 마치 진짜인 것처럼 느껴져 마음이 아팠어요. 윗사람에게 당하면서도 누구에게도 도움을 받을 수 없고 자신의 길을 선택할 수 없는 현실이 억울하게 느껴졌어요."
'앵그리맘'은 학교 폭력과 비리 등 현실의 어두운 부분을 입체적이고 사실감 있게 보여주고 있다는 호평을 받고 있다. 반면 그렇기 때문에 편하게 시청하기 조금 어렵다는 지적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지수는 "이날 10회가 방송되는데 앞으로 어떻게 극이 전개될 지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시청자 분들의 답답함이 조금씩 풀릴 거라고 생각한다. 주요 인물들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계속 달려왔으니까 앞으로 나아가는 통쾌한 모습도 생기지 않을까"라고 귀띔했다.
지수가 바라는 고복동의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 지수는 "조금씩 성장할 거라 기대하고 있다. 대본을 더 받아봐야 알겠지만 지금까지도 계속 성장을 해왔기에 조금씩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갈 수 있을 것 같다. 조방울(김희선 분)이란 캐릭터로 인해 더 많이 변화하지 않을까 싶다. 사람이 가장 크게 성장하는 순간이 사랑을 할 때라는 말이 있는데 고복동 역시 처음으로 느끼는 사랑의 감정으로 많이 성장할 것 같다. 또 고복동 스스로 택한 삶을 살며 행복해졌으면 좋겠다. 그동안 계속 타의에 의해 살아왔던 고복동에게 자의적인 부분도 생겼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밝혔다.
황혜진 blossom@ / 이재하 rush@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newsen@newsen.com
copyrightⓒ 뉴스엔.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