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좋은 시절’에서 인기있는 캐릭터 중 하나는 바로 민우진이다. 민우진은 7세 지능을 가졌으나 심성이 곱고 맑은 강동옥에게 빠져들어 그야말로 순수한 사랑을 한다. 민우진은 강동옥이 지적장애인이라는 사실을 알고 처음엔 당황했으나 이내 강동옥이라는 인물이 가진 맑은 매력을 보고 그녀에게 마음을 내어줬다. 하지만 7세 지능을 가진 30대 중반의 여자와 건장한 20대 남자의 사랑이야기가 현실적으로 보이지만은 않는 것이 사실. 최웅 역시 민우진을 연기하면서 그 감정을 이해하기까지 많이 어려웠노라 털어놨다.
그럴 때마다 최웅에게 도움을 준 사람들은 ‘참 좋은 시절’ 김진원 PD와 극중 최웅의 상대역으로 출연했던 김지호였다. 최웅은 민우진이라는 인물을 이해하기 힘들 때 종종 김진원 PD와 김지호에게 조언을 구했다고. 덕분에 극 중반 이후로 민우진 캐릭터가 점점 잡혔다.
극 속 민우진 역시 강동옥을 좋아하면서 심리적 변화를 겪었다. 강동옥의 순수함에 첫 눈에 반한 민우진은 강동옥이 7세 지능을 가진 것을 알고 혼란스러워 했다. 이후 민우진은 강동옥을 향한 감정을 동정인지 사랑인지 헷갈려하면서 그녀를 피해다녔다. 하지만 민우진은 강동옥을 향한 감정을 숨길 수 없었다. 결국 민우진은 강동옥에게 "누나가 좋다"고 돌직구로 고백했다. 최웅은 "이 때 민우진이라는 인물을 연기하면서 본능적으로 감정이 움직인 것 같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서로의 마음을 확인한 후에도 민우진과 강동옥의 사랑은 많은 좌절을 겪었다. 무엇보다 가장 큰 산은 민우진 모친의 반대였다. 민우진 모친은 강동옥이 지적장애인이라는 사실을 알고 둘 사이를 나서서 반대했다. 이로 인해 강동옥은 상처받고 민우진은 그런 강동옥을 놓아줬다.
최웅은 "어머니가 둘 사이를 반대하는 것이 갈등의 최고조 아닌가. 민우진 어머니는 딸을 잃었던 아픔도 있고 아들에 대한 기대도 컸을 것이다"며 "실제상황이라면 무척 힘들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후 1년의 시간이 흐르고 민우진은 여전히 강동옥을 마음에 품은 채 그녀 앞에 나타났다. 1년 만에 나타난 민우진은 쾌활하고 애교있던 과거와는 달리 우직하고 남자다운 모습으로 강동옥에게 다가갔다. 최웅은 강동옥과 헤어지고 1년동안 가슴앓이하며 변화한 민우진을 보여주기 위해 목소리 톤에 변화를 줬다고 했다. 극 초반 민우진은 쾌활했다면 힘든 시간을 겪은 후에는 묵직한 톤으로 인물의 변화를 보여준 것. 덕분에 민우진은 이전보다 더 성숙하게 보일 수 있었다.
다시 돌아온 민우진은 강동옥에게 다가가기 위해 기억상실에 걸린 척 연기를 했다. 하지만 강동옥이 자신에게 경계를 풀자 이내 본인이 민우진에 대해 전혀 모른 척 했던 거짓말했던 것을 고백했다. 어찌보면 이는 강동옥-민우진 커플의 막바지 갈등이었다고 볼 수 있다. 당시 최웅은 자신의 정체를 고백하는 연기를 하면서 그 감정을 끌어내기가 무척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최웅은 "기억상실에 걸린 척하는 민우진을 연기할 때 아예 강동옥을 처음 만난 것처럼 했다. 연기를 아예 다시 시작한다고 생각했다. 그러다가 강동옥에게 모두 다 거짓이었다고 고백하는 신에서 감정을 다시 끌어내는 것이 많이 힘들더라. 그 신을 찍을 때 대사를 계속 잊어버리고 틀려서 멘붕이 왔다. 아마 최다 NG장면일거다. 모니터하면서도 무척 아쉬웠던 장면이다"며 해당 장면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공개했다.
여러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강동옥과 민우진의 사랑은 결국 해피엔딩을 맞았다. 여리기만 했던 강동옥은 민우진을 만나며 성장했고 민우진 역시 이런 강동옥은 다정하게 보듬으며 두 사람의 빛나는 미래를 암시했다. 최웅 역시 ‘참 좋은 시절’을 통해 한층 더 성숙해졌다.
최웅은 "‘참 좋은 시절’을 하며 개인적으로 느낀 부분이 많다. 촬영을 할 때 연기적인 계산을 감정까지 담아내야하는 부분이 어렵더라. 그만큼 훈련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참 좋은 시절’에서 선배님들과 함께 연기하며 정말 많은 것을 배웠다. ‘참 좋은 시절’이 잊지 못할 작품이 될 것 같다"며 작품에 출연한 소감을 밝혔다.
한편 KBS 2TV ‘참 좋은 시절’은 8월 10일 50부작으로 종영했다.
김민지 breeze52@ / 이재하 ru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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