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아침드라마 흥행은 주부 시청자들이 쥐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오전 시간대에 드라마를 볼 수 있는 시청층이 제한돼 있기 때문. 이에 아침드라마들은 저마다 주부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기 위해 때로는 자극적 소재들로 무장한 경우가 많다.
극중 호텔 상속녀인 민경채(박은혜 분)와 아무것도 가진 것 없는 술집 마담의 딸 은희수(왕빛나 분)는 비오는 어두운 밤 인적 드문 도로위를 달렸다. 단 정반대의 운명을 지닌 두 사람의 모습을 대변하듯 민경채는 고급 자동차를, 은희수는 커다란 트럭을 운전하고 있었다.
민경채는 연인인 한지섭(강지섭 분)과 전화 통화를 하며 행복에 젖어 있었다. 반면 사람들의 시선을 피하며 쫓기듯 트럭을 운전하던 은희수는 도로 한 가운데 자동차를 세운 뒤 짐칸에서 커다란 남자의 시체를 끌어내렸다. 이어 "당신이 자초한 일이니까.. 날 원망하지마. 나 같은 건 행복할 수 없댔지? 내 몫이 없다면 빼앗어서라도 행복해질 테니까 똑똑하게 지켜봐"라고 말한 뒤 황급히 자리를 떴다.
이후 민경채가 그 곳을 지나게 됐다. 은희수가 유기한 시체를 두고 자신이 교통사고를 냈다고 착각한 민경채는 한껏 겁에 질려 바닥에 주저앉았다. 이 같은 민경채와 은희수의 모습이 교차 편집되면서 앞으로 뒤바뀐 삶을 살게 될 두 여자의 운명을 암시했다.
쉴새 없이 달린 30분이었다. 첫장면이 자극적이었다면 이어 공개된 박은혜와 강지섭의 멜로라인은 한없이 달달했다. 이와 함께 극중 주무대인 호텔을 둘러싼 인물들, 한없이 초라한 인생을 살고 있는 은희수의 가족들도 섬세하게 표현됐다.
여기에 다소 막장으로 불릴 수 있는 소재까지도 긴장감 넘치게 만드는 배우들의 밀도 있는 연기력 역시 뒷받침됐다. 특히 뒤바뀐 운명을 연기하게 될 박은혜, 왕빛나는 일일극 여왕이라는 수식어에 걸맞은 연기로 시청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자극적 소재, 뒤바뀐 운명, 멜로라인, 연기자들의 깊은 연기내공. 그야말로 아침드라마의 흥행요소는 다 갖춘 셈이다. 이 모든 흥행요소를 업고 달리기 시작한 '두 여자의 방'이 주부 시청자들을 얼마나 사로잡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사진=SBS 새 아침드라마 '두 여자의 방' 캡처)
[뉴스엔 이나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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