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엔 이소연 인턴기자]

잠시 다른 생각 하면 중요한 내용을 놓치고 만다.

SBS 월화드라마 '황금의 제국'(극본 박경수/연출 조남국)이 계속해서 빠른 전개를 보여주고 있다. 7월 15일 방송된 '황금의 제국' 5회에서는 재개발 사업을 둘러싸고 성진건설 내부와 장태주(고수 분) 회사가 얽힌 패권싸움이 그려졌다. 이날도 중요한 내용은 대부분 빠르고 나지막이 흘러나오는 대사로 처리됐다.

7월 15일 방송된 '황금의 제국' 5회에서 성진그룹 회장 최동성(박근형 분) 둘째 딸 최서윤(이요원 분)은 성진그룹 회장 부인이자 최서윤 새엄마 한정희(김미숙 분)에게 "아버지 치매를 당분간 밝히지 말자"고 말했다. 최서윤은 "성진건설을 지주로 만들 때까지만 숨기자. 아빠 지분과 엄마 장학 재단 지분을 합하면 성진건설 흔들리지 않고 지주회사로 만들 수 있다"고 얘기했다.

이에 야욕을 숨기고 있던 한정희는 회사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파악한 뒤 친아들 최성재(이현진 분)에게 갔다. 한정희는 아들에게 "서울에 대학이 있고 지방에 고등학교가 서너 개던가. 네 몫이다. 성진 학원. 거기 건설 주식이 있다. 우리 성재가 이사장이 되면 그 주식에 어미의 주식을 합하고 성재가 그룹회장이 되면 초상화부터 바꿀 거다"며 계획을 밝혔다.

이렇듯 '황금의 제국'에서 중요한 내용은 주로 빠르게 나오는 대사로 처리된다. 그 대사를 말하는 배우들의 목소리조차 크지 않다. 돈과 권력을 둘러싼 암투를 얘기하는데 목소리가 큰 것이 되레 어색하기 때문이다. 이 대사는 대부분 각종 경제나 사회 용어를 포함해 시청자가 생각하면서 들어야 한다. '황금의 제국' 내용을 제대로 파악하려면 배우들의 입 모양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그러나 배우 입으로 수많은 얘기가 쏟아지는 만큼 대사에는 한국 사회에 대한 비판과 풍자도 풍부하다. 배우의 입 모양에 주목해 좀 더 긴장하며 사회 비판 의식 풍부한 드라마를 즐길 것인지 아니면 좀 더 편하게 볼 수 있는 드라마를 선택할 것인지는 시청자 몫이다. (사진=SBS '황금의 제국' 캡처)

이소연 mya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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