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언맨3' 중국버전에 추가된 장면이 중국 관객들 사이에서도 "수치스럽다"는 반응을 이끌어내고 있다.
최근 중국 온라인커뮤니티게시판과 SNS에는 영화 '아이언맨3'(감독 셰인 블랙) 해외버전과 중국버전을 모두 접한 중국 네티즌들이 '아이언맨3' 중국버전 이것이 다르다'는 내용으로 추가된 장면과 함께 이에 대한 설명을 정리한 내용을 올려 이목을 집중시킨다.
물론 비난의 초점을 다른 곳에 맞춘 관객들도 있다. 중국버전에 추가된 장면이 영화 흐름과 전혀 맞지 않아 실소를 자아낸다는 의견이다. 이들은 '아이언맨3'에 투자하면서 중국 배우를 끼워팔기 하려 했던 계획이라면 애초부터 해외버전 중국버전을 나누는 것이 아니라 '아이언맨3'에 배우를 정식 캐스팅 시켰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아이언맨3' 중국버전 추가 장면은 셰인 블랙 감독이 직접 연출한 것이 아니라 중국에서 따로 제작해 편집한 것으로 알려져 더욱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뜬금없이 등장하는 어이없는 장면들에 중국 관객들은 '아이언맨3'의 참맛을 느끼지 못했고 해외버전을 다시 찾아보고 있다는 설명이다.
추가된 장면을 살펴보면 일단 아이언맨이 중국에 도착한다. 하지만 진짜 아이언맨 토니스타크(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는 일정이 바빠 아이언맨 수트만 중국에 당도한 상황. 자비드(폴 베타니)는 이를 설명하고 의사 닥터 우(왕쉐치)는 "토니스타크. 당신은 혼자일 필요없다. 중국이 도울 수 있다"는 우스꽝스런 대사를 날린다.
이어 닥터 우 사무실로 향한 아이언맨은 그들이 권하는 중국 우유를 벌컥벌컥 마신다. 이 장면에서 해당 중국 우유는 상표까지 그대로 노출된 채 '아이언맨 힘의 원천'이라 소개된다. 이 역시 개연성은 없다. 오로지 PPL, 우유 광고일 뿐이다. 해당 우유는 '트렌스포머3'에도 등장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목숨걸고 싸우던 아이언맨은 심장에 꽂힌 파편 제거수술을 받기 위해 중국으로 향한다. 수술 때문에 중국에 간다는 설정 자체가 웃음을 유발하는 가운데 중국 톱여배우 판빙빙은 이 장면에서 이름도 없는 간호사로 약 15초가량 출연한다. 판빙빙은 아이언맨의 죽음을 걱정하지만 닥터 우는 자신만만하게 "실패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이 같은 장면들에 중국 네티즌들은 분노했고 해외 네티즌들 역시 조롱섞인 댓글을 전하고 있다. 중국 네티즌들은 "중국인이지만 이건 정말 아니다. 영화관에서 보고 뛰쳐 나올뻔 했다", "해외판이 훨씬 괜찮다. 처음부터 약속을 잘하던가 이게 뭔가", "수치스럽고 치욕적이다. 누가 볼까 무섭다", "판빙빙 굴욕. 우리는 다 이용당했다" 등 의견을 표했다.
한국 네티즌들을 비롯한 해외 네티즌들은 "좀 크게 웃어도 되나요? 아 진짜 개그도 이런 개그가 없다", "중국가서 수술 받는데ㅋㅋ 미치겠다. 누가가", "중국의 욕심이 작품을 망쳤다. 해외판 불법 DVD 성행하겠네", "중국버전 보고싶은데 볼 수 있는 방법 없나요? 웃길 것 같다", "중국가서 중국판 보고싶다", "대박. 돈만 뺏겼네" 등 반응을 나타냈다.
한편 지난 4월 2일(현지시간) 파라마운트 픽쳐스는 중국 영화 채널 지아플릭스 엔터프라이즈(Jiaflix Enterprises)와 '트렌스포머4' 공동제작 계획을 발표, 제작협력 계약을 체결했다. 이로써 '트렌스포머4'는 중국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제작, 중국 배우들이 출연하는 것은 물론 주 배경도 중국이 될 전망이다.
2012년 중국은 일본을 뛰어넘으며 전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영화 시장이 됐다. 때문에 할리우드 입장에서는 급성장하는 해외 영화시장을 잡기 위해 중국이 필요하다. 하지만 '아이언맨3' 사태만 봐도 공동제작을 모색하는 것이 마냥 쉬운 일은 아니다. 문화에 따른 이견 격차는 생길 수 밖에 없다.
'트랜스포머4' 역시 '광범위한 지원'이라고 공식적인 발표는 했지만 그 형식이 어디까지인지는 아직 명확하지 않다. 장소 관리 및 중국의 주요 도시 촬영, 물류지원은 기본적이지만 그 이상의 지원이 있을지 없을지는 모른다. 자본으로 할리우드를 움직여 보려는 중국과 돈다발만 쏙쏙 흡수하는 할리우드. 이들의 아슬아슬한 관계가 전세계 영화계에 어떤 영향을 끼치고 어떤 결말을 맞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사진= 영화 '아이언맨3' 중국버전 스틸컷)
조연경 j_rose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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