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진'에게 시청률은 이제 의미없어 보인다.
MBC 주말드라마 '닥터진'(극본 한지훈, 전현진/연출 한희, 오현종)은 송승헌 이범수 박민영 김재중 등 특급스타들의 출연과 마니아층이 두터운 원작으로 큰 기대를 모았다.
시청률은 드라마에 대한 시청자들의 호응을 측정하는데 유용한 도구로 쓰인다. 그렇지만 '닥터진'이 보여준 새로운 시도는 시청률이 낮다며 매도하기인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시청률이 줄어드는 상황에도 '닥터진'의 마니아층은 더욱 늘어나고 결집하는 것도 여기에 있다.
'닥터진'은 이전까지 보지 못했던 의학드라마이자 역사 드라마다. 기존의 의학드라마는 병원 내 의사들의 사랑이나 정치를 그리는 데 주력했다. 하지만 '닥터진'은 그보다 더 근본적인 생명의 중요성에 대해 담고 있다. 똑똑하기만 했던 의사 진혁이 조선시대로 떨어진 후 죽어가는 사람들과 직접 마주하면서 생명의 고귀함을 생각하는 인간으로 성장하는 과정은 진한 인간애를 전한다.
시대적 배경도 적절히 살리고 있다. 우리 역사상 가장 다사다난했던 시기 중 하나로 꼽히는 19세기 중반이라는 배경을 통해 치열한 정치 싸움도 보여준다. 흥선군(이범수 분)과 김병희(김응수 분)이 펼치는 두뇌싸움은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며 긴장감을 유지한다.
타임슬립을 통해 진혁이 조선시대로 왔다는 설정 또한 기존의 사극과는 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사극은 많은 사람이 알고 있는 역사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이 때문에 결말도 누구나 쉽게 예측할 수 있다. 그렇지만 '닥터진'은 우리가 알고 있던 역사대로 극이 전개되지 않는다. 사정없이 꼬이고 뒤집힌다. 진혁이 살린 인물, 진혁이 만든 의약품 등이 '닥터진'만의 역사를 만든 것이다.
여기에 연기자들의 호연도 시선을 끈다. 믿고 보는 이범수와 진중한 연기를 펼치는 송승헌은 '닥터진'을 끌고 가는 두 축이다. 2012년 유미나와 1860년대 홍영래, 1인 2역을 소화하는 박민영 역시 발랄함과 단아함을 오가며 매력을 발산하고 있다. 여기에 회가 거듭될수록 발전하는 연기를 선보이는 김재중 역시 시청자들의 호평을 받고 있다. (사진=MBC '닥터진' 캡처)
김소연 sto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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