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주원이 지난해 연말 시상식에서 윤시윤과 유진이 상을 받을 때 자신의 자리에서 쏟아냈던 눈물에 대한 이야기를 뒤늦게 꺼냈다.
주원은 최근 영화 '특수본' 홍보 차 진행된 뉴스엔과 인터뷰에서 "그 때 기억나냐, 뜬금없는 눈물에는 대체 어떤 의미가 있었던 것이냐"는 포괄적인 물음에 1년 전 생각이 난 듯 크게 웃더니 또 급 쑥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푹 숙였다. "사실 그게요..저는 진짜 감정 조절을 잘 못하겠어요"라고 솔직하게 툭 털어놓으려는 주원은 25살 청년이라고 하기에 너무 순수했고 말 그대로 착한 남자였다.
특히 '주원의 재발견'이라 칭해지는 당시 연말 시상식에서 주원은 자신이 아닌 윤시윤이 시상대에 올라 상을 받으며 눈물을 흘릴 때, 그 모습을 지켜보며 더 많은 눈물을 흘려 수 많은 여성팬들을 양산해 냈다. 그가 본래 얼마나 착하고 마음이 여린 사람인지 딱 한 장면만으로도 설명 가능했다.
"제가 상 못 받아서 울었어요. 으하하. 드라마를 촬영하면서 시윤이 형하고 계속 붙어 있었어요. 붙어있지 않은 장면이 더 적을 정도로 함께 했거든요. 그래서 형이 당시에 얼마나 힘들었는지, 또 어떤 과정을 겪으면서 드라마를 이끌어 나갔는지 저는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고 잘 이겨낸 형이 멋지기도 했어요. 시상식에서 형이 상을 딱 받는데 함께 고생한 장면들이 파노라마처럼 지나가더라구요. 김탁구라는 작품이 다시 생각나기도 했어요. 그런 여러가지 감정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던 것 같아요. 좀 쑥스럽기는 한데 다시 그 자리에 있다면 또 울 것 같아요. 어쩌죠?(웃음)"
당시가 생각나는 듯 한참을 싱글벙글 거리더니 대뜸 "사실 카메라에 좀 잡히길 원하기도 했다"고 넌지시 장난치는 주원은 딱 또래 청년 같았다. 물론 또래임에도 오랜 연예계 생활을 한 배우들과는 확실히 달랐던 것은 의외의 어린 말투 역시 한 몫 했다. "그 때 저를 가만히 보면 JYJ 노래도 막 박수치면서 따라 부르고 있어요. 좋거나 감동받거나 그런 것들을 아직 숨기지 못하겠어요."
만약 위엄있는 척 관리를 했다면 박수는 커녕 웃지도 않고 가만히 감상하고 있었을테지만 그런게 잘 안된다고 토로하는 주원에게 그렇게 험난하다는 연예계에서 자칫 휘둘릴까 걱정된다 말했더니 "그게 어떤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왜 배우들이 외롭다고 하는 줄은 좀 알 것 같다. 상처도 많이 받은 것 같다"고 급 시무룩해 졌다.
주원은 분명 자신은 사람들에게 착하게 또 좋게 잘 대해줬는데 왜 그들은 나에게 그러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고 전했다. 끊임없는 고민에 집에 들어가기 전 혼자 동네를 뱅뱅 돌면서 산책을 하기도 했다고. 하지만 결론은 자신의 행동에 대한 어떤 보상을 바란다는 것 자체가 잘못된 생각이었단다.
"어린 시절 할아버지에게 배운 것이 많아요. 어려운 사람도 많이 도와주셨고 돈 없는 학생들에게 장학금도 주셨는데 그래서인지 장례식 때 화환이 300개가 넘게 왔죠. 또 가장 큰 방 두개를 잡았는데 사람들이 꽉꽉 차는 것을 보면서 '나도 저렇게 살아야지'하는 존경심이 더욱 커졌어요. 할아버지가 저에게 해 주셨던 말이 있는데 '누구에게 베풀면 보상이란 것을 바라기 때문에 오히려 상처를 받게 된다. 남에게 배려를 했을 때는 상처 받는 것 까지 감당해야 한다'는 거였죠. 이게 정답 같아요. 정신없이 살다보면 성격이 변할 수도 있고 정말 누군가에게 휘둘릴 수도 있지만 그런 것까지 내가 잘 감당해 냈으면 좋겠어요."
한편 주원의 또 다른 강렬함과 냉철함을 느낄 수 있는 영화 '특수본'은 동료경찰이 살해된 후 구성된 특별수사본부 멤버들이 숨겨진 범죄의 거대한 실체를 밝히기 위해 펼치는 액션 수사극이다. 실제 수사현장을 방불케 하는 쫓고 쫓기는 추격전, 범인의 실체와 결말을 예측하기 힘든 탄탄한 스토리 전개, 몸을 사리지 않고 수위 높은 액션 연기를 감행한 배우들의 열연으로 주목받고 있다. 11월 24일 개봉한다.
조연경 j_rose1123@ / 정유진 noir1979@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newsen@newsen.com
copyrightⓒ 뉴스엔.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