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원래 지금 이 순간만 생각해요. 뒤에 일을 미리 걱정하지는 않아요. 지나치게 제가 너무 낙천적인가요?
새침하고 도도한 이미지가 살짝 엿보이는 배우 하지원은 6월 29일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직접 만나 보니 생각보다 예의 바르고 모범생 같은 사람이었다. 한 시간의 인터뷰로 그녀의 모든 면을 파악할 순 없겠지만 적어도 그녀가 배우라는 자신의 직업을 정말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녀의 나이 서른 둘. 하지만 브라운관과 스크린보다 훨씬 앳돼 보이는 하지원은 자신이 하고 있는 일에 진정으로 만족하고 있다는 답과 함께 뿌듯한 표정을 지었다. 그녀는 인터넷에 달린 리플을 들여다 볼 생각조차 안 해봤다고 했다. 정말 그런 건지 낙천적인 척을 하는 것인지 판단하기 애매모호했지만 적어도 그녀의 환한 표정만으로는 세상에 악플이란 것조차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보였다.
이어 하지원은 조곤조곤 자신의 새 영화 ‘해운대’(감독 윤제균/제작 (주)JK FILM ㈜CJ엔터테인먼트)에 대해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영화 ‘1번가의 기적’으로 윤제균 감독과 인연을 맺은 적이 있는 하지원은 윤 감독의 신작 ‘해운대’를 시나리오조차 보지 않고 선택했다고 했다. 오직 감독에 대한 믿음만으로 주저 없는 선택을 말했다.
“한국 최초 블록버스터 재난 영화라 기대하는 분들 많아 조금 부담이 되긴 해요. 그런데 한국관객들이 좋아하는 드라마가 있어 실망하지 않으실 거라 희망도 걸어 봐요. CG와 특수효과 등 볼거리가 가득하지만 쓰나미가 오면서 그 안에 사람들의 이야기가 흥미롭고 감동적이거든요. 탄탄한 시나리오와 윤제균 감독님만의 재밌는 에피소드들이 관객들을 실망시키지 않을 거예요.”
영화 ‘해운대’는 ‘1번가의 기적’ 연출하고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을 제작해 충무로의 탁월한 이야기꾼으로 실력을 인정받은 윤제균 감독과 설경구 하지원 박중훈 엄정화 등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배우들의 만남으로 더욱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다친 곳은 없고 팔만 길어졌어요. 무슨 말이냐고요? 쓰나미가 밀려와 한 손으로는 전봇대를 잡고 한쪽 손으로는 설경구 선배님을 잡고 있거든요. 설경구 선배님이 무척 리얼한 연기를 좋아하셔서 저한테 과도하게 몸을 맡기셔서 팔이 떨어져 나가는 줄 알았어요. 강풍에 거센 물살이 쏟아져 내리고 사람들이 고함을 지르는데 소름끼치도록 실감나고 정말 절박한 신 있었어요. 정말 쓰나미 겪은 거 같아요.”
‘해운대’는 대한민국 최대의 휴양지인 해운대에서 예상치 못한 쓰나미라는 엄청난 재난에 맞닥뜨린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루며 한국 영화사상 최초 재난 영화에 첫 발을 내딛은 작품으로 7월 23일 개봉한다.
송윤세 knaty@newsen.com / 정유진 noir1979@newse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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