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숙한 스튜디오와 한결같은 청취자들, 아무것도 달라진 것 같지 않지만 김성주만은 달라졌다. 방송사 소속 아나운서에서 전문MC 세계로 진입하기 위해 혹독한 신고식도 치렀다.
프리랜서 선언을 하기 전까지 4년간 출근길 시민들, 아이와 남편을 학교와 직장으로 보낸 오전 7시부터 9시까지 김성주는 누구보다도 건강한 목소리로 아침을 열었다. 하지만 김성주는 프리랜서 선언이라는 선택과 함께 ‘굿모닝 FM’을 쓸쓸히 떠나야 했다.
김성주는 15일 오후 서울 여의도에서 기자와 만난자리에서 아직도 채 가시지 않은 흥분을 고스란히 전했다. 김성주는 “기분이 너무 좋다”는 말로 운을 떼고 “나는 청취자들에게 빚이 많다”고 말을 이어갔다.
“문득 예전에 굿모닝 FM을 진행하던 나는 어쩌면 그저 한명의 셀러리맨이었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당시에는 열심히 했다고 생각했지만 돌이켜 보면 한 시간 일찍 출근해 한 시간 일찍 퇴근하는 것에 만족하는 평범한 직장인 이었던 것 같다.”
1년 7개월이라는 시간은 김성주를 ‘배고프게’ 만들었고 김성주는 그 허기를 채우겠다는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청취자들에게 잘 만든 밥상을, 소화잘 될 수 있는 음식들을 만들고 싶다. 그동안 공백에도 불구하고 방송을 다시 시작한 3일 동안 이메일로, 기사가 나면 댓글로 격려와 응원을 보내준 청취자분들에게 보답하고 봉사해야 한다. 또 ‘김성주가 다시 해야 한다’고 믿고 맡겨준 MBC에도 나는 빚을 갚아야한다”
‘따뜻한 방송인이 되고 싶다’고 입버릇처럼 말하는 김성주는 ‘굿모닝FM’ 시작으로 이제 서서히 자신의 자리를 찾아가고 있다.
“어느 순간도 놓고 싶지 않았던 라디오 부스의 생방송 온에어(On Air) 불이 들어오는 짜릿함을 이제는 절대 놓치지 않을 것이다.”
김성주에게 ‘굿모닝 FM’은 그 기다림의 시간이 힘겨웠던 만큼 더 절실한 자리다. 전쟁터 같은 예능프로그램 속에서 더 강한 투사가 돼야 하는 현재 그에게 이곳은 어느 곳 보다 포근하고 소중한 장소다. 앞으로 샐러리맨 김성주가 아닌 프로 진행자로서 냉정한 평가는 피할 수 없겠지만 적어도 지금 김성주는 ‘온 에어’(On Air)다.
이현우 nobody@newsen.com / 유혜정 kicoo2@newse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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