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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배우 강동원 DNA 대해부(80문80답 심층인터뷰①)
2007-10-23 08:56:33
 

[뉴스엔 홍정원 기자]

두 번째 인터뷰에서야 인간 강동원(26)이 보였다. 그는 꽃미남 배우에서 연기파 배우로 환골탈태하고 있다. 연기파 배우라는 수식어를 얻기 위해 강동원은 ‘완벽한 배우 DNA’를 갖추기를 원하고 있었다. 그 일례로 한 방송사에서 영화 ‘그놈 목소리’의 강동원과 실제 범인의 목소리를 성문(목소리의 각 주파수 성분변화를 시각적으로 표시한 것) 분석한 결과 89%나 비슷하다고 나온 바 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90% 이상이면 같은 사람의 목소리로 봐도 무방하다고 한다. 사람의 목소리 톤이나 성문은 절대 일치할 수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강동원의 목소리는 범인과 동일시할 정도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얼굴은 한 번도 나오지 않았지만 박진표 감독이 요구한 범인의 말투를 그대로 복제해 낸 강동원의 능력은 노력의 산물이다. 그런 그에게 ‘연습 벌레’라는 별명을 지어줬다. ‘그놈 목소리’ 촬영장에서 선배 설경구조차 슛 들어가기 직전까지 대본을 놓지 않고 연습하는 강동원에게 시끄럽다(물론 농담조로)고 말할 정도이기 때문이다.

영화 ‘M’(제작 프로덕션 M)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이명세 감독과 치열하게 싸우면서(?) 찍은 영화라는 촬영 뒷이야기는 돌려서 말하면 자신의 연기에 대한 욕심이자 자부심인 셈이다. 아버지의 꼼꼼함과 완벽주의 DNA를 물려받은 강동원은 ‘M’을 통해 이명세 감독과 영혼의 DNA가 같다는 찬사(?)를 받기도 했다.

거만하고 까칠하다는 일부의 편견을 불식시키기라도 하듯 인터뷰에서 솔직하게 속내를 드러낸 강동원은 당당하고 완벽하려는 배우의 참된 모습을 보였다. 까탈스럽다고 소문 난 강동원은 지난해 가을 첫 인터뷰에서 사진 촬영할 때 입었던 옷을 트레이닝복으로 갈아입을 만큼 털털했다. 차단주의 콘셉트를 내세운다는 강동원은 인터뷰 할 때만큼은 그것을 걷어 버렸다. 솔직 담백했던 강동원과의 웃음이 끊이지 않았던 인터뷰는 76분 동안 계속됐다. 인간 강동원을 80문80답으로 낱낱이 파헤쳤다. 그가 털어놓은 일과 첫사랑, 최초 공개한 가족 이야기까지. 아마 이 글이 끝날 때쯤 그의 또 다른 매력에 빠져들 것이다.

1) 지난 12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취재하면서 관객의 눈이 높아졌다고 느꼈고 ‘M’도 그러한 관객들에 의해 5분 만에 예매가 완료 됐어요.
▲관객의 수준이 높아져서라기보다는 영화제 분위기가 ‘M’에게 유리했던 것 같아요. ‘형사’ 때보다는 업그레이드된 ‘이명세 감독표 영화’라는 기대 심리가 많이 작용한 것 같아요. 이제 주사위는 던져졌고 관객에게 달렸어요.

2) 그런데 다른 영화보다는 일반시사회는 안 하는 것 같아요?
▲아마 감독님이 ‘형사’ 때 일반시사회로 상처를 많이 받으셔서 진행을 안 한 것 같아요. 감독님은 어떤 분위기를 미리 만드는 걸 싫어하시니까요. 관객과 직접 만나서 평가를 받고 싶으셨던 것 같아요.

3) 평론가들은 별 다섯 개도 주는 등 호평인데 관객은 어렵다는 평도 있어요.
▲의외로 저의 팬들은 ‘형사’보다 쉽다는 반응이 많이 나왔어요.

4) 구체적으로 어떤 반응이었나요?
▲감성을 자극하는 첫사랑 이야기라서 그런가 봐요. ‘이게 어려우면 다른 영화들은 어떻게 이해하나’란 반응도 나왔다고 들었어요. ‘M’이 쉽지는 않죠. 많이 생각해야 하니까요. 하지만 의외로 아주 어린 친구들은 그냥 눈에 보이는 대로 느끼니까 별로 어렵다고 생각 안 했다고 해요. 오히려 생각이 많고 고민이 많은 어른들이 어려웠던 거죠.

5) ‘M’에서는 이야기를 단순화시키고 이미지를 많이 보여줬어요.
▲이명세 감독님이 스스로 그런 게 ‘철칙’이라고 말하셨어요. 참, 더 이상은 제가 말하면 안 돼요.(웃음) 제가 한 말과 감독님 생각이 달라질 수 있으니까요.

6) ‘늑대의 유혹’ 이후로 주연 역할이 많이 들어왔잖아요. 그런데 차기작인 ‘형사’는 조연으로 대사가 거의 없었고 ‘그놈 목소리’에서는 아예 목소리만 나오는 조연이었잖아요. 행보가 남다른데 배우로서 욕심이 없는 건가요, 아니면 자신의 달란트에 맞게 한 단계씩 밟아가는 건가요?
▲저는 후자 쪽에 가까워요. ‘늑대의 유혹’ 이후로 저에 대한 반응이 갑자기 좋아졌어요. 하지만 제가 가진 것은 아직 그 수준밖에 안 된다고 생각하고 제가 갈 길을 한 계단 한 계단 가고 있었고 지금도 그 생각에는 변함이 없어요. 그런데 요즘은 조금 무섭기도 해요. 한 계단 올랐는데 열 계단 올라간 것처럼 반응이 나오잖아요. ‘그놈 목소리’보다 겨우 한 계단 올라갔는데 갑자기 분위기가 좋아져서 솔직히 두려움도 있어요. 안 좋게 보는 분들도 있겠지만요.

7) ‘그놈 목소리’의 목소리 연기도 매력이 있었는데.
▲그런 점을 노린 것 아니고 그 캐릭터 자체가 대개 의외였다는 반응이었죠. 그게 다들 하고 싶었던 역할이었죠.

8) 발성 부분을 발전시키기 위해 ‘그놈 목소리’를 선택했나요?
▲굳이 발성 때문만은 아닙니다. 그 캐릭터가 너무 하고 싶어 선택했어요. 그 영화에서는 발성과 발음이 중요하니까 신경을 많이 썼죠. ‘우행시’(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때 송해성 감독님이 만들어 준 것도 있었고 스스로 느낀 것도 있었고요. ‘그놈 목소리’에서 그것을 정리해 제 것으로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그것을 목표로 삼았죠. 그래서 어느 정도 성공을 거뒀고 이어 ‘M’을 선택해 그걸 확실히 보여주려는 목표를 세웠고 거기에서 좀 보태 카메라 앞에서 좀더 자유롭고 싶었어요. 항상 부담이 있거든요.

9) 자유롭다는 말은 자기 것을 깨고 캐릭터에 대해 완전해지는 건가요?
▲그런 것보다는 제가 가지고 있는 걸 더 발산하자라는 거죠. 쭈뼛쭈뼛 꺼내지 말고 확 꺼내서 보여주자는 거였죠.

10) 그래서 촬영 당시 스태프들 앞에서 창피해 하지 않고 한 번에 가려고 과감히 망가졌던 건가요? NG도 잘 안 냈다면서요.
▲예. 현장 스태프들이 무척 저를 좋아했어요. 제가 들어가면 촬영이 빨리 끝난다고요.(웃음)

11) 그럼 리허설도 많이 하고 연습도 많이 했겠네요?
▲혼자서 리허설을 많이 했어요. 그리고 에너지를 아껴뒀다가 촬영할 때 한 번에 쏟으려고 대본 연구를 열심히 했죠.

12) 강동원 씨에게는 ‘연습 벌레’라는 별명을 붙여야 할 것 같아요. 현장에서도 슛 들어가기 직전까지 연습한다고 들었어요. 그래서 저 개인적으로 이제 강동원이라는 배우는 외모만 완벽한 것이 아니라 연기도 완벽해지려는구나 하는 생각을 했는데 본인은 어때요?
▲글쎄요. 제게 완벽주의자 기질이 있는 것 같아요. 제 단점을 스스로 잘 아니까 연습만이 살길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놈 목소리’ 때 현장에서 연습하고 있는데 설경구 선배님이 전화로 시끄럽다고 야단을 치시더라고요.

13) 설경구 씨도 연습 벌레일 텐데 연습하는 것을 이해 못해주는 건가?
▲아니요. 장난으로 그러시는 거죠.(웃음)

14) 이번 ‘M’을 통해서는 어떤 것을 얻었나요?
▲카메라 앞에서 자유로워진 거요. 여기에 부수적으로 생긴 것은 갑자기 ‘연기자’로 들어선 것 같은 급반전된 분위기? 하지만 저는 그 부수적인 게 싫어요. 부담스럽거든요.

15) 옛날에는 연기자가 아니었나, 뭐?
▲하하.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하지만 저는 아직도 어느 정도까지 왔다는 경계선을 생각하지 않아요. 아직도 마음은 신인이거든요. 근데 신인이 아니라고 하니까 무서운 거죠.(웃음)

16) 제가 생각할 때 ‘우행시’ 때 강동원이라는 배우가 꽃미남 배우에서 연기파 배우로 거듭났고 이번 ‘M’으로 못을 박은 것 같은데?
▲절대로 못 박은 거 없어요. 이제부터 시작이죠. 앞으로 해야 할 게 훨씬 많거든요.

17) ‘M’을 보고 나니 차기 작품이 기대되고 궁금해요.
▲지금 심정으로는 차기 작품으로 뭔가 재미있는 것을 선택할 것 같아요. 구체적으로 코미디를 하고 싶은데 뭐가 됐든 재미있는 영화를 하고 싶어요. 예를 들어 ‘맨 인 블랙’같은 SF 코미디의 외계인 역할 같은 거요.(웃음)

18) 이번에 ‘M’에서 맡은 역할을 ‘또라이’라는 표현을 했잖아요. 그런데 제가 볼 때는 또라이는 아닌 것 같거든요. 보통 예술가이나 소설가들은 조금씩 그런 기질이 있잖아요. 그러고 보면 이명세 감독도 만만치 않은데... 어때요. 본인은 평범한가요?
▲저는 지극히 평범해요. 저는 배운 걸 잘 실천하면서 살고자 하는 청년이죠. 영화 속 캐릭터는 제정신이 아니지 않나요? 꿈과 현실을 구분 못하니까요. 정신분열 수준에 이른 캐릭터라는 생각이에요.

19) 관객들에게 혼동을 일으키는 대목이 있는데 저도 ‘꿈에서 첫사랑을 쫓아다니는 것’으로 봤거든요.
▲그럴 수도 있고요. 연기할 때도 그럴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혹은 다 소설일 수도 있고요. 그게 모두 ‘미미’라는 소설을 쓰는 과정이고 결국 모든 게 소설일 수도 있거든요.

20) 강동원 씨는 공대(한양대 기계공학부) 출신이잖아요. 당시만 해도 꿈꾸던 미래가 배우가 아니었잖아요.
▲대학 시절엔 구체적인 꿈이 없었어요. 아버지가 공대 가라고 해서 갔죠. 저 역시 제 적성에 맞는 것이 일단 공대밖에 없다고 생각했고요. 하지만 늘 ‘이것은 아니다’라는 생각이 들면서 절대 회사원은 되지 않겠다고 다짐했어요. 위(상사)로부터의 압박을 받기 싫었거든요. 물론 회사원이 나쁘다는 건 아니에요. 저랑 안 맞는 다는 것이죠. 아버지도 회사원이라 나쁘다고는 생각 안 했고 다만 저는 좀 재미있게 살고 싶었어요.

21) 지금은 재미있게 사나요?
▲오히려 지금은 더 치열하게 살고 있어요. 재미도 있지만 그 재미를 위해 더 치열하게 살 수밖에 없으니까요. 항상 언제쯤 편해질까, 언제쯤 재미있고 행복하게 살 수 있을까를 추구했고 언젠가는 그날이 올 거라고 생각했죠. 하지만 이젠 깨달았어요. 그런 날은 절대 없다. 그냥 희망사항일 뿐이라구요. 결국 내가 좋아하는 걸 하려면 치열할 수밖에 없다는 생각을 했고 그래서 계속 치열하게 사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고 생각해요.

22) 너무 치열하고 완벽을 추구하다 보면 신경도 예민해지고 스트레스도 받을 텐데.
▲네. 스트레스를 많이 받죠. 어떨 때는 저 스스로 정신병원에 가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어요. 스트레스를 받으면서 내가 상태가 안 좋아진다는 생각도 들고... 언젠가 정신 병원에 갈려고 했더니 연기 선생님이 말리더라구요.

23) 왜요?
▲거기 간다고 별 수 있냐고 자기에게 상담 받으라고 하면서요.(웃음)

24) 그럼 스트레스가 가장 심했던 작품은 뭔가요?
▲오히려 작품을 찍을 때는 가장 행복해요. 힘들 때는 작품 고를 때와 홍보 할 때예요. 인터뷰 때문은 아니에요. 이제는 저 스스로가 기자들과 얘기하는 것을 즐기거든요. 제가 하고 싶은 말을 하고 싶고요. 그런데 홍보를 하면서부터 다른 방향을 보고 간다는 느낌이 들어요. 보통 작품을 만들 때는 완성도를 위해 한 방향으로 가지만 홍보할 때는 그 방향이 흩어지는 느낌이 들거든요. 제가 작품을 사랑하는 마음과 작품을 흥행시켜야 하는 사람들의 마음이 안 맞아 삐걱거리는 일이 발생하기도 하거든요.

25) 의도했던 것과 다르게 홍보되는 경우도 있나요?
▲제가 어떻게 홍보를 하겠다고 구체적으로 의도해본 적은 없지만 조금은 불필요하거나 저랑 맞지 않는 것을 요구할 때 스트레스를 받죠. 계속 취재 요청을 거절하다 보면 저도 나쁜 사람이 되는 생각이 들고요.

26) 구체적으로 예를 들면요?
▲저는 최소한으로 최대한의 효과를 보고 싶은데 무조건 인터뷰를 많이 한다고 좋은 게 아니잖아요. 버릴 것은 과감히 버려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런데 그런 게 정리가 안 된 상태에서 자꾸 거절하다 보면 저도 스트레스를 받거든요. 물론 배우로서 감수해야 한다고 생각하면서도 타협을 못해서 오는 스트레스 때문에 홍보할 때 힘들기도 해요. 어떤 때는 정말 작품 좋게 찍었는데 홍보 할 때 정나미 떨어지는 경우도 있었어요.

27) 혹시 이 사람 때문에 연기 맛을 알게 됐고 성숙해지는 데 도움을 준 사람이 있나요?
▲아직 연기의 맛은 모르겠구요. 성숙은 더더욱 멀었고요.(웃음) 대신 좀더 자신감을 심어주신 분은 계시죠. 이명세 감독님요.

28) ‘형사’ 때 너무 힘들게 촬영해서 다음 작품은 이명세 감독과 별로 하고 싶지 않았다는 말이 있는데요.
▲저는 아니었습니다. 혹시 하지원 씨가 아니었을까. 저는 너무 재미있었어요. 예전에 ‘형사’가 최고의 영화라고 인터뷰한 것 같아요.

29) 배우로서 이명세 감독에게 배운 점은 무엇인가요?
▲열정이죠. 정말 장난 아니에요. 예전에 제가 ‘감독님은 어느 나라 좋아하세요?’라고 물었더니 ‘나는 영화만 찍을 수 있다면 아프리카도 좋아’라고 말씀하더군요. 진짜 영화밖에 생각 안 하시는구나, 하는 생각을 했어요.

30) ‘형사’ 때는 시나리오가 시 같다고 말했는데 이번에는 시나리오가 어렵지 않았나요?
▲이번에는 소설 같았어요.

31) 처음에는 시나리오 같지 않다는 말도 있었어요.
▲그냥 소설 같았어요. 저는 시나리오 자체는 참 좋았어요. 소재가 마음에 안 들었어요.

-②편에 계속-

홍정원 man@newsen.com

[관련기사]
☞강동원 “멜로는 지겨워, 코미디 하고파”(80문80답 심층인터뷰②)
☞강동원, 첫사랑·가족 최초 공개(80문80답 심층인터뷰③)
☞강동원 “인기가 예전같지 않다”(80문80답 심층인터뷰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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