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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과나’ 김처선처럼 이름 날린 유명 내시 누가 있나(역사 속 내시 ②)
2007-10-01 10:29:11
 

[뉴스엔 김형우 기자]

SBS 대하사극 ‘왕과 나’를 통해 내시들이 집중 조명되고 있다.

그동안 왕의 침소 혹은 식사에나 관여하며 힘없는 자로 그려졌던 내시들에 대해 ‘왕과 나’는 카리스마 넘치고 정사에 관여하는 숨겨진 실력자들로 표현하고 있다. ‘왕과 나’ 뿐 아니다. KBS 2TV ‘한국사 전’은 얼마 전 ‘왕과 나’의 주인공 내시 김처선에 대한 역사적 고찰을 담았다. 바야흐로 내시에 대한 대중들의 관심이 극에 달은 것이다.
내시에 대한 새로운 해석으로 재미를 더하고 있는 ‘왕과 나’. 과연 우리나라 역사 속에서 내시는 어떤 인물이며 또 어떤 유명 인사들이 존재했을까.

● 환관정치 골머리 앓은 중국, 조선은 내시들의 정치 진출 금하다

중국 역사 변혁기에 꼭 한번씩 등장하는 인물들이 환관들이다. 유명 소설 ‘삼국지연의’에서도 후한의 멸망에 대해 내시 십상시들의 환관정치를 그 이유로 들고 있다. 그만큼 중국에서 환관들이 가지는 권력은 대단했다. 일례로 명나라 희종 때 환관 3,000명을 모집하는 데 지원자가 무려 2만명이 넘었다. 그만큼 환관은 소위 당시 최고 인기 직종이었다.

우리나라 역사에서 9세기인 신라 흥덕왕 때 처음 모습을 보인 환관들은 일반적으로 알려진 것과 달리 신성한 목적으로 거세를 했다. 속세와 멀어지고 욕망을 극복한 이로서 내시들은 자신들의 남성 성을 버렸다. 하지만 고려시대에는 이런 내시들의 권력이 극에 달했다. 환관 최세연 임백안 등은 정승은 물론 왕 폐위에도 나설만큼 강력한 권력을 과시했다. 고려시대 개혁군주로 유명한 공민왕도 환관 최만생에게 살해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사례 때문인지 조선 시대에 들어오면서 내시들의 정치 진출은 국법으로 금해졌다. 사대부들도 내시들에 대해 비꼬는 듯한 태도로 일관했다. 하지만 이런 이면에는 내시들에 대한 사대부들의 두려움과 또 성리학적 정치관이 투영됐다는 것이 학계의 설명이다.

성리학은 일종의 민주 정치를 추구한다. 강력한 왕권을 배척하고 군주와 신료들의 합의하에 정치가 이뤄지는 것이 성리학이 추구하는 왕도정치다. 이에 따라 왕권 강화의 첫 단계인 내시, 환관들의 정치 권력 강화는 사대부들에겐 경계의 대상이다. 내시들은 조정 신료의 의미보단 왕실의 가족으로서 여겨지기 때문인데다 역대 왕권 강화를 추구한 군주들이 자신들의 측근인 내시들에게 강력한 파워를 내줌으로써 신료들의 힘을 억압하게 했기 때문이다.

조선왕조실록에서 적지 않게 보이는 내시에 대한 신료들의 반대 역시 이같은 기본적 정치색과 무관하지 않다. 환관들이 강대한 정치력을 가지는 것은 바로 사대부들의 정치력 약화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가운데서도 무소불위의 권력을 가진 내시들, 또는 충신으로 이름을 날린 내시들은 존재했다. 특히 이들은 정치에서 배제한다는 조선 왕조 정치 개념에서 벗어난 인물들이기에 더욱 눈길이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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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조 유명한 내시들 누가 있나

엄자치-엄자치는 세종의 절대적인 신뢰를 받은 내시로 알려져있다. 이런 엄자치는 세조 때에 이르러 그 유명을 달리하게 된다. 계유정난 당시 세조 편에 선 공신 명단에 이름을 올린 엄자치였지만 무슨 일이었는지 단종복위운동에 참여하다 죽음을 맞았다. 왕실 가족이던 엄자치에게 있어 단종을 좌지우지하던 김종서 일파는 아니꼬운 대상이였던 듯 하다. 이런 이유로 김종서와 등을 돌리고 있었던 왕실의 거목 수양대군이 엄자치에겐 더욱 편한 상대였을 터. 그러나 계유정난을 통해 단종이 폐위되고 세조가 즉위하자 엄자치의 마음이 변한 것으로 보인다. 자신이 생각했던 왕권 강화와 세조 즉위는 그 뜻이 전혀 다르다고 판단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엄자치는 끝내 세조에 의해 죽임을 당했지만 이후 충신으로서 배향된다.

전균-판내시부사 전균은 엄자치와 함께 계유정난에 관여해 공신의 반열에 올랐다. 하지만 그는 이후 세조의 편에 서며 엄자치와는 다른 길을 걸었다. 전균은 이후 세조의 신임을 얻으며 강력한 권력을 휘두른 것으로 알려졌다. 신료들을 업신여기는 행동을 해 탄핵을 받기도 했지만 이 역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왕실의 크고 작은 행사는 물론 중요한 왕명 출납도 전담했으며 세자빈 간택 역시 전담할 정도로 엄청난 위력을 과시했다. 내시로서는 조선조 최초로 군에 봉해졌으며 죽은 후 시호까지 받을 뻔 했다. 드라마 ‘왕과 나’속 캐릭터 조치겸의 롤모델로 지목되는 인물이기도 하다.

김자원-김자원은 조선 시대 최고의 권력을 지녔던 환관이다. 연산군의 왕명 출납을 전담하던 김자원은 왕권 강화를 이룩하려는 연산군에 의해 계획적으로 키워진 인물이다. 그동안 승정원에서 맡아오던 왕명과 상언 전달이 김자원에게 부여되면서 그는 당대 최고 권력자로 자리매김했다. 김자원이 승정원에 들었을 때 모든 관료들은 그에게 머리를 숙여야했다. 또 관료들은 김자원을 통하지 않고서는 임금을 만나지 못했다. 더욱이 김자원의 행차길에는 모든 양반들이 말에서 내려야 했다고 전해진다.

김처선-‘왕과 나’의 주인공 김처선은 충신으로 그 이름을 빛내고 있는 인물이다. 4명에서 6명의 왕을 모신 것으로 알려진 김처선은 그 성실함으로 거의 모든 임금들에게 사랑을 받았다. 특히 성종 사후에는 아들 연산군을 대신해 3년동안 묘지를 관리한 점을 감안하면 그가 성종에게 특별한 존재였다는 것을 방증한다. 하지만 김처선의 최후는 비참했다. 김처선이 연산군의 폭정을 참지 못하고 극언을 하다 연산군에게 죽임을 당한 것. 김처선이 어떤 직언을 했는지에 대해 조선왕조실록은 정확하게 기술돼 있지 않지만 영조가 김처선의 충심을 기리며 정문을 세운 것을 보아 그가 행한 충절의 대단함을 헤어려 볼 수 있다.

김계한-김계한은 선조 시절 충신이다. 임진왜란 당시 목숨을 걸고 선조를 지키며 따랐다 하여 선조에게 각별한 총애를 받았다. 선조가 김계한을 공신에 올리려 했으나 양반들의 극심한 반대로 이를 이루지 못했다.

박한종-조선 시대 최초로 1품 벼슬을 받은 내시로 명종 시절 유원형과 함께 전국을 풍미한 권력 내시다. 승전색이였던 박한종은 병을 앓고 있던 인종의 병세를 문정황후에게 정확히 고해 명종 등극과 함께 공신으로 이름을 올렸다. 더욱이 당시 최고 권력가였던 유원형과 그의 첩 정난정의 자식들을 적자로 만들 정도로 유원형과의 관계도 매우 돈독했던 것으로 보인다. 특히 궁에서 소비되는 쌀,천,잡물 그리고 궁궐 노비를 관장하는 내수사 제조에 임명되는 파격적인 정치 행보 역시 걷게 된다. 표면적으로 정치계에 입문하지 못하는 것이 조선 국법인 점을 감안할 때 박한종이 가진 힘이 얼마나 대단했는지 알수 있는 대목이다. 이때 유림들 사이에선“재상 진복창, 내시 박한종, 승려 보우 중에 한 사람만 있어도 족히 나라를 해칠 수 있다”는 말이 나돌 정도였다고 알려진다.

[사진설명=SBS 대하사극 ‘왕과 나’에서 김처선으로 분한 탤런트 오만석(위) 내시 전균을 모델로 삼은 것으로 여겨지는 조치겸 역의 전광렬(아래)]

한편 전광렬 구혜선 오만석 안재모 주연의 월화드라마 ‘왕과나’는 1일 11회, 2일 12회가 방송된다.


김형우 cox109@newsen.com


[관련기사]
☞‘왕과나’ 비슷한 내시-왕비 사랑 과연 없었을까(역사 속 내시 ③)
☞‘왕과나’ 조치겸 롤모델 권력 내시 전균은 누구? (역사 속 내시 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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