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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과나’ 조치겸 롤모델 권력 내시 전균은 누구? (역사 속 내시 ①)
2007-10-01 09:22:37
 

[뉴스엔 김형우 기자]

SBS 대하사극 ‘왕과 나’에서 보여주는 전광렬의 연기에 시청자들이 환호하고 있다.

그동안 연약하고 여성스럽기만 했던 내시를 카리스마 넘치고 권력욕이 강한 조치겸으로 대변해 보여주고 있는 전광렬에 대한 시청자들의 반응은 찬사 그 자체.
이런 전광렬의 연기 덕분인지, 내시라는 신선한 소재에 대한 대중들의 흡입력은 증폭돼 ‘왕과 나’의 인기 역시 날로 커지고 있다.

이에 전광렬이 연기한 조치겸이라는 인물에 대한 대중들의 궁금증도 커지고 있다. 조치겸이 과연 드라마처럼 강력한 권력을 쥐고 있었는지, 또 조치겸과 같은 내시들이 진정 존재했는지에 대해 시청자들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물론 전광렬이 분한 조치겸은 ‘왕과 나’가 만들어 낸 허구적 인물이다. 역사 어디에도 조치겸이라는 내시의 이름은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왕과 나’에서 무소불위 권력을 휘두르는 조치겸을 닮은 비슷한 시대의 환관은 분명 존재했다. 일부에서 조치겸의 롤모델로 지목하고 있는 내시 전균이 바로 그다.

과연 조치겸으로 환생한 전균은 어떤 인물이었을까.

● 절대 권력 소유한 것으로 여겨지는 판내시부사 전균, 내시 최초로 군에 봉해져

조선시대 내시들은 정치에 진출하는 것이 국법으로 금지됐다. 고려시대 환관들이 국사를 좌지우지 했던 몇몇 사례에 대한 반성의 의미와 함께 왕도 정치, 즉 군주와 신료들이 민주적인 방법으로 정사를 돌봐야한다는 성리학에 따라 왕권 강화와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던 내시를 의도적으로 정치에서 배제했던 이면이 존재한다.

하지만 이런 와중에도 왕의 권력을 등에 엎고 엄청난 권력을 휘두른 내시들이 존재했다. 연산군 시절의 김자원으로 대표되는 권력형 내시 중에서 단연코 빠질 수 없는 인물이 바로 조치겸과 비슷한 모습을 보이는 전균이다.

조선왕조실록 예종 3권, 1년( 1469 기축 / 명 성화(成化) 5년) 2월 16일 신축 3번째기사를 보면 전균이 얼마나 강력한 권력을 지니고 있었는지를 짐작케 한다.

“감찰(監察) 이인문이 아뢰기를 ‘신이 어제 분대로서 군자 정선감에 있는데, 환관 전균이 말을 달려 신이 앉아 있는 곳으로 들어왔으나 수감하는 군사가 이를 금하여 저지하지 못하였습니다. 그리고 신은 공수(손을 모으고)하고 일어나 서는데, 전균은 마상에 그대로 앉아서 내려다보며 조금도 예를 행하지 않았습니다. 신은 청컨대 피혐하게 하소서’하니, 전지하기를 ‘피혐하지 말라. 내가 마땅히 전균을 책하겠다’하였다. 이때에 환관들이 조정을 업신여겨 욕을 보임이 다분히 이와 같았다”

이에 따르면 전균은 조정대신 앞에서도 예를 대하기는 커녕 신료들이 내시 전균을 피혐하는데 왕에게 허락까지 받아야 했을 정도다. 여러 신료들을 떨게 하고 그 앞에서 ‘살려달라’고 애걸하게 만드는 조치겸과 흡사하다.

이런 전균이 조선왕조실록에 처음으로 모습을 보인 것은 세종 때다. 하지만 전균이 본격적으로 정계에 진출, 왕실의 중요인물로 떠오른 것은 단종 시절이다.

당시 전균과 함께 이름을 날린 내시는 엄자치다. 드라마 ‘왕과 나’에선 엄자치와 조치겸이 단종복위운동을 두고 반대입장에 서다가 결국 엄자치는 조치겸에 의해 제거되는 것으로 표현했다.

당시 엄자치와 전균의 관계도 비슷했다. 계유정난을 지지했던 엄자치와 전균이지만 이후의 길을 서로 달랐다. 계유정난 후 공신에까지 봉해졌던 엄자치와 전균은 단종 복위에 대해선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엄자치는 사육신과 단종복위운동을 벌이다가 끝내 죽음을 맞이하지만 전균은 단종복위 지지파를 제거했다. 그 공로를 인정받아 좌익공신에까지 이름을 올리며 세조의 신임을 듬뿍 받았다. 특히 전균은 강천군으로 봉해졌다. 조선 역사상 내시가 군으로 봉해진 경우는 전균이 최초다.

세조는 전균에게 “공이 있으면 상을 주는 것은 고금의 통한 의리다. 너의 총명과 재간은 내신으로서 이보다 뛰어난 사람이 없다... 그러나 생각 밖에 지친 이용이 몰래 간흉과 결탁해 장차 불궤를 도모하려 하여 사태가 심히 절박했다. 이때에 숙부 수양 대군이 한두 호걸의 선비와 더불어 충의를 분발하여 계책을 결정하고 먼저 주모자를 벤 다음 달려와 내게 고하였다. 그리고 군사를 엄하게 하여 숙위하니 안팎이 흉흉하여 단서를 알아차리지 못하였다. 네가 조용히 숙부의 충의의 거사를 내게 고하고 과인의 몸을 조호하며 드나들어 전하기를 성심으로 하여 큰 난을 평정하였으니, 너의 공이 얕지 않다고 할 수 있겠다.. 아아! 너는 나의 지극한 심회를 공손히 받들고 더욱 충정(忠貞)을 토탑게 하여 시종을 아름답게 하라.”(단종 13권, 3년( 1455 을해 / 명 경태(景泰) 6년) 1월 24일 경오 14번째기사)라고 무한한 신뢰를 보였다.

이런 전균의 직위는 급상승해 가정대부 판내시부사에 이른다. ‘왕과 나’의 조치겸의 신분과 같다. 이후 세조는 전균에게 많은 하사품을 내린 것으로 조선왕조실록은 전하고 있다.

그렇다면 ‘왕과 나’에서 희대의 권력자 한명회와 정치적으로 결탁한 조치겸과 전균의 흡사한 점은 없을까.

조선왕조실록에는 세조와 예종이 전균을 통해 한명회에게 왕명 혹은 하사품을 내린 사례가 몇몇 눈에 띈다. 세조6권 3년 2월22일(병진) 2번째 기사도 이를 전한다.

“도승지 한명회에게 명하여 건원릉 ·헌릉 ·영릉을 순심하도록 했는데, 환관 전균을 보내어 선온을 가지고 가서 보제원에서 전송하게 했다”

이외에도 전균과 한명회가 만났다는 기록이 조선왕조실록에는 적지않게 나타나있다. 아마도 드라마 속 한명회와 조치겸의 정치 교류는 이와 같은 기록에서 힌트를 얻은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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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명회와 교류하고 세자빈 간택까지 전담했던 전균 ‘시호까지 받을 뻔’

전균의 권력을 보여주는 또 다른 예가 있다. 당시 조선의 상국이던 명나라 사신을 전균이 접대했다는 두차례에 걸친 기록이다. 보통 타국의 사신이 당도했을 경우 그 나라의 위치에 맞는 관리를 보내 맞이하거나 환송케 한다. 당시 국제 정세에서 최고 자리를 위치하던 명나라의 사신은 조선의 대신이나 그에 걸맞는 인물이 내보내지게 된다. 이런 명나라의 사신을 전균이 전송하게 된 것이다.

조선왕조실록 세조7권 정유 2번째 기사에는 “명나라 사신이 선위사인 도승지 한명회에게 작별하면서 떠나니 임금이 판내시부사 전균에게 명해 술과 음식을 가지고 가서 홍제원에서 전송하게 하고...”라고 적고 있다.

더욱 놀랄만한 기록도 있다. ‘왕과 나’ 조치겸은 왕실 결혼에 밀접하게 관여된 것으로 그려진다. 왕실은 성종의 결혼을 조치겸에게 맡기거나 그 의사를 중요시하게 여긴다. 이와 비슷하게 전균도 왕실 혼사에 큰 역할을 담당했다. 세조실록에는 “임금이 효령 대군 이보·판내시부사 전균·도승지 윤자운 등에게 명해 사제에 돌아다니면서 처녀를 간택하도록 했으니 왕세자빈을 삼으려고 한 것이다”라는 기록이 있는 것으로 보아 조치겸과 같이 정균도 왕실혼인에 크게 관여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이외에도 전균에 관한 조선왕조실록 속 109건의 기록에는 왕이 전균에게 왕실이나 나라에 관련된 크고 작은 행사를 전담하게 했거나 왕명의 출납에 관여하도록 했다고 남겨져 있다.

전균이 당시 조선조에서 큰 위치를 차지했음을 보여주는 것은 그의 죽음을 통해서도 알 수 있다. 내시의 졸(사망)을 조선왕조실록에 남기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기 때문이다.

“하음군 전균이 졸하니, 철조하고 조제와 예장을 예와 같이 하였다. 전균은 어렸을 때에 내시부에 붙이어 여러 번 옳기어 동첨내시부사에 이르고, 정묘년에 통정 대부에 승진해 동판내시부사가 되고,임신년에 가선 대부에 승진하여 동지내시부사가 되고, 계유년에 가정 대부에 승진하였는데, 이 해에 세조가 정난하자 수충 협찬 정난 공신의 호를 내려 주고 강천군에 봉하였다. 을해년에 세조가 즉위하여 또 좌익 공신의 호를 주었고 무인년에 자헌 대부에 승진하여 판내시부사가 되고....이때에 이르러 졸하니, 나이 62세였다. 환관으로 공신이 되고 작위가 1품에 이른 것은 전균으로부터 비롯됐다. 형의 아들 전구복으로 후사를 삼았다”고 그의 죽음을 조선왕조실록은 적고 있다.

당시 성종은 전균에게 파격적으로 양경이라는 시호를 내렸으나 사헌부의 강력한 반대로 인해 뜻을 이루진 못했다.

한편 전광렬 구혜선 오만석 안재모 주연의 월화드라마 ‘왕과나’는 1일 11회, 2일 12회가 방송된다.

김형우 cox109@newsen.com

[관련기사]
☞‘왕과나’ 비슷한 내시-왕비 사랑 과연 없었을까(역사 속 내시 ③)
☞‘왕과나’ 김처선처럼 이름 날린 유명 내시 누가 있나(역사 속 내시 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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