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감한 형사들5’에서 잔혹한 택시기사 살인 사건의 전말과 ‘자수’의 인정 기준을 짚었다.
지난 10월 2일 방송된 티캐스트 E채널 ‘용감한 형사들5’ 23회에서는 백운복 형사, 김의주 법의관, 윤외출 전 경무관, 박미옥 전 형사가 출연해 장기간 추적 끝에 해결한 사건들과 수사 뒷이야기를 공개했다.

- ▲ E채널 제공
택시 안의 돈 통과 피해자의 지갑에서 현금과 카드가 사라진 사실을 토대로 강도 가능성도 제기됐다. 현장에서는 범인의 지문을 찾지 못했지만 뒷좌석에서 발견된 노끈과 열쇠꾸러미가 수사의 실마리가 됐다.
형사들은 노끈의 포장지와 바코드를 추적해 이를 구매한 남성을 특정했다. 또 열쇠꾸러미에 있던 원통형 열쇠가 초코볼 뽑기 기계에 사용된다는 사실을 확인한 뒤 관련 업체를 탐문했다. 결국 한 주택에서 해당 열쇠로 현관문이 열리는 것을 확인하면서 당시 25세 회사원 최 씨(가명)를 용의자로 특정했다.
최 씨가 도주한 뒤 형사들은 그의 통화 내역을 분석해 범행 현장 인근에 사는 동갑내기 남성을 공범으로 지목했다. 이 남성의 손에서 최근 생긴 상처까지 발견됐지만 그는 최 씨와 친구라는 사실만 인정하며 범행 사실을 부인했다.
형사들은 공범을 통해 최 씨와 만날 약속을 잡았지만 최 씨는 장소를 계속 바꾸며 체포를 피했다. 결국 검거된 최 씨는 노끈과 열쇠를 제시했을 때도 태연한 태도를 보였지만, 노끈을 구매한 카드 결제 내역이 나오자 범행을 인정했다.
조사 결과 두 사람은 군대 선후임 사이로, 술을 마시며 빚 문제를 이야기하다 범행을 계획했다. 최 씨에게는 500만 원, 공범에게는 1500만 원의 빚이 있었다. 이들은 흉기와 노끈을 미리 준비하고 범행 장소까지 답사한 뒤 택시에 탑승했다.
목적지 인근에서 토할 것 같다며 택시를 세운 뒤 최 씨가 피해자의 목을 조르고, 공범이 조수석으로 이동해 흉기로 공격한 것으로 드러났다. 두 사람은 피해자가 저항해 살해했다고 주장했지만, 이들이 빼앗은 것은 신용카드 5장과 현금 6만 3000원에 불과했다. 신용카드는 비밀번호를 몰라 현금 인출에 사용하지 못했다.
재판 결과 최 씨는 징역 8년, 공범은 징역 12년을 선고받았다.
이어진 ‘끝나지 않은 사건 Q’에서는 ‘이게 자수라고?’를 주제로 자수의 인정 범위를 살펴봤다.
권일용 프로파일러는 자신을 쫓아오는 사람이 있다며 경찰에 신고한 청부살인범 사례를 소개했다. 해당 남성은 자신이 청부살인을 시도한 사실을 숨긴 채 신고했지만, 실제로는 살인을 의뢰한 아들이 범행을 포기한 청부살인범을 뒤쫓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박미옥 전 형사는 자신이 수배자라고 주장하며 파출소를 찾아온 남성의 사례를 소개했다. 해당 남성은 실제로 재판에 출석하지 않아 수배 상태였지만, 경찰에 자진 신고한 목적은 수배자라는 사실을 지인들에게 과시하기 위해서였다. 재판부는 이를 자발적인 자수로 인정하지 않았다.
자수의 인정 기준에 대해 박미옥 전 형사는 “법원 판례상 여러 가지를 본다. 범행 내용, 자수 시기, 동기까지 고려한다”고 설명했다. 윤외출 전 경무관은 “수사기관이 이미 쫓고 있으면 자수로 인정받기 힘들고, 범죄 행위나 인적사항이 수사기관에 특정되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
권일용 프로파일러 역시 “범행을 알린 후 처벌을 받겠다는 의사가 있었는지가 중요한 기준점이 될 수 있다”며 자수의 동기와 의지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죽음을 앞두고 과거 범행을 털어놓은 사례도 공개됐다. 2011년 한 남성이 11년째 실종 상태인 남동생의 시신 위치를 알고 있다는 전화를 받았다고 신고했고, 발신자를 추적한 결과 위암 말기로 요양병원에 있던 남성이었다.
해당 남성은 도박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실종된 피해자를 살해하고 시신을 암매장했다고 자백했다. 공범 2명과 함께 범행했다는 내용도 털어놨지만, 자백 6일 뒤 병세가 악화돼 사망했다.
이후 공범들은 자신들은 시신 유기만 도왔다고 주장했고, 사건 보도를 접한 또 다른 공범이 경찰에 연락해 자신도 범행에 가담했다고 밝혔다. 재판에서 공범 2명은 각각 징역 15년을, 자수한 공범은 범행 가담 정도 등이 참작돼 징역 4년을 선고받았다.
박미옥 전 형사는 자수에 따른 감형에 대해 “딜레마 같다. 죄를 생각하면 자수로 감형이 된다는 것이 과연 맞을까 싶다. 어떨 때는 피해 회복이 빠르게 되거나, 사건이 빨리 밝혀져 자수가 고마운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권일용 프로파일러는 “자수한 자의 의도가 무엇인지가 잘 파악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뉴스엔 이민지 o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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