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병현과 박영현이 금메달을 목에 걸고 활짝 웃었다.
류지현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야구대표팀은 9월 28일 인천 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목에 걸고 금의환향했다.
조병현과 박영현은 이번 대회 대표팀 불펜진의 핵심으로 활약했다. 대회 첫 경기 대만전에서 선발 곽빈에 이어 나머지 이닝을 확실하게 틀어막아 대표팀이 첫 단추를 확실하게 채울 수 있게 했고 마지막 결승전에서도 에이스 곽빈 이후 이닝을 함께 무실점으로 든든하게 지켰다. 류지현 감독은 가장 중요한 순간 고민없이 조병현과 박영현 카드를 꺼내들었다.
결승전 7회말, 6회까지 무실점으로 호투하던 곽빈이 동점을 허용한 뒤 위기 상황에서 강판됐다. 마운드를 이어받아 위기를 마무리한 조병현은 "뒤에 (박)영현이가 있으니까 마음 편하게 던졌다. (곽)빈이 형이 앞에서 너무 잘 던져준 만큼 빈이 형 주자도 잘 막고 내려오고 싶었다"고 돌아봤다.
조병현은 "(그라운드)밖에서 볼 때 가장 떨렸다. 오히려 마운드에 올라간 뒤에는 떨리는 것보다는 어떻게 승부를 할지만 생각했다. 그러다보니 긴장도 덜 됐던 것 같다. (7회 마지막 타자 삼진은)스트라이크로 던질지 볼로 던질지 생각을 많이 했다. 사실 볼을 던지려고 했는데 스트라이크가 들어갔다. 운이 좋았다"며 "빈이 형이 고맙다고 하더라. 나도 형한테 고맙다고 했다"고 말했다.
8회 등판해 조병현이 남겨놓은 주자를 막아낸 박영현은 9회까지 멀티이닝을 책임지며 결승전 세이브를 올렸다. 박영현은 "큰 경기를 잘 마치고 돌아와 뿌듯하다"며 "(8회)병현이 형 주자를 막은게 제일 컸던 것 같다. 나는 내 뒤에 또 누가 있을 줄 알았는데 아무도 없더라. 그래서 무조건 그냥 죽자는 마인드로 막아보자고 던졌는데 마지막 공이 잘 들어가서 다행이었다"고 웃었다.
8회를 마치고 마운드를 내려오며 포효했던 박영현은 "원래같으면 포효는 잘 안하는데 (8회가 끝난 뒤)이제 끝인 줄 알고 포효하며 내려왔다. 목이 너무 아프더라"며 "(9회에)'다시 가서 마무리 해' 하시더라. 그래서 '알겠습니다' 하고 다시 갔다. 그때 다시 엄청 집중해서 했던 것 같다"고 웃었다.
슈퍼라운드 1차전 일본전에서 멀티이닝을 던진 박영현은 하루를 쉬고 결승전에서 또 멀티이닝을 소화했다. 박영현은 "많이 힘들었다. 하지만 결승전에 무조건 던진다는 생각으로, 몇 구를 던지든 비가 와서 마운드가 좋지 않았지만 마운드 탓도 하기 싫었다. 그냥 내 실력을 믿고 경기했던 것 같다"고 돌아봤다.
아시안게임은 '병역 면제' 혜택이 달려있는 대회인 만큼 더 긴장감이 있을 수 밖에 없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이번 대회 마운드에서 최고의 활약을 펼친 선수들은 이미 병역 문제를 해결한 선수들이었다. 에이스 곽빈과 박영현은 병역 면제 혜택을 이미 받았고 심지어 조병현은 상무에서 군 복무를 한 선수다.
조병현은 "(군)미필 형들과 동생들이 모두 고맙다고 하더라. 우리보다는 빈이 형이 앞에서 잘 끌어줬다. 그래서 뒤에서 잘 던질 수 있었던 것 같다"며 "군대에 갔다 온 입장에서 1년6개월 동안 야구도 못하고 팬들도 못 만나고 하는 것인 만큼 (동료들이)안 갔으면 좋겠다, 면제가 됐으면 한다는 바람이었다"고 말했다. 박영현 역시 "군 면제가 걸린 것과 아닌 것이 차이가 정알 큰 것 같다"고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박영현은 "모든 선수가 간절했는데 빈이 형이 잘 막아줘서 우리에게도 시너지가 온 것 같다"며 "(최)준용이 형, (소)형준이 형, (오)원석이 형이 가장 간절했던 것 같다. 형들이 항상 덕아웃에서 화이팅을 많이 해주고 팀을 위해 목이 찢어져라 소리를 내줬다. 그게 좋았다. 그런 응원 덕분에 우리도 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아시안게임은 ABS도 비디오판독도 없는 대회였다. 대회 내내 모든 참가국이 오심과 아쉬운 스트라이크 볼 판정에 울고 웃었다. 박영현과 조병현은 'ABS가 그립다'고 입을 모았다. 조병현은 "ABS가 많이 그리웠다. 심판 판정으로 승부가 크게 바뀔 수도 있는 만큼 빨리 ABS가 도입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영현도 "(심판 볼판정이)좋은 점도, 나쁜 점도 있었지만 그래도 선수들이 적응을 잘 해서 금메달을 딴 것 같다. 하지만 ABS가 너무 좋다"고 웃었다.
조병현은 "부담이 큰 대회였는데 잘 이겨내고 금메달을 따왔다. 스스로에게 너무 고생했다고 말하고 싶다"고 웃었다. 박영현은 "팀에 폐를 끼치지 않고 내 것만 잘하자는 생각으로 임했는데 이번 대회도 운좋게 무실점을 했고 좋은 성적을 거뒀다. 너무 다행이다"고 웃었다.(사진=박영현과 조병현)
뉴스엔 안형준 marka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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