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파 선수들은 WBC에서 얼마나 전력이 될 수 있을까. 류지현 감독이 해외파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류지현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야구대표팀은 11월 4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2025 NAVER K-BASEBALL SERIES' 대비 훈련을 가졌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주관하는 WBC는 메이저리거들이 참여하는 대회. 오타니 쇼헤이(LAD), 애런 저지(NYY) 등 빅리그를 대표하는 스타들이 각국을 대표해 참가한다. 한국도 예외는 아니다. 메이저리그에서 활약 중인 코리안리거들은 중요한 전력이다.
이정후(SF), 김혜성(LAD) 등 지난해 소속팀에서 내년에도 뛰는 선수들은 큰 문제가 없다. 몸상태에 이상만 없다면 큰 변수 없이 WBC 대표팀에 합류해 주축으로 활약할 전망이다.
문제는 아직 거취가 결정되지 않은 김하성이다.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에서 시즌을 마친 김하성은 이날 옵트아웃을 선언하고 FA 시장으로 향했다. 겨울 동안 새 팀을 찾아야 한다. 새 팀에 합류하는 선수들의 경우 새 팀 적응 문제로 대표팀에 합류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류지현 감독은 "9월에 미국에 갔을 때 (김)하성이를 만났다. 그 당시 애틀랜타에서 굉장히 좋은 퍼포먼스를 보이고 있었고 애틀랜타 팀에서도 (김하성에게)굉장히 좋은 이미지를 갖고있었다. 다만 시즌 후 계약 문제까지는 그 당시에는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이었다"며 "당시 김하성과 교감한 부분은 내년에 뛸 팀이 어디인지는 단정지을 수 없지만 구단과의 문제만 없다면 WBC에 참가하겠다는 것이었다"고 밝혔다.
김하성의 대표팀 참가 의사는 충분하다는 것. 다만 문제는 아직 결정되지 않은 소속팀의 의견이다. 김하성은 지난해 어깨 수술을 받아 올시즌은 정상적으로 치르지 못했다. 9월 반등세를 보이기는 했지만 골드글러브를 수상하던 당시의 기량을 다 회복하지는 못한 상태다. 김하성을 영입하는 팀 입장에서는 건강에 대한 우려가 있을 수 밖에 없는 만큼 새롭게 계약을 맺은 선수를 시즌 준비기간 국제대회에 보내는 위험을 감수하지 않으려 할 수도 있다.
구단에서 허락하지 않는다면 김하성도 어찌할 방법은 없다. 실제로 뉴욕 메츠 마무리 투수였던 에드윈 디아즈는 2023시즌에 앞서 메츠와 5년 1억200만 달러의 역대 마무리투수 최고액 계약을 맺었지만 2023시즌에 앞서 열린 WBC에 참가했다가 부상을 당했다. 비록 세리머니 도중 당한 황당한 부상이기는 했지만 어쨌든 몸을 만들어야 할 기간에 치열한 실전을 치르는 것은 부상의 위험이 높을 수 밖에 없다. 아직 결정된 것은 없지만 김하성의 불참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는 대표팀이다.
코리안리거 뿐 아니라 '한국계' 선수들도 이제는 큰 관심사다. 2023년 WBC 당시 대표팀은 한국계 미국인 선수인 토미 에드먼을 발탁했다. 한국계 선수의 첫 야구대표팀 선발이었다. 메이저리그에서 골드글러브를 수상한 호타준족 유틸리티 플레이어인 에드먼은 큰 기대를 모았지만 정작 WBC 본선 무대에서는 .182/.250/.182 2타점에 그치며 실망스러운 결과와 함께 떠났다.
비록 에드먼은 결과가 실망스러웠지만 메이저리거의 기량을 가진 선수가 합류한다면 대표팀에는 큰 힘이 된다. 지난 대회에 참가했던 에드먼 뿐 아니라 또 다른 한국계 야수인 저마이 존스(DET)도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존스는 WBC 한국 대표팀 합류에 적극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류 감독은 "WBC 대표팀 최종 명단 확정은 2월 3일이다. 그전까지는 여러 가능성을 두고 폭넓게 선수단을 구성할 것이다"며 "존스는 잘한다. 직접가서 확인했는데 잘하더라. 한국계 선수들의 대표팀 합류는 기존 KBO리그 선수들과의 조합, 부족했던 포지션 등을 고려해야 한다. 지금 대표팀에서 조금 부족한 포지션은 우타자다. 그런 의미에서 존스의 좋은 면을 1년동안 계속 지켜본 것은 맞다"고 말했다. 아직 확정적으로 이야기할 시기는 아니지만 존스의 합류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는 의미로는 충분히 해석할 수 있다.
우투우타 외야수인 존스는 올해 디트로이트에서 72경기 .287/.387/.550 7홈런 23타점을 기록하며 존재감을 보였다. 메이저리그 경험이 많지는 않지만 올시즌 보인 기량이라면 충분히 대표팀에 큰 힘을 보탤 수 있다.
다만 한국계 선수들의 경우 대표팀 합류 시점이 늦다는 것이 불안요소다. 류 감독은 "MLB에서 메이저리그 선수들을 보내주는 시기가 있다. 본선 직전 일본에 입국했을 때에야 합류할 수 있다. 그 전에는 오지 못한다. 그러면 그 선수들이 합류해 연습할 수 있는 시간은 4일 정도밖에 안된다. 그 시간에 전술까지 연습할 수는 없다. 전략이나 전술은 사전에 준비해놓고 해외파 선수들은 합류해서 잠깐잠깐 맞춰봐야한다"고 언급했다.
세밀한 훈련까지 함께 소화하기엔 물리적인 시간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KBO리그 선수들과 호흡을 맞춰본 경험이 전무한 한국계 선수들에게 아주 크게 의존할 수는 없는 이유다.(사진=류지현)
뉴스엔 안형준 marka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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