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조의 부흥을 꿈꿨다. 하지만 초반 흐름은 심상치 않다.
애틀랜타 브레이브스는 4월 1일(한국시간) LA 다저스와 원정 경기에서 패했다. 다저스 마운드를 공략하지 못했고 팀 마운드는 무너졌다. 1-6 패배. 오타니 쇼헤이(LAD)에게 안타를 하나도 내주지 않았음에도 완패했다.
예상 못한 충격적인 시작이다. 비록 지난해 내셔널리그 동부지구 2위로 정규시즌을 마친 뒤 와일드카드 시리즈에서 2패를 당해 빠르게 탈락했지만 애틀랜타는 2018년부터 2023년까지 6년 연속 동부지구 우승을 차지했고 2021년에는 월드시리즈 정상에도 오른 팀이었다. 내셔널리그의 전통 강자 중 하나. 올해도 당연히 월드시리즈 우승을 목표로 시즌을 준비했다.
하지만 개막 5연패를 당하며 마치 '암흑기'를 연상시키는 출발을 하고 있다. 개막 5연패는 애틀랜타 구단 역대 8번째. 마지막 개막 5연패는 지구 최하위였던 지난 2016년이었다.
투타 모두가 부진하다. 마운드에서는 3선발로 시즌을 시작한 24세 영건 스펜서 슈웰렌바크를 제외하면 선발진 모두 시즌 첫 등판이 만족스럽지 않았다. 지난해 사이영상을 수상한 에이스 크리스 세일도 압도적인 모습이 아니었다. 불펜도 좋게 출발한 선수들이 여럿 있지만 허리에서 안정적인 역할을 수행해줄 것이라 기대했던 애런 범머, 헥터 네리스 등이 초반 크게 부진하고 있다.
타선은 더욱 심각하다. 주전 라인업에서 타율이 2할을 넘긴 선수가 단 한 명 밖에 없다. 지난해 당한 무릎 부상에서 회복 중인 로날드 아쿠나 주니어, 캠프에서 부상을 당한 포수 션 머피가 빠진 탓에 초반 어느정도의 공격력 저하는 예상됐지만 이정도일 줄은 몰랐다. 아지 알비스, 마이클 해리스, 오스틴 라일리, 마르셀 오주나, 맷 올슨 등 이들 외에도 타선을 이끌만한 선수들이 많지만 전혀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끝이 아니다. 여기서 추가 이탈 전력까지 생겼다. 마운드에서는 지난해 평균자책점 1점대를 기록했던 우완 레이날도 로페즈가 어깨 부상으로 부상자 명단에 올랐다. 지난해 26경기 135.2이닝, 8승 5패, 평균자책점 1.99를 기록한 로페즈는 세일에 이어 2선발로 시즌을 시작했다. 하지만 단 한 경기에 등판한 뒤 어깨 염증 증세로 마운드에서 이탈했다. 지난시즌 막바지에도 같은 증세를 겪었던 로페즈인 만큼 더 우려가 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타선에서는 주전 중 유일한 2할타자(.200/.250/.200)였던 주릭슨 프로파가 이탈했다. 지난해 샌디에이고 파드레스에서 커리어하이 시즌을 보낸 뒤 올시즌에 앞서 애틀랜타와 3년 4,200만 달러 FA 계약을 맺은 프로파는 아쿠나의 공백을 상당부분 채워줄 선수로 큰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이날 PED(경기력 향상 약물) 양성반응으로 80경기 출전정지 징계를 받아 이탈했다. 시즌 절반을 뛸 수 없게 된 프로파다.
부상자가 돌아오기 전까지는 현재 선수들의 컨디션에 반전이 일어나길 바랄 수 밖에 없다. 에이스 스펜서 스트라이더가 4월 중순께 복귀가 예상된다는 점은 긍정적이지만 토미존 수술에서 복귀하는 것인 만큼 복귀 초반에는 기존과 같은 압도적인 모습을 기대하기 어렵다. 관리를 받으면서 여러 제한을 두고 등판할 가능성이 크다.
마운드보다 더 급한 쪽은 타선. 애틀랜타가 가장 기다리는 아쿠나는 5월 이후에나 복귀가 가능하다. 아직 복귀까지 2개월 정도 시간이 더 필요한 상황. 머피가 재활 경기에 돌입한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머피는 빅리그급 공에 전혀 적응하지 못하고 있는 신예 드레이크 볼드윈을 대체해 어느정도 타선을 끌어올릴 수 있는 선수다.
개막 직전 빅리그 계약을 맺은 뒤 몸을 만들기 위해 마이너리그로 향한 외야수 알렉스 버두고도 타선에 새 바람을 불러올 수 있는 선수다. 버두고는 공수에서 프로파가 이탈한 공백을 채울 수 있다.
지난해 지구 2위의 아쉬움을 딛고 '애틀랜타 왕조'를 다시 부흥시키겠다는 각오로 시즌을 시작했지만 초반 흐름이 처참하다. 애틀랜타는 지난 7번의 개막 5연패 시즌에서 모두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시작부터 처참하게 지고 들어간 시즌은 결국 실패로 끝났다는 것. 최강 전력인 다저스와 3연전이 이제 막 시작돼 아직 2경기가 남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애틀랜타는 어쩌면 개막 7연패를 당할지도 모른다.
과연 애틀랜타가 언제 시즌 첫 승을 거둘 수 있을지, 올시즌을 순위표 어디에서 마치게 될지 주목된다.(자료사진=마르셀 오주나와 아지 알비스)
뉴스엔 안형준 marka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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