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워키가 역사적인 계약을 맺었다. 어떤 결과로 이어질까.
밀워키 브루어스는 12월 5일(한국시간) 외야수 잭슨 추리오와 계약을 맺었다. 8년 8,200만 달러가 보장되는 규모의 대형 계약이다.
베네수엘라 출신 2004년생 우투우타 외야수 추리오는 아직 메이저리그에 데뷔하지 않은 유망주. 밀워키는 빅리그 데뷔를 앞두고 있는 추리오와 장기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규모는 옵션과 인센티브로 더 커질 수 있다. 2024년부터 2031년까지 8년간 8,200만 달러가 보장되며 2032-2033시즌에는 각 2,500만 달러의 구단 옵션이 있다. 그리고 MVP 투표 득표에 따른 인센티브까지 포함하면 계약 규모는 최대 10년 1억4,250만 달러까지 커지게 된다.
보장 계약 규모는 종전 최고였던 로버트보다 훨씬 크고 1억4,250만 달러라는 최고액은 이전 5명의 계약 액수의 합계와도 크게 차이나지 않는 엄청냔 규모다. 역대 최대 규모일 뿐 아니라 그야말로 '역대급' 규모였다. 서비스타임이 '0'인 선수가 새 역사를 쓴 셈이다.
그야말로 엄청난 기대를 받고 있는 것이다. 추리오는 메이저리그 전체 2순위 유망주. 현재 추리오보다 높은 평가를 받는 유망주는 단 한 명, 잭슨 할러데이(BAL) 뿐이다. 할러데이가 내야수라는 점을 감안하면 외야수 중에서는 최고의 재능을 가진 유망주로 평가를 받고있다는 의미다.
MLB 파이프라인은 추리오에게 타격 55, 파워 60, 주루 70, 어깨 45, 수비 60, 총점 65를 부여했다. 2021년부터 마이너리그 생활을 한 추리오의 마이너리그 3시즌 통산 성적은 272경기 .286/.347/.490 47홈런 191타점 68도루. 올해에는 더블A 122경기, 트리플A 6경기를 치르며 128경기에서 .283/.338/.467 22홈런 91타점 44도루를 기록했다.
정교함과 장타력, 빠른 발의 삼박자를 갖춘 선수. 어깨에는 다소 약점이 있다는 평가고 마이너리그 통산 250삼진, 98도루를 기록해 선구안이 뛰어난 편도 아니지만 타격에 분명한 재능이 있는 선수다. 좀처럼 선수에게 큰 돈을 쓰지 않는 밀워키가 지갑을 활짝 연 것은 그만큼 기대치가 대단하다는 의미다. 트리플A에서 단 6경기를 치른 추리오는 내년 개막로스터에 이름을 올려 빅리그에 데뷔할 예정이다. 추리오는 크리스티안 옐리치, 개럿 미첼과 함께 주전 외야진을 이룰 것으로 보인다.
다만 미래는 장담할 수 없다. 추리오 이전 마이너리거 신분으로 장기계약을 맺은 5명의 선수들 중 지금도 기대치 그대로의 모습을 보이고 있는 선수는 단 한 명, 로버트 뿐이다. 1997년생 외야수 로버트는 2020년 데뷔해 4시즌 동안 367경기에서 .279/.327/.500 74홈런 210타점 46도루를 기록했다. 2021-2022시즌에는 부상으로 합계 166경기 출전에 그쳤지만 올해는 건강하게 145경기를 치르며 .264/.315/.542 38홈런 80타점 20도루를 기록했고 올스타 선정, 실버슬러거 수상, MVP 투표 득표(12위) 등 성과를 냈다.
반면 다른 선수들은 기대를 채우지 못했다. 싱글턴은 메이저리그에서 단 3시즌 동안 150경기 .170/.286/.317 16홈런 62타점을 기록하는데 그쳤고 킹거리 역시 5시즌 동안 325경기에서 .229/.280/.387 30홈런 96타점 25도루를 기록한 것이 전부였다. 화이트는 2시즌 동안 84경기에서 .165/.235/.308 10홈런 35타점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히메네즈는 5년 동안 436경기에 출전해 .275/.324/.487 89홈런 275타점으로 준수한 성적을 썼다. 하지만 부상에 시달렸고 장타력이 떨어진 모습을 보이고 있으며 화이트삭스 팀 내에서의 입지도 줄어들었다. 이제는 트레이드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분명히 대단한 재능을 가진 선수지만 추리오가 어떤 길을 걷게 될지는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전략은 나쁘지 않다. 에이징커브 이론에 따르면 30대에 접어들기 전까지가 선수들이 최고의 기량을 발휘할 수 있는 시기다. 밀워키는 특급 잠재력을 가진 추리오의 신체 능력 최전성기를 확보했다. 20세가 되자마자 빅리그에 데뷔할 추리오는 보장계약 기간을 마칠 경우 28세, 두 번의 옵션까지 실행될 경우 30세까지 밀워키에 몸담게 된다. 커리어 첫 10년을 뛰어난 성적으로 보낸다면 밀워키의 투자는 오히려 '가성비'까지 얻게 될 수도 있다. 추리오 입장에서도 28세-30세 나이로 탄탄한 커리어와 함께 FA 시장에 나선다면 충분한 대우를 받을 수 있다.
다만 추리오가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면 밀워키는 큰 손실을 볼 수 밖에 없다. '평범한' 서비스타임 선수들에게 지불하는 돈보다 훨씬 많은 액수를 밀워키는 이미 추리오에게 지출했다. 옵션, 인센티브 금액을 아낀다고 해도 8,200만 달러는 이미 지갑에서 나가버린 돈이다.
단 74만 달러를 아끼기 위해 에이스 코빈 번스와 관계를 무너뜨릴 정도로 선수에게 쓰는 돈을 아꼈던 밀워키는 추리오에게 역대급 계약을 안겼다. 과연 밀워키의 선택이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자료사진=잭슨 추리오)
뉴스엔 안형준 markaj@
사진=ⓒ GettyImages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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