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츠가 세베리노를 품었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은 11월 30일(한국시간) 뉴욕 메츠가 루이스 세베리노와 계약에 합의했다고 전했다. MLB.com에 따르면 메츠는 세베리노와 1년 1,300만 달러 규모의 계약에 합의했다. 뉴욕 양키스에서 FA가 된 세베리노는 뉴욕을 떠나지 않고 '라이벌 유니폼'으로 갈아입게 됐다.
세베리노는 양키스의 '차세대 에이스'였다. 애런 저지, 개리 산체스, 그렉 버드 등과 함께 양키스의 '뉴 코어4'로 평가받으며 팀의 미래를 책임질 선수로 기대를 모았다. 악의 제국 시대와 결별을 선언한 양키스가 앤디 페티트와 같은 프랜차이즈 에이스로 키워내겠다는 계획을 세운 선수였다.
기대에 부응하는 모습도 보였다. 세베리노는 데뷔 3년차 시즌이던 2017년 31경기 193.1이닝, 14승 6패, 평균자책점 2.98을 기록하며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 투표 3위에 올랐고 2018시즌에는 32경기 191.1이닝, 19승 8패, 평균자책점 3.39를 기록해 사이영상 투표 9위에 이름을 올렸다. 2017-2018시즌 2년 연속 올스타에 선정된 세베리노는 양키스의 마운드를 이끄는 젊은 에이스로 발돋움했다.
하지만 전성기는 짧았다. 2019시즌 부상을 당하며 추락했다. 어깨 부상을 당한 세베리노는 2019시즌 3경기 등판에 그쳤고 2020시즌에는 토미존 수술까지 받았다. 2021시즌 막바지에야 빅리그에 복귀한 세베리노는 2022시즌에도 광배근 부상을 당하며 19경기 102이닝 소화에 그쳤고 올해도 광배근 문제에서 자유롭지 못하며 19경기 평균자책점 6.65로 부진했다.
세베리노의 추락은 양키스 입장에서도 뼈아팠다. 양키스는 2020시즌에 앞서 게릿 콜을 영입하며 확실한 에이스를 품었다. 하지만 콜의 뒤를 받쳐줄 다음 선발투수가 아쉬웠다. 세베리노가 건강하게 기량을 유지했다면 양키스는 콜-세베리노의 '특급 원투펀치'를 앞세워 이미 더 높은 곳에 올랐을 수도 있다.
양키스는 세베리노가 최고의 2년을 보낸 뒤 2019시즌에 앞서 5년 5,225만 달러의 연장계약을 안겼지만 그 5년은 양키스에 악몽이 됐다. 데뷔 첫 4시즌 동안 96경기 518이닝, 41승 25패, 평균자책점 3.51을 기록한 세베리노는 연장계약 후 5년 동안 45경기 209.1이닝, 13승 12패, 평균자책점 4.47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우승에 목마른 양키스는 세베리노에 대한 기대를 버렸고 결별을 선택했다.
부상에 허덕이는 사이 세베리노는 더 이상 젊은 투수도 아니게 됐다. 1994년 2월생인 세베리노는 2024시즌이 개막하는 시점에는 30세가 된다.
세베리노를 보면 떠오르는 선수가 있다. 특급 투수였지만 부상에 허덕이다 30대를 맞이했고 끝내 추락한 노아 신더가드다. 신더가드는 세베리노 이상의 기대주였고 데뷔 초반 명성에 맞게 뛰어난 활약을 펼쳤다. 하지만 20대 후반에 접어들며 부상에 꾸준히 시달렸고 이제는 구단들의 관심에서 거의 벗어난 선수가 됐다. 양키스에서 특급 투수였지만 부상 후 팀과 결별해 메츠에 입단한 뒤 부활하지 못하고 끝내 은퇴한 델린 베탄시스의 전례도 떠오른다.
다만 세베리노는 여전히 전성기 때와 비슷한 구속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구속을 잃은 신더가드와는 다르고 불펜으로서 '혹사 논란'이 있었던 베탄시스와도 차이는 있다. 메츠도 이런 점에 주목한 것으로 보인다.
메츠는 2023시즌에 앞서 선수단에 어마어마한 돈을 투자했지만 성과는 처참했다. 물론 올해 4,000만 달러 이상의 초고액 연봉을 받은 선수들과 비교하면 1,300만 달러는 '소규모' 계약이지만 그래도 여전히 적은 돈은 아니다. 메츠의 선택이 이번에는 제대로 된 성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자료사진=루이스 세베리노)
뉴스엔 안형준 marka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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