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치 앞이 보이지 않는 혈투가 진행되고 있다. 과연 누가 승자가 될까.
2023시즌 메이저리그는 이제 정규시즌 막바지에 다다랐다. 정규시즌 종료까지 약 일주일이 남은 상황. 9월 25일(한국시간)까지 절반의 포스트시즌 진출 티켓의 주인공이 결정됐다. 남은 기간 나머지 티켓 6장의 주인공을 가리는 치열한 경쟁이 진행된다.
최약체 오클랜드 애슬레틱스가 일찌감치 탈락했고 오타니 쇼헤이와 마이크 트라웃을 모두 부상으로 잃은 LA 에인절스도 이미 탈락이 확정됐다. 하지만 텍사스 레인저스와 휴스턴 애스트로스, 시애틀 매리너스의 '3강'이 서로 물고 물리는 혈투를 벌이고 있다.
현재 가장 앞선 팀은 텍사스다. 4월 초부터 8월 중순까지 줄곧 1위를 놓치지 않았던 텍사스는 8월 중순 이후 연패에 빠지며 8월 마지막 날에는 3위로 순위가 떨어졌다. 9월 초까지 연패에 허덕이며 3위를 벗어나지 못했던 텍사스는 9월 중순에 접어들며 두 번의 연승을 달렸고 지난 23일 다시 1위로 올라섰다. 텍사스는 25일까지 87승 68패, 승률 0.561을 기록해 순위 싸움에서 가장 앞서있다.
뒤를 따르는 팀은 휴스턴. 지난 몇 년 동안 서부지구 최강자로 군림한 휴스턴은 올시즌 초반부터 부침을 겪었다. 시즌을 4위로 시작해 4월 중순까지 3,4위를 오간 휴스턴은 5월 중순부터 2위로 올라섰고 8월 말 텍사가 연패에 빠진 틈에 올시즌 첫 1위 자리에 올랐다. 9월 5일부터 21일까지 약 2주 동안 1위를 지켰지만 최근 캔자스시티 로열스에 충격의 3연전 스윕패를 당하며 2위로 내려앉았다. 휴스턴의 승률은 0.545. 텍사스와 2.5경기 차이다.
시애틀은 휴스턴을 0.5경기차로 추격하고 있다. 현재로서는 가장 불리한 입장이다. 시애틀은 8월 초까지만 해도 4위에 머물고 있었다. 하지만 8월 한 달 동안 21승 6패를 기록하며 질주했고 8월 말에는 1위 자리까지도 올라섰다. 8월 26일부터 9월 5일까지 1위를 지켰지만 휴스턴의 상승세에 밀리며 자리를 내준 시애틀은 살얼음판 승부의 한가운데서 '강적' LA 다저스를 만나며 뒤쳐졌고 오클랜드를 만나 승리를 쌓으며 2위를 수복했지만 23-25일 텍사스와 3연전을 모두 내주며 3위로 다시 내려앉았다.
세 팀의 승부가 더 치열한 이유는 잔여 일정에서 세 팀간 맞대결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1위와 2위, 2위와 3위는 물론 1위와 3위도 뒤집힐 수 있다.
잔여 일정이 가장 유리한 팀은 텍사스다. 텍사스는 남은 7경기를 에인절스, 시애틀과 치른다. 시애틀과 4연전이 팀의 운명을 가를 수 있지만 먼저 진행되는 에인절스와 3연전을 쓸어담는다면 시애틀전에 대한 부담을 덜 수 있다. 다만 텍사스는 올시즌 에인절스와 5승 5패로 팽팽히 맞서 우위를 점하지 못했다. 대신 시애틀을 상대로는 8승 1패의 절대적 우위를 점하고 있다.
휴스턴은 시애틀과 3연전을 가진 뒤 애리조나 다이아몬드 백스와 마지막 3연전을 치른다. 시애틀 3연전이 승부처. 시애틀 3연전을 쓸어담을 경우 포스트시즌 티켓을 눈앞까지 가져올 수 있지만 만약 3연전을 모두 내줄 경우 굉장히 어려운 상황에 처할 수 있다. 내셔널리그 와일드카드 레이스의 중심에 있는 애리조나는 만만한 상대가 아니다. 다만 휴스턴은 올시즌 시애틀을 상대로 2승 8패 큰 열세를 보였다.
시애틀은 잔여 7경기가 모두 승부처다. 휴스턴을 만나 3연전을 치르고 텍사스를 만나 4연전을 치른다. 휴스턴 3연전을 위닝시리즈 이상으로 마칠 경우 2위로 올라설 수 있고 텍사스 4연전까지 승리할 경우 1위도 넘볼 수 있다. 휴스턴에 상대전적 우위를 점하고 있지만 텍사스에게는 만나기만 하면 패한 것이 문제다.
세 팀 외에도 동부지구의 토론토 블루제이스가 와일드카드 레이스를 펼치고 있다. 토론토는 승률 0.558로 텍사스보다는 낮지만 휴스턴과 시애틀보다는 높은 승률을 기록 중이다. 와일드카드 1위 자리는 동부지구 1,2위인 볼티모어 오리올스와 탬파베이 레이스 중 한 팀에게 돌아가는 것이 확정된 만큼 서부지구의 3팀과 토론토가 남은 카드 3장을 두고 다투고 있다.
잔여 경기에서 서부지구 3팀의 승패가 엇갈릴 수 밖에 없는 만큼 토론토는 유리한 입장이다. 현재 와일드카드 4위인 시애틀을 2.5경기차로 앞서고 있는 토론토는 남은 경기에서 승률 5할만 기록하면 티켓을 확보할 수 있다. 다만 토론토가 뉴욕 양키스, 탬파베이와 만나는 잔여 6경기에서 2승 이하에 그칠 경우에는 서부지구 세 팀이 모두 포스트시즌에 오를 수도 있다.
세 팀이 물고 물리는 혈투를 펼치는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는 올시즌 최고 '죽음의 조'가 됐다. 과연 마지막까지 계속될 혈투에서 누가 살아남을지 주목된다.(자료사진=왼쪽부터 코리 시거, 호세 알투베, 훌리오 로드리게스)
뉴스엔 안형준 markaj@
사진=ⓒ GettyImages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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