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적인 반등은 없었다. 카이클이 결국 애리조나에서도 부활하지 못했다.
애리조나 다이아몬드 백스는 7월 21일(한국시간) 베테랑 좌완 댈러스 카이클을 DFA(Designated for assignment, 지명할당)했다. 지난 6월 초 마이너리그 계약으로 애리조나에 입단한 카이클은 6월 말 빅리그에 합류했지만 4경기만에 40인 로스터에서 제외됐다.
그야말로 최악의 한해다. 2020시즌을 앞두고 시카고 화이트삭스와 3년 5,550만 달러 계약을 맺은 카이클은 계약 마지막 해인 올시즌을 화이트삭스에서 시작했지만 5월 말 방출됐다. 8경기 32이닝, 2승 5패, 평균자책점 7.88의 부진한 성적을 남기고 팀을 떠났다. 새 팀에서도 기대 이하였던 카이클은 올시즌 두 팀에서 12경기 2승 7패, 평균자책점 8.53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커리어 최악의 성적이다.
화이트삭스 입단 후 매년 성적이 크게 하락하고 있다. 입단 첫 해였던 단축시즌에는 11경기 6승 2패, 평균자책점 1.99를 기록하며 사이영상 투표 5위에 올랐다. 하지만 지난해 32경기에 등판해 9승 9패, 평균자책점 5.28로 급격히 성적이 하락했고 올해는 지난해보다도 더욱 성적이 떨어졌다.
과거의 영광과도 완저히 멀어졌다. 1988년생 카이클은 휴스턴 애스트로스가 2009년 신인드래프트 7라운드에서 지명해 2012년 빅리그에 데뷔했다. 데뷔 첫 두 시즌 동안은 적응기간을 가졌지만 데뷔 3년차 시즌에 200이닝을 투구하며 12승 9패, 평균자책점 2.93을 기록했고 2015년에는 33경기 232이닝 20승 8패, 평균자책점 2.48을 기록해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을 수상했다.
2016년 잠시 주춤한 카이클은 2017년 부상을 겪었지만 성적이 다시 좋아졌고 2018년에는 통산 3번째 200이닝 소화에 성공했다. 스캇 보라스의 고객인 카이클은 2018시즌 종료 후 FA 자격을 얻었지만 FA 미아가 돼 2019시즌을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에서 반 밖에 소화하지 못했다. 그리고 화이트삭스와 3년 계약을 맺어 첫 해 활약했지만 매년 성적이 떨어지고 있다.
원래 느린 공을 던지는 투수인 카이클이지만 최근에는 공이 더 느려졌다. 사이영상 시즌에 평균 시속 90마일이었던 주무기 싱커의 구속은 최근 3시즌 시속 88마일 미만으로 떨어졌다. 변형 패스트볼로 스윗스팟을 피해 땅볼을 유도하는 투수였던 카이클은 사이영상 시즌에 25.2%였던 스윗스팟 명중율이 올해는 무려 39.9%로 올랐고 2015년 28%였던 강타 허용율이 지난해 39.8%, 올해 38.8%로 리그 평균보다 훨씬 높아졌다. 전성기에 비해 볼넷 허용도 크게 늘었다.
성적 하락이 단순한 불운이 아니라는 의미다. 이미 34세인 카이클은 이제 30대 중반의 노장이다. 기량이 하락할 나이가 됐고 극적인 반등을 기대하기도 쉽지 않다. 최저연봉만 지급하고 기용할 수 있는 선수인 만큼 그에게 손을 내밀 구단은 얼마든지 나올 수 있지만 어디로 향하든 큰 반등이 일어날 가능성은 낮다.
한때 리그 최고의 자리까지 올랐고 검증된 이닝이터이자 에이스였던 카이클은 이제 빅리그에서 통하는 공을 던지기도 힘겨운 처지가 됐다. 과연 애리조나에서도 실패한 카이클이 다른 팀에서 부활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카이클은 빅리그 11시즌 통산 266경기에 등판해 1,578이닝을 투구했고 101승 89패, 평균자책점 3.92를 기록했다.(자료사진=댈러스 카이클)
뉴스엔 안형준 marka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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