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생충'이 기어코 해냈다. 결국 천만 관객을 돌파했다.
7월22일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 집계에 따르면 영화 '기생충'(감독 봉준호)은 지난 7월21일 기준 천만 관객을 넘어섰다. 이는 지난 5월30일 개봉 이후 약 두 달 만의 일이다. 이로써 '기생충'은 7편의 외화를 포함해 역대 26번째, 국내 영화로는 역대 19번째 천만 영화로 이름을 올렸다.
'기생충'의 천만 클럽 가입이 더욱 특별한 이유는 '기생충'이 국내 블랙 코미디 장르 중 최고 성적은 거둔 영화인데다가 최초 천만 영화이기 때문. 국내에서 블랙 코미디는 성공을 거두기 힘들다는 편견을 깨고 '기생충'은 블랙 코미디에 비극을 적절히 섞은 독특한 스토리로 작품성과 흥행성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
또한 '기생충'은 세계 3대 영화제로 꼽히는 칸 국제영화제에서 최고 영예를 안고 천만 타이틀까지 얻은, 한국 영화 역사상 전무후무한 영화로 남게 됐다. '알라딘', '토이스토리4', '스파이더맨: 파 프롬 홈', '라이온 킹', '엑스맨: 다크 피닉스', '맨인블랙: 인터내셔널' 등 강력한 외화들의 강세 속에서도 끈질기게 살아남았던 '기생충'은 '작품성과 흥행은 별개'라는 공식을 깨고 보란듯이 흥행에 대성공, 당당히 천만 영화에 등극했다.
'기생충'은 지난 5월 제 72회 칸 국제영화제에서 최고 영예인 황금종려상을, 그것도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수상하며 금의환향해 단숨에 화제작으로 주목받았다. 때문에 '기생충'의 천만영화 등극은 떼어놓은 당상이라는 말도 생겨났다. 하지만 동 시기 개봉한 디즈니 영화 '알라딘'의 예기치 못한 흥행 역주행으로 '기생충'의 흥행 기세가 한풀 꺾이기 시작하면서 '기생충' 역시 눈앞에서 천만돌파가 좌절된 '보헤미안 랩소디'처럼 천만행이 성사되지 못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그러나 '기생충'을 향한 관객들의 관심은 지하에서도 계속 자라나고 있었다. '기생충'에 대한 관객들의 관심은 지속됐고, 신작들의 개봉에도 꾸준한 관객몰이에 성공, 천만 빛을 보게 됐다.
칸 국제영화제 수상 효과는 상당했다. 개봉을 하루 앞두고 예매율은 70%를 넘더니 개봉일엔 77%까지 치솟았다. '신과함께-인과연'에 이어 개봉 전 사전예매량은 역대 2위에 오르기도 했다. 결국 '기생충'은 개봉 첫날 오프닝 스코어 56만명을 기록하더니 개봉 2일 만에 100만 관객, 3일 만에 200만, 4일 만에 300만 관객을 돌파하는 등 신드롬을 이어갔다. 급기야 '기생충'은 개봉 5일만에 손익분기점을 돌파했다. '기생충'의 순제작비는 135억원, P&A 비용을 포함한 총 제작비는 160억원 가량으로 알려졌다. 총 192개국에 선판매되며 한국영화 역대 해외 세일즈 판매 기록 1위를 경신한 덕에 극장 관객 손익분기점이 대폭 낮아져 370만 명. 일찌감치 손익분기점을 돌파한 '기생충'은 세계 3대 국제영화제 수상으로 품격과 위상을 높인 것도 모자라 CJ엔터테인먼트에 짭짤한 티켓 수입까지 안겨다줬다. 뿐만 아니라 '기생충'은 6일째 400만 관객을 돌파한 데 이어 8일째 누적 관객수 500만, 10일째 600만 관객, 11일째 700만 관객, 17일째 800만 관객을 동원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는 역대 흥행작 중 '국제시장'(21일), '베테랑'(18일), '광해, 왕이 된 남자'(25일), '변호인'(20일), '해운대'(21일)보다 빠른 속도로 800만을 돌파한 기록이다. 심지어 이는 봉준호 감독의 전작 중 '괴물'(20일)과 '설국열차'(18일)보다 빠른 추세였다.
해외에서 먼저 인정 받았던 '기생충'은 국내 관객들의 사랑에 힘입어 '극한직업' 이후 올해 두 번째 천만 영화에 등극했다. 이로써 '기생충'의 흥행 성공은 투자배급사 CJ엔터테인먼트에게도 최고의 선물이 됐다. 이미 지난 1월 코미디 영화 '극한직업'(감독 이병헌)으로 천만 영화 맛을 본 CJ엔터테인먼트는 6개월 만에 한 편의 천만 영화를 더 추가해 두 편의 천만 영화를 거느리게 됐다. 지난해 기대작들의 연이은 부진으로 업계 순위 1위를 롯데엔터테인먼트에 내줬던 CJ엔터테인먼트는 완벽히 자존심을 되찾는데 성공했다. 물론 올해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와의 경쟁이 치열하지만. 아무쪼록 CJ엔터테인먼트는 '해운대' '광해, 왕이 된 남자' '명량' '국제시장' '베테랑', '극한직업'에 이어 7번째 천만 영화 배급작을 보유하게 됐으며, '기생충'으로 인해 국내 투자 배급사 1위의 명성을 다시금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
봉준호 감독 개인에게도 '기생충'은 의미있는 영화가 됐다. '기생충'은 지난 2006년 ‘괴물’ 이후 무려 13년 만에 탄생한 천만 영화다. '괴물'은 당시 1,091만7,400명을 동원했다. 사실상 '기생충'이 '괴물'의 기록을 뛰어넘는 것은 힘들 것으로 보이지만 봉준호 감독이 두 편의 천만 영화를 보유하게 된 영화 감독이 됐다는 것만으로도 큰 가치를 지닌다.
봉준호 감독과 최고의 호흡을 자랑하는 페르소나 배우 송강호도 천만 영화 4편을 보유한 국민배우의 위엄을 과시했다. 송강호는 '괴물', '변호인', '택시운전사', '기생충'까지 천만 영화 4편을 만들어냈다. 이 중 송강호는 봉준호 감독과 '괴물'과 '기생충' 두 편의 영화를 함께하며 충무로 영혼의 단짝으로 최고 시너지를 냈다.
'기생충'이 더 대단한 이유는 국내에서 그치지 않고 해외에서의 반응 역시 심상치 않다는 점 때문이다. '기생충'은 봉준호 감독의 전작 '설국영화'를 제치고 프랑스에서 개봉한 한국영화 중 최고 흥행 1위에 올랐다. 베트남에서도 6월 21일 개봉해 개봉 첫 주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고, 개봉 11일 만에 역대 베트남 개봉 한국영화 흥행 1위 자리를 꿰찼다. 또한 대만, 홍콩, 마카오에서는 역대 황금종려상 수상작 중 흥행 1위 달성, 인도네시아, 호주, 뉴질랜드에서도 역대 개봉한 한국영화 흥행 1위 달성, 러시아에서도 역대 한국영화 흥행 2위에 올랐다. 여기에다가 '기생충'은 인도, 남아프리카공화국, 아이슬란드, 불가리아 등 10개국에도 추가 판매되며 전 세계 202개국 판매라는 유례없는 신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기생충'은 시드니 영화제에서도 최고상인 ‘시드니 필름 프라이즈’를 수상하는 쾌거를 거뒀고, 지난 6월 ‘필름페스트 뮌헨’에 봉준호 감독이 초청 받았다. 봉준호 감독은 또 오는 8월 ‘로카르노 영화제’에 이어 10월 개최를 확정한 ‘뤼미에르 영화제’에 초청받아 참석할 예정이며, 최근 국내에서 열린 제24회 춘사영화제에서는 '기생충'이 감독상, 각본상, 기술상, 남우주연상, 여우주연상, 여우조연상, 남우조연상까지 총 7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된 결과 최종 4관왕에 올라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 기세를 몰아 '기생충'은 내년 초 열리는 아카데미 시상식 최초 수상을 노린다. 오는 10월엔 북미 지역 개봉을 앞두고 있다.
뉴스엔 박아름 jam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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