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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스트’ 이성민 “‘공작’보단 자괴감 덜했지만 에너지는 방전”[EN:인터뷰]
2019-07-21 09:45:01
 


[뉴스엔 박아름 기자]

이성민이 '비스트'를 찍으면서 늘 에너지가 방전됐다고 털어놨다.

영화 '비스트'로 관객들을 만난 배우 이성민은 최근 뉴스엔과 인터뷰에서 자신의 연기에 대한 솔직한 생각을 전했다.

이성민 유재명 주연의 '비스트'는 희대의 살인마를 잡을 결정적 단서를 얻기 위해 또 다른 살인을 은폐한 형사 한수와 이를 눈치챈 라이벌 형사 민태의 쫓고 쫓기는 범죄 스릴러다. 지난 6월26일 개봉했지만 배우들의 연기력 호평에도 불구, '진빠지는 스릴러'라는 혹평과 함께 흥행에는 실패했다.

'비스트'에서 원칙을 파괴하는 형사 한수로 분해 열연을 펼친 이성민은 "원래 대본엔 한수와 민태의 과거도 있었다. 원랜 한 팀이었다는 점 등 생략된 이야기가 있었다. 또 한수가 이 사회에서 악을 대하는 태도, 불이익을 대하는 태도에 대한 것도 있었다. 그래서 영화가 좀 불친절하게 느껴지는 게 아닐까 싶다"고 관객들이 '비스트'를 어렵게 느낀 이유를 나름대로 분석했다.

이성민은 그 어떤 작품보다 '비스트' 작업이 유독 체력적으로 힘들었다고 고백했다. 이성민은 "전작 '공작'보다는 자괴감이 덜 드는데 '공작'보다 에너지를 너무 많이 쏟아내 현장에서 늘 에너지가 방전됐다. 희한한 경험을 했는데 비교적 연기를 하면서 역할에 빠진다 그러는데 역할에 빠지거나 그 역할처럼 되는 스타일이다. 컷하면 빠져나가는 게 맞다고 생각하는데 이 역할은 연기하면서 동화됐던 특이한 경험을 했다. 그렇다고 평소에 그렇게 했다는게 아니라 늘 스트레스 지수가 쌓여 있었던 기억이 난다. 독감도 걸렸다. 빌라 액션신을 찍고 나도 그때 컨디션이 안 좋아 감기약을 달고 살았다"고 촬영 당시 기억을 떠올렸다.

이성민은 코미디, 스릴러, 액션, 휴먼 드라마 등 장르를 자유자재로 오가는 스펙트럼 넓은 배우다. 이번 영화에서는 점점 괴물이 되어가는 인물을 연기하며 또 한번 관객들을 소름끼치게 만들었다. 이성민은 자신만의 역할 선택 기준에 대해 "캐릭터는 내가 만들어가는 것이지만 캐릭터는 배우 혼자 만들어가는 게 아니다. 그런 지점에 있으니까 같은 배우가 연기한다고 같은 캐릭터가 될 수는 없다. 그리고 모르겠다. 배우 이미지를 데려다가 쓴다고 해야되나? 그런 영향이 있는 것 같다. 내가 이런 성향을 갖고 있고, 이런 이미지지만 다른 식의 영향이 나한테 오는 기회가 드물다. 내가 찾아가지 않으면 그런 식의 기회는 없는 것 같다. 그게 아쉽다. 나는 그런 캐릭터가 고착되고 악당을 했으니까 다른 거 해보고 싶고 그런 건 없다. 이것도 하게 되고 저것도 하게 되고 그렇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성민은 "난 좋은 예로 드라마 '골든타임'을 들고 싶다. '골든타임' 했을 무렵 굉장히 코미디 캐릭터를 많이 할 때였다"며 "역할이 크진 않았지만 웃긴 캐릭터였다. 그때 '골든타임'을 하자고 해서 깜짝 놀랐다"고 회상했다. 이성민은 "대체 내 어떤 면을 보고 그랬는지, 웃긴 거 한참 할 때 또 대통령을 하자 그랬다. 그때 기분이 좋았다. '날 이렇게도 봐주는구나' 하고 말이다"며 "그런 식의 변주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온다면 배우들도 늘 같은 캐릭터로 소모되지 않는 기회가 되지 않을까 생각했다. 근데 아직은 영화 캐스팅할 때 되게 그렇더라. 투자 입장에서는 확률적으로 위험한 발상이니까 말이다. 그때 동시에 두 개 드라마 제안이 왔다. 변주시키려는 연출자가 있는게 반가웠다. 다양한 기회를 만들어주는 게 필요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이성민은 "'비스트' 이후 조금 편해졌다. 난 악당이 잘 안 된다. 악당을 하더라도 동정이 없는 진짜 악당을 하고 싶다. 진짜 자신없어 하는 건데 '비스트'를 통해 그런 것에 도전해볼 만하지 않을까 싶다. 비열한 건 자신 있는데 센 악당, 다 쓸어버리는 악당을 하고 싶다. 예를 들면 영화 '악마를 보았다' 같은 것 말이다. 배우한테는 자기의 정체성에 대해 알아가는 게 중요한 것 같다"며 피도 눈물도 없는 악당 캐릭터에 대한 갈망을 드러내 연기 변신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또한 이성민은 "일단 나한테 역할이 있는게 감사하다. 결정할 때 나한테 오는 것도 중요하지만 첫 번째는 이야기다. '얼마나 흥미로운 이야기인가'가 기준이고 그 다음에 내가 할 수 있는 이야긴데 나한테 없는게 있다고 생각한다. 그 배우의 캐릭터는 그동안 나한테 살아온 환경, 지식, 정서의 영향을 받는다"며 "근데 나한테 자신없는 부분은 분명 있다. 그래서 어떤 경우는 이야기도 좋고 캐릭터도 좋은데 포기하는 경우도 있다. 내가 하는 경우는 비효율적이라 생각하는 경우 나한테 끄집어내기 힘들고 다른 배우가 하는게 효과적이라 생각해 포기한 적도 있다"고 밝혔다.

이성민은 "그래서 '비스트'도 그냥 이야기가 재밌었고 이 정도의 한수라면 할 수 있다 생각했는데 발을 들여놓고 나니까 이게 점점 늪으로 빠져 마지막에 이상한 모습의 한수가 나왔다. 그래서 저 안의 나도 몰랐던 내가 끄집어 나와져서 이 작품을 계기로 다음에 자신없어 하는 것도 할 수 있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싶다. 감정의 계기가 중요한 것 같다. 어느 경지를 가보면 되는데 어떤 배우가 표현할 수 있는 영역이 이만큼이라면 그 다음 더 큰 게 생기는 거다. 나는 내가 갈 수 없다고 생각한 영역을 조금 더 올라가지 않았나 싶다. 근데 끄집어내기가 참 힘들더라"고 '비스트'를 통해 얻은 점에 대해 이야기했다.

한편 이성민은 올해 '남산의 부장들', '미스터 주' 개봉을 앞두고 있으며, 2020년엔 '제8의 밤'으로 관객들을


만날 예정이다. (사진=NEW 제공)

뉴스엔 박아름 jam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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