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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작’ 이성민 “지옥같았던 현장, 늪에 빠져 허우적거렸다”(인터뷰)
2018-08-25 08:28:01


[뉴스엔 박아름 기자]

'공작' 흥행의 1등공신을 꼽으라면 단연 이성민을 들 수 있다. 그런 이성민도 표현하기 까다로웠던 캐릭터 때문에 연기하기가 힘들었다고 고백했다.

영화 ‘공작’에 출연한 배우 이성민은 최근 뉴스엔과 인터뷰에서 리성운 연기를 하면서 경험했던 고충을 토로했다.
지난 8월8일 개봉해 절찬 상영중인 '공작'(감독 윤종빈)은 1990년대 중반, ‘흑금성’이라는 암호명으로 북핵의 실체를 파헤치던 안기부 스파이가 남북 고위층 사이의 은밀한 거래를 감지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첩보극이다. 이성민은 북 대외경제위 처장 ‘리명운’으로 분해 관객들로부터 뜨거운 호평을 받고 있다.

비록 영화 개봉 후 호평받고 있지만, 구강액션이 주가 되는 '공작' 속 아슬아슬한 긴장감을 조성해야 하는 캐릭터 리성운은 연기 잘하기로 유명한 이성민에게도 좌절감을 안겨줬다. 이는 이성민이 배우로서 자신을 채찍질하게 된 계기가 되기도 했다. 이와 관련, "대만에서 유독 힘든게 많았다. 유독 흑금성과의 첫 만남 신은 힘들었다"고 운을 띄운 이성민은 "후반 리명운의 변화를 보여주면 안 되고 긴장감도 유지해야 되고 내가 이쪽 편일지 저쪽 편일지 정확한 색깔도 드러내지 않아야 되고, 그런 상황이라 굉장히 힘들었다. 그 신 땐 정말 지옥이었다. 첫 날 찍고 나서 계속 전화기를 들었다놨다 했다. 다시 찍자고 말하려고 말이다. 그러다 잠을 못 자고 다음 날 촬영장에 갔다. 감독님을 만나 얘기했더니 다 생각을 하고 계시더라. 덕분에 부족한 걸 채울 수 있었고 그때 감독님에 대한 신뢰를 갖게 됐다. '이렇게 보완을 해주는구나' 그랬던 신이다. 그땐 흑금성과의 대사에서 숨쉴 데가 없어서 어디서 숨을 쉬어야 될지 모르겠더라. 그래서 헷갈렸다. 자세도 한 번 바뀌는데 그때 유일하게 숨을 한 번 쉴 수 있었다. 억지로 했다. 많이 힘들었다"며 "그래서 그때부터 '공작'의 리명운을 연기하면서 내 스스로 늪에 빠져 허우적 거렸다. 그게 초반에 찍었던 건데 그 이후에도 매일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이어 "유일하게 그 영화 안에서 편안하게 했던 신이 흑금성과의 넥타이 핀 신이다. 그게 유일하게 편하게 찍었던 장면이다. 이념적인 생각 없이 인간 대 인간으로서 만나는 유일한 신이었다. 그때는 좀 쉽게 찍었다"고 덧붙였다.

그동안 소시민적 역할을 주로 선보여왔던 이성민은 이번 영화 '공작'에서는 북한의 최고위층을 연기해 눈길을 끈다. 자신에게 익숙하지 않은 인물이기에 어려움은 더했다. 이에 대해 이성민은 "나한테 있는 걸 갖고 연기하는 게 난 덜 어색하다. 반대로 나한테 없는 걸 만들어 표현하는 건 많이 어렵다. '공작' 리명운은 나한테 없는 분위기가 많아서 많이 부대꼈던 게 아닌가 싶다. 돌이켜보면 그랬다. 나한테 없는 걸 표현하는 것이 부대끼고 힘들었다"고 솔직한 소감을 밝혔다.

모든 것이 낯설고 어려웠던 '공작'. 북한이 배경으로 등장하는 '공작' 덕에 이성민은 새로운 경험을 하기도 했다. 이성민은 "촬영하다 충격받은 적이 있다. 강원도 세트장에 촬영하러 가는데 입구를 들어서다 깜짝 놀랐다. 공간 전체가 완전히 북한에 온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계속 감탄하면서 걸어갔던 기억이 난다. 그때 사투리 지도해주신 분이 계셨는데 그 분은 북한에서 살다온 분이셨다. 그 분도 너무 예전의 북한 같다고 하시더라. 그때 감독님이 회심의 미소를 지으면서 ‘다 만들었죠’라고 하더라. 그런 웅장함이 많았다. 식당도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식당이 아니었다. 그리고 흑금성이 김정일 별장으로 들어올 때 300명이 머리카락을 다 깎고 인민군 복을 입고 총까지 메고 있어 주민들 만날 때마다 신고하지 마라고 하기도 했다. 누가 봐도 북한인 줄 알더라. 어마어마했고 장관이었다. 위압감이 아니라 기분이 좋았다. 300명이 내가 딱 등장하니까 쫙 갈라서는데 그땐 연기할 맛이 났다. 권력의 맛을 느꼈고, 짜릿했다"고 촬영 당시 기억을 떠올렸다.

그만큼 '공작'은 실제 북한이란 생각이 들 정도로 북한의 모습을 생생하게 구현해내려 애썼고, 이는 영화에 고스란히 담겼다. 이성민은 "이 영화는 대만에서 촬영한게 많은데 거기 나오는 북한쪽 보조 출연자들이 다 대만분들이더라. 처음엔 대만분들이 한국 사람하고 똑같이 생겨 한국 사람들인줄 알았다. 근데 한국말을 모르시더라. 한복을 입혔는데 한국 사람 태가 났다. 감독님한테 물어보니 일일이 다 오디션을 봤다고 하더라. 한 명 한 명 다 봤다고 하더라. 그런 지점이 내가 출연한 영화지만 이 정도의 품격을 가지는데 밑거름이 된 것 같다"며 "만날 감독님이 일도 안 하는 것 같았는데 했더라. 다 했더라. 어제도 영화 보면서 스토리 말고 다른 것도 보게 됐는데 대단하더라. 여러 상징과 은유들이 영화에 많더라. 영화적인 부분에서 '굉장히 많은 걸 계산하고 촬영했구나'란 생각이 들었다. 그냥 이야기만 잘 쓰는 사람이 아니라는 생각을 했다"고 말해 놀라움을 선사했다. 또한 이성민은 김정일 위원장과의 놀라운 싱크로율로 화제가 된 배우 기주봉에 대해서도 "실제로는 더 비슷했다. 분장 시간도 엄청 오래 걸렸는데 우리도 찍으면서 신기했다. 그 와중에 감독님이 최대한 김정일의 모습과 비슷한 각도를 찾아 촬영했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이성민은 "영화에서 그 인물이 얼마나 설득력을 가지냐가 중요하다. 후반의 우정 이런 것들이 잘 보여질 때 우리가 느낄 수 있는 감동, 그런 걸 갖고 가기 위해 어떤 변화 과정을 겪어나가야는 것이 맞을까, 어떤 지점에서 개인의 신념을 보여줘야할까 하는 것들이 중요한 지점이었다. 리명운은 리명운대로 흑금성한테 가져야 되는 긴장감을 유지시키는 것, 그런 것들도 신경 쓰였다. 근데 워낙에 대본에 잘 묘사가 돼 있어 우리는 연기만 잘 하면 됐는데 그게 잘 안 됐다"고 털어놨다.

끝으로 이성민은 "감사하게도 윤종빈 감독은 내게 그런 캐릭터를 두 번이나 선물해줘서 고맙다. '군도: 민란의 시대' 때도 의미있는 작업이었고, '공작'에서도 리명운을 선물해줬다"며 '군도'에 이어 두 번째 호흡을 맞춘 윤종빈 감독을 향한 고마움을 드러냈다.

한편 황정민 이성민 조진웅 주지훈 주연의 '공작'은 이성민의 열연에 힘입어 400만 관객을 돌파하며 흥행 순항중이다



. (사진=CJ엔터테인먼트 제공)


뉴스엔 박아름 jam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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