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드 슈퍼키드 보컬 징고가 첫 미니 앨범 '징고(Zingo)'로 정식 홀로서기에 나섰다.
징고는 11월 21일 '징고'를 발매했다. 이번 앨범에는 더블 타이틀 곡인 ‘날 사랑하지 마요’, ‘널브러져’를 포함, ‘버스드라이버’, ‘느닷없이 걔’, ‘로드킬’까지 총 5트랙이 담겨 있다. '날 사랑하지 마요'는 지난 사랑의 상처와 그로 인한 후유증을 징고만의 절제된 보컬로 노래한 곡이다. ‘널브러져’는 매일매일 반복되는 우리네 일상에 위로를 건네는 듯한 징고의 허스키한 목소리가 포근한 현악의 선율과 조화롭게 어우러져 매력적인 곡이다.
정확히 따진다면 솔로 앨범을 발매하는 것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군입대 전인 2011년 첫 솔로 앨범 '시크릿 파티(Secret Party)'를, 전역 후인 2013년 3월 싱글 앨범 '멋진 그대의 남자'를 발매한 것. 당시 전곡 작사, 작곡을 맡아 싱어송라이터로서의 역량을 보여준 징고는 이번 앨범을 통해 한층 업그레이드된 음악성을 드러냈다.
이에 대해 징고는 "예전에 슈퍼키드 활동을 하던 중 소품집 같은 느낌으로 앨범을 내긴 냈는데 내자마자 군대를 갔다. 활동은 따로 하지 못 했다. 어떻게 보면 당시에 낸 앨범은 내가 진짜 하고자 했던 음악적 색깔을 찾기 전, 정체성을 찾기 전 낸 앨범이라 고생을 했다. 이번 앨범은 본격적인 솔로 활동을 알리는 앨범인데 만족도는 훨씬 더 높다. 정체성을 찾았다기보다 찾는 과정이 길었고 아직도 찾기 위해 계속 노력 중이라고 봐야할 것 같다. 나만의 음악성은 계속 찾아야할 숙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날 사랑하지 마요'는 얼핏 들으면 지난 연인과의 사랑으로 인해 얻게 된 상처와 후유증을 노래한 곡. 그러나 사실 사랑 노래라기보다 징고의 가수 인생이 담긴 곡이다.
"제가 3년이란 시간동안 앨범을 준비하며 굉장히 많은 시도를 했어요. 데모를 만들어 회사도 많이 넣어봤고 오디션 아닌 오디션 같은 것도 보고 사람들도 많이 만났죠. 물론 그 와중에 러브콜이 오긴 왔어요. 노래가 좋다며 같이 하자고 접촉이 왔던 분들이 몇 분 계셨어요. 근데 참 신기하게도 계약서 쓰기 직전에 모든 분들이 등을 돌리셨어요. 계속 반복하다보니까 지치고 상처도 많이 받고 우울하고 모든 걸 때려치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죠. 그 때 만든 노래예요. 괜히 사람 설레게 붕 뜨게 하지말고 절 사랑하려면 같이 하려면 정말 많이 사랑해달라는 마음이 담긴, 이런 아픔이 있는 사람이라는 마음을 담은 노래예요. 노래 제목은 사랑하지 말라고 하지만 어떻게 보면 진심으로 절 더 사랑해달라는 마음이 담겨 있죠."
선샤워뮤직 소속이었던 슈퍼키드는 올해 개그맨 김대희가 대표로 있는 JDB엔터테인먼트와 전속계약을 체결했다. 김대희 이외에도 김준호, 유민상, 조윤호, 홍윤화, 김준현 등 유명 개그맨들이 소속돼 있는 회사로 알려져 있어 가수 영입 소식이 신선하게 다가왔던 상황. 징고는 "선샤워뮤직은 멤버들과 함께 만든 독립 레이블이었다. 아무래도 우리끼리 음악을 하다보니까 많은 고충이 있었다. 나중에는 한계가 있더라. 매니지먼트의 부재라든가 자금적인 압박이 너무 컸다. 그런 게 계속 반복되다보니까 우리도 약간 지쳐가는 상황이었고 우린 신이 나 열심히 했지만 성과가 크게 없었던 것 같다. 그런 와중에 제이디비가 종합엔터테인먼트로서 발돋움하고자 음반 사업을 시작한다는 이야기를 듣게 됐다. 처음에 그 이야기를 듣고 큰 기대를 안 했는데 부대표님을 만나보니 우리에게 정말 호의적이었다"며 "자칫하면 개그맨과 뮤지션의 콜라보가 정말 유치하고 가벼워질 수 있지만 반대로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한다. 그런 콜라보레이션도 한 번쯤 시도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김대희는 음악적 터치 없이 슈퍼키드의 음악을 존중해주고 배려해주는 대표라고. 징고는 "사실 개그맨분들이 많이 계시는 회사라 계약 초반 굉장히 많은 걱정을 했다. 사람들이 색안경을 쓰고 보는 시선이 있기 때문이다. 우리 음악이 안 그래도 밝은데 자칫 더 가벼워지진 않을까 싶었다. 개그적 소재로 들리지 않을까 걱정 아닌 걱정을 했는데 멤버들과 상의 끝에 우리의 음악적 신념만 안 흔들린다면 잘할 수 있을 것 같다는 결론을 내렸다. 회사에서도 많은 배려를 해줬다. 최근 대표님과 만남의 자리가 있었다. 같이 식사를 했는데 항상 계속 우릴 응원해준다. 그냥 우리를 믿어주는 분이다"고 밝혔다.
2006년 데뷔한 슈퍼키드는 올해 데뷔 10주년을 맞았다. 지난 10월에는 싱글 '선댄스(Sundance)'를 발표했으며 27일에는 ‘2016 슈퍼키드 선댄스 조인트 콘서트’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지난 2007년 방송된 MBC ‘쇼바이벌’ 우승팀으로 이름을 널리 알렸다. 징고는 "10이란 숫자가 굉장히 과분하고 어떻게 보면 부끄럽기도 하다. 뭔가 이룬 거 없이 훌쩍 지난 것 같아 서글픈 느낌도 들고, 똑같은 해를 반복해서 10번 산 느낌도 없지 않아 있다. 매해 발전하며 10이란 숫자에 도달했다면 참 기쁠 것 같은데 뒤돌아보면 '우리 10년이나 했어', '우리 대단하다'라는 생각을 하기에는 아직 내세울 게 좀 없다고 생각한다. 그래도 음악적으로 개개인이 굉장히 많은 노력을 했다. 처음엔 너무 다른 취향, 성격의 사람들이 만나 어디로 튈 지 모르는 음악을 선보였는데 수년간의 시간을 거치며 버릴 건 버리고 드러낼 것은 드러내는 연구와 노력이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지난 10년을 회상했다.
보컬 허첵, 베이스 헤비포터에 대한 애정도 표했다. 징고는 "멤버들이 이번 솔로 앨범을 내는데 가장 큰 용기와 힘이 돼줬다. 절망적인 상황에서 멤버들이 음악 괜찮다고, 잘해보라는 말을 해주고 도움을 줬다"며 "지금 하는 것처럼 계속 함께 노력해 이끼가 끼지 않는 팀이 됐으면 한다. 자만하지 말고 항상 겸손하고 신선한 느낌을 찾으려고 노력하는 그런 팀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징고는 응원해주는 팬들에게 "추운 겨울 건강하길 바란다. 어수선한 연말이지만 모두에게 행복한 일만 많이 생겼으면 좋겠다"며 "항상 노력하며 신선하고 진부하지 않은 음악을 들려드릴 수 있는, '믿고 듣는 징고'라는 말을 들을 수 있는 가수가 되겠다"고 전했다.
뉴스엔 황혜진 blossom@ / 이재하 juda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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