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봉 날짜만 얌전히 앉아 기다리면 되겠다.
7월 11일 오후 울산광역시 울산 하늘공원에서는 영화 '친구2'(감독 곽경택) 현장공개가 진행됐다. 이 날 촬영장에는 곽경택 감독을 비롯해 유오성 김우빈 정호빈 이철민 등 배우들이 참석, 배경이 장례식장이었던 만큼 시종일관 엄숙한 분위기 속에서 열연을 펼쳤다.
이 날 배우들의 촬영 신은 준석(유오성)이 모시던 보스 형두의 사망 후 준석과 성훈(김우빈) 등 조직원들이 형두 관을 운구하는 장면이었다. 김우빈은 영정 사진을 들고 이동하는 유오성의 리허설이 끝난 후 모습을 드러냈고 곽경택 감독과 진지하게 연기에 대해 상의하더니 곧바로 캐릭터에 녹아들었다.
사실 김우빈의 '친구2' 캐스팅 이야기가 솔솔 새어나오던 시기, 일각에서는 첫 스크린 신고식을 너무 크게 치르는 것 아니냐는 우려섞인 목소리도 있었다. 브라운관에서는 그의 매력이 어느 정도 입증됐지만 분위기가 전혀 다른 스크린에서도 과연 통하겠냐는 걱정 역시 만만찮았다. 앞서 물망에 올랐던 배우들이 어느 정도의 이름값을 하는 연기자들이라는 것도 무시할 수는 없었다.
하지만 실제 지켜 본 김우빈은 현재 극중 자신이 맡은 인물인 최성훈에 완벽 몰입한 상태다. 최성훈은 동수(장동건 분)의 숨겨진 아들로 10대 때 자신을 낳은 미혼모 엄마에 술과 도박에 빠지고 폭력적이기까지 한 계부까지, 어두운 가정 환경 속에서 길러진 거친 반항아다. 김우빈 아니면 누가 했을까 싶을 정도로 그는 제 옷을 꼭 맞게 입고 있었다.
'장동건 아들'이라는 캐릭터 설명 때문에 더 많은 관심이 쏠리는 것도 당연하다. 이전까지 그저 멋진 꽃미남이었던 장동건은 '친구'를 통해 스타가 아닌 배우 반열에 올라섰다. '친구2'에 등장하지 않는 장동건이지만 그 대단한 그림자는 김우빈을 졸졸 쫓아다니고 있다. 장동건 만큼의, 혹은 그 이상의 신드롬을 일으킬 수 있겠냐는 짖궃은 질문도 빠질 수 없다.
이와 관련 김우빈은 현장공개 직후 진행된 기자 간담회에서 "솔직히 부담이 안된다면 거짓말이다. 하지만 동수는 동수, 성훈은 성훈인 것 같다"며 "촬영 전 최성훈이라는 인물의 일대기를 작성하고 상상했다. 내가 경험해 보지 못한 상처나 상황들이 많아 최성훈을 이해하는 것이 가장 우선적인 일이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전작들에 이어 연속으로 반항적인 역할을 맡은데 대한 속내도 남달랐다. 너무 이미지가 한정적으로 굳혀지는 것 같지 않냐는 말에 김우빈은 "일단 성훈이라는 인물이 반항하는 이유는 이전 캐릭터들과는 좀 다르다"며 "그런 시선에 대해서도 크게 거부감을 가지지는 않고 있다. 아직은 보여 드릴 시간이 많은 것 같다"고 똑똑하게 답했다.
김우빈은 완벽한 최성훈이 되기 위해 몸무게를 9kg이나 찌우는 노력도 강행했다. 하루 3시간씩 운동을 했고 체중 관리에 힘썼다. 김우빈을 만나기 위해 '학교2013' 촬영장까지 직접 찾아갔다는 곽경택 감독은 "솔직함이 좋았다. 또 목소리 톤이나 얼굴이 갖고 있는 많은 매력도 날 매료시키기 충분했다"고 극찬했다.
미리 본 '친구2' 속 최성훈은 동수 못지않은 존재감을 내비치고 있었다. 촬영과 후반 작업이 마무리 된 후에는 어쩌면 동수를 능가하는 최성훈이 탄생하지 않을까. 전작 만한 속편은 없다는 공식을 '친구2'를 이끄는 새로운 캐릭터들이 깨부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친구2'는 2001년 개봉 당시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임에도 불구하고 관객 800만 명 이상을 동원하며 한국 영화계를 뒤흔들었던 '친구'의 속편으로, 1963년과 2010년 두 시대를 배경삼아 건달이라는 직업을 가진 세 남자의 이야기를 그린다. 2013년 하반기 개봉 예정이다.
조연경 j_rose1123@ / 이지숙 js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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